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여성작가들이 보여주는 ‘자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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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성작가들이 보여주는 ‘자생성’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5.25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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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몸미술관 신옥주, 홍승혜, 김주현 작가 ‘역동‧변주’전

신옥주, 홍승혜, 김주현 작가의 작품이 스페이스몸미술관 제2,3미술관에서 616일까지 선보인다. 스페이스몸미술관이 올해 선보일 주제는 사람에 손-사람의 내력이다. 판소리 수궁가 중 사람의 내력을 들어봐라를 보면 사람의 손은 곧 사람의 내력이며 우주의 원리가 들어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문명의 발달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 손의 역할과 손 자체가 갖고 있는 다양한 개별성의 무늬를 통해 예술의 존재의미를 부각시키고자 한다.

첫 번째 전시로 스페이스몸미술관은 역동·변주를 보여주는 세명의 작가들을 초청했다. 이영욱 평론가는 이 전시는 스페이스 몸전시장 공간에서 시작됐다. 각각 콘크리트와 벽돌로 만들어진 두 개의 전시실과 그사이 이리저리 펼쳐진 마당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약간의 나무들로 구성된 이 공간은 여러모로 익숙하지만 낯선느낌이다. 자신만의 시간과 기억을 간직한 외딴섬처럼 어딘가 기이하기까지 하다이 공간과 둘러싼 주변 환경은 전근대로부터 포스트 근대까지 압축해 진행된 시간의 폭풍, 그것이 남겨놓은 잔해물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세 작가를 어렵지 않게 떠올렸다. 신옥주, 홍승혜, 김주현이 그렇다라고 설명했다.
 

신옥주_지평에서-땅거미_철판에 컷팅과 밴딩_42x150x112cm_1987 지평에서-먼동_철판에 컷팅과 밴딩_116x170x96cm_1987
신옥주_지평에서-땅거미_철판에 컷팅과 밴딩_42x150x112cm_1987 지평에서-먼동_철판에 컷팅과 밴딩_116x170x96cm_1987

 

신옥주 작가의 작품은 통상적인 형태적 구성의 조각에서 빗겨나 공간에 그려놓은 자유로운 선의 유희라는 평을 듣는다. 서화가가 몸으로 익힌 숙달된 필력으로 종이 위에 선을 그어 형상을 만들고 여백과 더불어 공간을 조상하며 화면에 기운생동한 리듬을 불어넣는다.

작가는 철판에 열을 가하여 엿가락을 뽑아내듯 작가만의 선을 허공 속에 그려낸다. 굵기가 8cm에 달하거나 연장이 10m를 훌쩍 넘는 강한 신체성을 내포하는 작품은 구부러지고 휘어지고 이어져 공간 속에서 나아가고 움직인다.
 

홍승혜_FIGURE_acrylic paint on birch plywood_가변크기_2022
홍승혜_FIGURE_acrylic paint on birch plywood_가변크기_2022

 

홍승혜 작가는 1997년부터 컴퓨터 디자인 툴을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형태소(사각형)의 반복과 변형, 증식을 적극 활용하며 창, 계단, 집 등 여러 형태소를 조합해 기호화된 형상들이 자주 등장한다. 수열화 된 사회의 역동을 드러내는 형태와 일상의 정감이 깃든 건축적 요소들이 함께 등장하는 것은 작가의 조형적 자세가 다층적 현실을 포섭하려 한다는 점을 예시한다.
 

김주현_함석판으로 된 경첩_함석판, 잇기_190x190x30cm_1999~2011 뒤틀림_동선, LED_80x80x150cm_2016

 

김주현은 작가는 물리적 자연과 생명이 지닌 역동 과정을,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규칙을 고안(수학적 연구에 근거하여)하고 행위를 집적시켜, 시뮬레이트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영욱 평론가는 이들 작업이 자신이 경험한 시대 환경(50년대 중반에서 60년대 중반생)으로부터 발원해, 당대의 예술적 지형의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에서 생겨난 것임은 분명하다. 이들 세 작가의 작업은 도시화, 산업화, 현대화로 급속히 변화하는 시각 현실을 관통하면서 능동적으로 구현해낸 새로운 감성 체계를 제시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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