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무릎 힘줄 끊겨 두번 수술...6개월 동안 통원 치료받아야
인터넷·TV도 먹통, 딱한 사연 접한 HCN충북방송이 선 무료 연결
“엘리베이터 운행 정지로 목발을 짚고 4층 계단을 오르내리는 데 장장 30분이나 걸립니다”
분양 저조에다 전기요금 체납으로 지난 3일부터 건물 전체에 전기가 끊긴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로얄클래스. 이 오피스텔에 유일하게 입주해 사는 김은주(39) 씨 가족은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불편을 꾹꾹 참고 산다.
베트남에서 2004년 한국으로 와 2010년 귀화한 김 씨 가족은 아직은 우리 사회문화에 익숙하질 못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해 10월 분양받아 입주한 이 로얄클래스도 시세보다 수천만 원 비싸게 주고 샀다. 이런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지만 ‘바가지’ 썼다고 속앓이만 할 뿐이다.
건물이 텅텅 비어 분위기가 썰렁한 거 말고는 큰 불편 없이 살아 온 김 씨 가족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건물주가 전기료를 내지 못해 전기공급이 끊긴 것이다. 다행히도 한전의 긴급대처로 집에는 6시간 만에 전기공급이 재개됐다.
그러나 전기와 통신설비가 한데 묶여 있는 바람에 엘리베이터와 인터넷, TV 등 모든 게 먹통이 됐다. 계단 비상등도 안 들어와 플래시 없이는 밤에는 못 다닐 정도다.
특히 인터넷과 TV 먹통으로 아들(13)과 딸(19)은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해야 했다.
이런 딱한 사연을 접한 HCN 충북방송에서 지난 16일 인터넷과 TV를 무료로 연결해 줘 겨우 한시름 놓은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 웬탕 하이(41) 씨는 여전히 지옥생활이다. 하이 씨는 3개월 전 축구를 하다 오른쪽 무릎 힘줄 3개가 끊겨 두 번의 수술 끝에 지난 13일 퇴원했다.
문제는 이틀에 한 번씩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4층 계단을 목발 짚고 오르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처음 병원에 가느라 목발에 의존해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 데 30분이나 걸렸어요. 한두 칸 내려오다 쉬고 또 쉬고...앞으로 6개월 동안 통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눈앞이 캄캄합니다”
김 씨도 “유치원 다니는 네 살 난 딸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을 싫어해 업고 다니는 것도 일”이라면서 “엘리베이터만 가동되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4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데 월 전기료가 20만~30만 원이면 부담하겠는데 70만~80만 원이 나온다니 엄두가 안 난다”며 “엘리베이터를 운행시킬 방법이 없느냐”고 하소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