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도지사, 도립대 혁신 칼 빼들더니 이게 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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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도지사, 도립대 혁신 칼 빼들더니 이게 웬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5.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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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대 혁신 자문위’ 혁신안 내놨으나 총장 문제로 삐그덕
김 지사 ‘코드인사’로 혼쭐, 상식적인 인선 촉구 여론 높아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 1월 13일 ‘충북도립대 혁신 자문위원회’ 위원을 위촉하고 도립대 혁신을 주문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사진/ 충북도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 1월 13일 ‘충북도립대 혁신 자문위원회’ 위원을 위촉하고 도립대 혁신을 주문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사진/ 충북도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 1월 ‘충북도립대 혁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도립대 혁신을 주문했다. 그러자 자문위는 ‘도립대 대학혁신체계 구축연구 보고서’를 내고 공청회를 열었다. 이제 혁신을 주도할 총장을 뽑을 차례다. 하지만 정작 김 지사는 총장 선출과 관련해 무리수를 둬 앞 뒤가 맞지 않는 행정을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도립대는 충북도가 1998년 충북 옥천군에 설립한 공립 전문대학이다. 이 대학은 지난해 11월 29일 공병영 전 총장이 퇴임한 후 총장선임 문제가 꼬이면서 현재까지 총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도립대 총장추천위는 이미 1차 공모 때 응모자 중 1, 2순위를 뽑아 충북도에 제출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모두 부적격 처리했다. 이어 재공모에서 총장추천위와 충북도 인사위는 김용수(62) 서울산업진흥원 상임이사와 송용섭(61) 전 충북농업기술원장을 각각 1, 2순위 후보로 추천했다. 이변이 없으면 김 지사는 1순위자를 뽑을 것이다. 그런데 김용수 이사는 1차 공모 때 예산에서 탈락했던 사람이다. 김 지사와의 연관설이 나오는 이유다. 당연히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과 충북참여연대는 낙하산 인사, 코드인사라며 김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김 지사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는 지난달 23일 “결과를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건 아니다”면서도 “김 상임이사는 수십 년간 정치활동을 하며 중앙부처와 정관계, 경제계에 많은 인맥을 가지고 있어 도립대 혁신 과정에서 그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정설은 부인하면서도 김 상임이사를 추켜 세웠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대학 총장이 왜 중앙부처와 정관계, 경제계 인맥을 자랑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또 일부 도민들은 “정치인이 대학에 들어와 어떻게 융합할 것이며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느냐”고 지적한다. 나이 때문에 총장임기 4년중 2년 8개월 밖에 수행하지 못하는 것도 결격사유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김 지사와 김 이사와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회정책연구원 출신인 김 후보는 경기도에서 15~17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자유민주연합-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 또한 경기도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정당을 여러 군데 왔다갔다 했다.

김 지사는 도립대를 혁신한다며 지난 1월 13일 ‘충북도립대 혁신 자문위원회’ 위원 14명을 위촉했다. 위원장은 정초시 현 도지사 정책수석보좌관이 맡았다. 도립대에는 연 170~180억원의 도비가 들어간다. 학생은 적고 경쟁은 치열한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대학과 통폐합하거나 아니면 아예 폐교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충북도민들의 여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조적인 진단과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만일 도립대 총장 문제가 매끄럽게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면 혁신 기회도 날아가고 말 것이다. 자문위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몇 가지 혁신안을 내놨다. 김 지사는 지금이라도 총장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야 한다. 모 인사는 “김영환 지사는 취임한 이후 괴산 출신과 연세대 출신 등 지연과 학연이 있는 사람, 경기도에서 인연을 맺었던 사람을 측근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자리에 임명했다. 수장 자격이 있는지 여부는 별개다. 이번에도 총장을 그런 식으로 임명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니 보은인사, 코드인사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도립대를 혁신하려면 측근말고 유능한 총장이 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북도립대 통폐합도 고려해야”
도립대 혁신 자문위, 연구 보고서에 명시

 

그럼 충북도립대 혁신 자문위는 어떤 의견을 내놨는가. 이들은 ‘충북도립대 대학혁신체계 구축연구’에서 “도립대는 충북도의 재정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교육정책이 변해 일관된 교육기조를 갖기 어렵다. 신입생 충원율은 높으나 이는 학생들의 등록금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구성원들의 혁신의지 또한 부족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차기 총장이 혁신방향 및 추진안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사전에 불식시킨다는 의미에서 혁신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자문위는 또 대학교수들은 각자도생과 패배의식으로 혁신의지가 부족하고, 학생회 간부들은 자신감이 결여돼 있고 취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종합평가결과 혁신의지는 ‘중상’, 신입생 충원율·취업률·전임교원 확보율 ‘중’, 연구개발 활동·산학협력 및 도시군 네트워크 ‘중하’, 인적자원·교육환경 인프라·재정정도는 ‘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혁신추진전략안으로 내놓은 것은 스마트농업 중심 대학, 특성화 분야를 중심으로 평생교육 병행, 퇴임예정 3년 이내 교수 명예퇴직 유도, 강좌없는 교수는 교양학부 편제로 흡수, 의사결정 구조 단순화 및 총장권한 강화, 도립대 발전협의회 활성화 등이다. 이들은 만족할 만한 혁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다른 대학과의 통합, 혹은 대학 폐지 후 다른 기관으로의 전환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명시했다. 최종 혁신방안은 5월 3일에 있었던 공청회 의견을 수렴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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