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이번엔 대학 통폐합으로 줄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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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이번엔 대학 통폐합으로 줄세우기?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5.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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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한국교통대 ‘글로컬 사업’ 논의 시작
두 대학 총장선임 늦어져, 준비 제대로 못해
​​​​​​​교육부 지방대 30개교 선정, 총 1000억 지원

교육부가 글로컬대학30’(이하 글로컬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방대의 통폐합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5년간 지방대학 30여 곳에 5년간 대학 1곳당 1000여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대학 간 통합부터 연합대학 운영, 연구소 통합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또 글로컬 사업 내용을 발표하며 대학 간 통합을 통한 캠퍼스 간 자원 공유, ‘유사 학과 통합을 혁신 사례로 제시했다. 과감한 혁신이 성공하려면 대학 간 통폐합에 앞서 학과 간 통폐합이 현실화돼야 한다.

대학들은 당장 531일까지 글로컬 대학 예비지정 신청서를 교육부에 접수해야 한다. 예비지원 신청서는 일종의 혁신기획서로 5쪽 내외로 작성하면 된다.

 

사진 왼쪽부터 지난 11일 윤승조 한국교통대 총장과 충북대 고창섭 총장이 상생발전 협약식을 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지난 11일 윤승조 한국교통대 총장과 충북대 고창섭 총장이 상생발전 협약식을 하는 모습.

 

통합 논의 뒤 진통도

 

충북대와 한국교통대는 지난 11일 상호협력과 대학발전을 위한 상생발전협약서를 체결했다.

이번 상생발전 협약을 통해 양 대학은 글로컬대학30 사업 참여를 위한 상생 발전 논의를 시작하고 향후 대학 사업에 공동으로 협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별 자체 발전()을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양 대학의 총장은 이번 협약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공동으로 상생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에서 논의한 사항을 각 대학의 공식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최종 확정하기로 협의했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대학 간 협력을 바탕으로 담대한 혁신을 추진하고 학과 간, 대학-지역·산업 간 벽을 허물어 지역의 혁신성장과 인재 양성을 주도하는 글로벌 수준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는 총장선거가 늦어지면서 최근에야 총장선임이 마무리됐다. 그러다보니 다른 지역 대학보다 글로컬 사업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서용석 충북대 기획처장은 논의는 늦어졌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온 사안이다. 두 대학 총장 모두 이러한 공감대가 있었다고 본다. 예산이나 사업을 따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글로컬 사업으로 인해 양 대학의 학생과 교수진, 직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는지, 공부할 수 있는 지 등을 따져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립대, 사실상 도전 불가능

 

사실 글로컬 사업 신청을 두고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 그리고 대학 내 각 구성원들 사이에서 의견차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통합을 논의하는 대학은 부산대-부산교대, 충남대-한밭대, 강원대-강릉원주대, 안동대-금오공대-경북도립대, 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 등이다. 이미 논의가 한참 진행된 곳들이다.

지난 10일 부산교대는 학생·교수·직원을 대상으로 부산대와 글로컬 사업 공동 추진 여부를 묻는 총투표를 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졸속 추진이라며 반대입장을 표했다. 부산교대는 9일 학생들을 상대로 글로컬 사업 설명회를 열었으나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충남대도 한밭대와의 통폐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갈등은 여전하다. 충남대는 지난해 10월 학무회의에서 전원 합의로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가 시작됐고, 최근 글로컬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418일에는 유사 학과는 통합하고, 첨단학과는 새로 만든다는 통합 기본 방향이 교수들에게 발표됐다. 이에 대해 충남대와 한밭대 교수회는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글로컬 사업에 대해 반대성명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최근 일주일간 대학본부 앞에서 천막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사립대의 경우 글로컬 사업 자체를 그저 바라만 봐야하는 처지다. 도내 모 사립대 관계자는 사립대는 재단이 있어서 구조적으로 통폐합이 될 수 없다. 사립대끼리 모여서 논의하는 것조차 버겁다. 학교 자체적으로 글로컬 사업에 대해 논의는 하고 있지만 무슨 실효성이 있나 싶다. 지방 국립대를 위한 정책일 뿐이다라고 비관했다.

한편, 예비지정 대학은 약 3개월의 준비기간 동안 지자체, 지역 산업체와 공동으로 혁신기획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광역지자체를 통해 제출해야 한다. 실행계획서는 대학-지자체-지역 산업체 간 역할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각각의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연계해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이면서 실행 가능한 계획이 포함돼야 한다.

물론 대학 구성원 간의 충분한 논의와 동의도 중요한 요소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실행계획서에 대한 평가위원회의 평가 및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10개교를 9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지정은 이의신청 기간을 고려해 10월 중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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