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이 대기자의 눈] 윤석열 씨, 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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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대기자의 눈] 윤석열 씨, 윤 씨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5.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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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적 의미를 보면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삼인칭 대명사, 그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하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선배나 나이 드신 분들을 ~~님으로 안 부르고 ~~씨로 호칭한다면 버릇없는 ×이라고 욕먹기 십상이다.

나이가 같거나 아랫사람을 부를 때 써야지, 그렇지 않으면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고 나아가 예의범절도 모르는 싸가지 없는 사람으로 몰린다. 말속에 위아래가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말에서는 신중하게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현직 대통령에게 직책을 부르는 것과 씨로 부르는 것은 의미 전달이 딴 판이다. ~~~ 대통령, ~~~ 전 대통령이라 부르면 예우의 뜻이 담겨 있다. 그런데 ~~~ 씨라고 한다면? 경시의 뜻이 있다.

예를 들어 5.18 학살 원흉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는 많은 사람이 ~~~씨라고 부른다. 상당수 언론도 그렇게 쓴다. 그렇다고 뭐라 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그런 말을 듣게끔 역사적 중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하기 전,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윤석열 씨라고 하자 국민의힘이 발끈했다. 국가원수인 대통령에 대한 막말이라면서.

전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가 일본 피고 기업을 대신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한 것을 비판하며 “‘윤석열 씨는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조선의 총독인가라고 물었다.

국민의힘은 즉각 민주당과 전용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공격했다.

이에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윤석열 씨로 표현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인가, 조선 총독인가를 묻기 위해 나온 말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방일 직후, 일본 최고의 신문 요미우리에서 윤 대통령을 윤 씨라고 표현했다. 일본에서는 ~~ 씨 하면 하대가 아니라 상대라고 한다. 누구나 다 아는 저명인사, 위대한 인물을 가르킬 때 쓴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 일각에선 우리 대통령을 경시하고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식 표현은 그렇다 치고 우리 대통령에 대해 윤 씨라고 한 것은 결례라는 것이다. 그것도 윤석열 씨도 아니고 윤 씨라니.

그런데 이상하게도 국민의 힘은 아무 말도 없다. 전용기 의원에겐 윤석열 씨라 했다고 발끈한 국민의힘이지 않은가.

아무리 문화 차이가 있더라도 일본 신문에서 1면에 대문짝만하게 윤 씨라고 한 것은 우리로선 유쾌한 일이 아니다. 상대국 국민과 문화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표현에 신중했어야 했다.

국민의힘은 요미우리 신문에 대해서도 한국인 정서에 맞지 않은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이라도 전했어야 했다. 그랬으면 전 의원을 향한 막말 사과 요구가 좀 더 확실한 명분과 탄력을 받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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