충주 중심고을연구원, 문화유산 살리기의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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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중심고을연구원, 문화유산 살리기의 지표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5.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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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 쉬는 팔봉서원’ 가꾸기 숨결…6년 동안의 열정
중심고을연구원이 팔봉서원에서 진행한 전통 성인식에서 축하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2._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소수서원을 방문한 중심고을연구원 회원들.

사진3_이상기 중심고을연구원 원장. (DB이용. 2021.01.27일자 ‘팔봉서원’ 살리기 기사)

충주 대소원면 문주리 수주팔봉에 자리한 팔봉서원에서 지난 13일 오전 조촐한 성인식이 열렸다. 15일 성인의 날을 앞둔 토요일에 서원에서 전통 방식으로 진행돼 80여 명의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2023 팔봉서원 성인식’으로 <국원의 꿈, 성인 되어 이루리>로 명명된 이날 행사는 ‘중심고을연구원’ 주관으로 개최됐다. 성인식 관례(冠禮)에 이어 헌다례(獻茶禮)와 현고사당(顯告祠堂)과 선물 전달, 감성밴드 파인트리의 축하공연으로 진행됐다.

이번 팔봉서원 성인식은 ‘2023년 팔봉서원 문화재 활용사업’ 프로그램 중 하나다. 문화재청과 충청북도, 충주시가 지원했다. 중심고을연구원의 팔봉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은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성인식도 매년 열린다. 연구원은 올해 <응답하라 팔봉서원 2023>이라는 제목으로 1년 내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공부와 축제를 병행하면서 답사도 하고, 책도 만든다.

중심고을연구원 이상기 원장.
중심고을연구원 이상기 원장.

 

이날 성인식 대상자로는 충주 국원고등학교 남자 전현섭, 권용수, 김동해, 허영현 군과 여자 정서진, 김은서, 이다빈, 조연우 양에다 특별히 희망한 독일인 여자 유학생인 슈타인지크 라우라 양을 포함해 9명이 참여했다.

이곳 팔봉서원의 배향인물은 이자(李耔), 이연경(李延慶), 김세필(金世弼), 노수신(盧守愼) 네 분이다. 관례는 전통적인 성인식이다. 헌다례와 현고사당은 성인이 된 젊은이들이 팔봉서원 배향인물들에게 차를 올리며 성인이 됨을 알리는 의례다. 성인식을 치른 9명은 각자 성인이 되면서 팔봉서원 배향인물 한 분씩을 스승으로 모시게 됐다. 일명 멘토를 만나게 된 셈이다.

이어지는 뜻 깊은 행사

성인식에 앞서 지난 9일에는 팔봉서원 춘계제향이 이루어졌다. 춘계제향은 배향인물께 드리는 봄 제사다. 제향의 초헌관에는 성기태 전 한국교통대 총장이, 아헌관과 종헌관은 최원택 전 팔봉서원 원장, 이무규 한산이씨 음애공파 종회장이 각각 맡았다. 중심고을연구원 관계자는 이날 춘계제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80여 명이 참석해 제대로 의식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팔봉서원에선 또 춘계제향식 전날에도 인문학 강의가 진행됐다. 김상석 우리한글박물관장의 <한글 문화유산 이야기> 인문학 강연에는 30여 명의 중심고을연구원 회원들이 수강했다. 김 관장은 강연에서 소중한 한글 문화유산의 소개와 함께 한글 관련 수집‧전시 판매 이야기를 흥미 있게 들려줬다.

앞서 이틀 전의 달래강 인문학 기행3+스케치 기행과 4월의 팔봉서원 배향인물 공부, 배향인물 자취 찾기, 배향인물 유배지 걷기, 소수서원 방문하기와 3월 충주목 지역 서원 방문하기 등 일정이 소화됐다.

중심고을연구원은 또한 이후에도 시창작 이론과 실제, 충북의 서원 방문하기, 고구려 북춤 배우기, 이자와 이연경 만나기-탄금대 카누 타기, 옥산서원 방문하기, 안동의 서원 방문하기, 추계 예술공연, 팔봉서원 옛길 걷기 등 12월까지 많은 사업이 계획돼 있다.

특히 중심고을연구원은 매년 400쪽 가까운 관련 책자를 발간해 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충주학 총서2로 <달래강 칼바위 앞, 팔봉서원>을 출판했다. 이 연구 책자는 △팔봉서원 역사 △문집과 기록 속 팔봉서원 배향인물(이자, 이연경, 김세필, 노수신의 연표와 삶과 시문, 학문 등) △배향인물 자취 찾기 △팔봉서원과 달천 △팔봉서원 문화재활용사업 △참고자료 등이 383쪽 분량으로 실렸다.

이상기 원장‧110명 회원

특별히 올해부터는 32쪽의 단행본인 <달래강 노래(달천별곡)>를 추가로 매월 발간하고 있다. 지난 3월호와 4월호를 보면 중심고을연구원의 활동 내용을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싣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재 활용사업의 취지와 자세한 관련 자료, 연보 등 연구 활동서에 가까워 보인다.

중원문화 유적의 집산지라 할 충주지역에 이런 문화유적과 관련된 자생단체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자생 조직이나 시작은 쉽겠지만 유지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과 봉사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중심고을연구원은 이상기(66) 원장을 빼고 논할 수 없다. 예성문화연구회 사무국장과 충주전통문화회 회장을 역임한 이 원장은 2017년말 문화유산 활용과 관광 자원화를 목적으로 중심고을연구원을 창립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독일과 한국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문학박사로 세계문화유산 전문가이기도 하다. KBS가 방영한 독일방송의 세계문화유산 프로그램을 번역하기도 했다. 그는 “연구원이 문화유산을 공부하고 활용해 관광 자원화 하는 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면서 “세계 보편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첨언했다.

중심고을연구원은 창립 후 활성화 되지 못한 팔봉서원 살리기에 나섰다. 매년 진행되는 사업은 팔봉서원과 달천을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함이다.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내 세계문화유산 서원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중심고을연구원의 회원 현재 110여 명에 달한다. 중심고을은 충주(忠州)를 우리말로 풀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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