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신속 철거…2년여 임대료 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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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의회 신속 철거…2년여 임대료 낭비 논란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5.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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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착공 목표, 임시의회청사 관리비 포함 월 1억
시 관계자 “문화재 등 변수 많아서 최대한 서두르는 게 답”
청주시 신청사 착공은 지연되는데 건물 철거를 서두르면서 각종 갈등을 촉발하고 대체 건물 임대료만 낭비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있다. 사진은 건물을 철거한 자리에 조성한 꽃밭과 철거 중인 건물들. 사진= 이재표 기자
청주시 신청사 착공은 지연되는데 건물 철거를 서두르면서 각종 갈등을 촉발하고 대체 건물 임대료만 낭비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있다. 사진은 건물을 철거한 자리에 조성한 꽃밭 뒤로 청주시의회를 철거한 자리. 사진= 이재표 기자

애초 계획대로라면 2022년에 착공했어야 했을 통합 청주시 새 청사 공사가 20258월 착공으로 지연되면서 이미 철거가 이뤄진 신청사 부지 일부에 꽃밭이 조성됐다. 20235월 말 현재는 메밀꽃이 흐드러졌다. 메밀꽃밭 면적은 5341. 붉은 메밀 씨앗과 흰 메밀 씨앗을 섞어 파종한 덕에 분홍색 물결이 장관이다.

정원 둘레 울타리에는 전구가 설치돼 야간 관람도 가능하다. 대형 현수막에는 없던 사랑도 생기겠네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앞으로도 신청사 착공 전까지 계절별 꽃 종자를 심어 시민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하니 사철 꽃잔치가 벌어지겠다.

그런데 이 꽃밭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다. “꽃밭을 보면 그 뒤에 폐허가 먼저 보인다는 사람들이다. 착공까지는 아직도 2년이나 남았는데 청주시의회 청사와 시청 본관 등을 이렇게 서둘러 철거할 이유가 있었느냐는 의견이다. 이범석 청주시장의 아싸리한(화끈한의 방언)’ 성격 때문에 철거예산을 2023년 본예산에 반영하면서 두 건물의 철거를 일사천리로 밀어붙였지만, 오히려 본관 철거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 특히 청주시의회 내 양당 갈등을 촉발했다는 얘기다.

청주시의회 Q의원은 착공이 2025년인데 예산 반영을 서두르면서 본관 철거에 대한 갈등을 조장하는 꼴이 됐다민주당 의원들도 철거가 대세라는 것은 인정했지만 적어도 시민사회를 이해시키고 문화재청과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의회 갈등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시급한 철거 때문에 불필요한 임대료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청주시의 경우에는 본관 철거 한참 전인 20223월부터 옛 본관을 비우고 제2청사(옛 청원군청)와 문화제조창 2층을 임시청사로 사용하고 있다. 이 중 문화제조창은 KT&G로부터 건물(옛 연초제조창)을 매입해 시 소유 건물임에도 10년간 운영권을 넘긴 부동산 리츠회사에 외려 월세를 내고 있다.

202410월까지는 월 1500만 원, 202411월 이후에는 매달 11200만 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다 월 5500만 원인 관리비까지 더하면 한 달에 16000만 원 이상이 빠져나간다.


20258월 착공은 차질 없다

"꽃밭은 아름답다. 현수막 문구처럼 "없던 사랑이 생길 것도 같다." 그런데 꽃밭을 보면 폐허가 먼저 보인다"는 사람들도 있다. 사진= 이재표 기자
"꽃밭은 아름답다. 현수막 문구처럼 "없던 사랑이 생길 것도 같다." 그런데 꽃밭을 보면 폐허가 먼저 보인다"는 사람들도 있다. 사진= 이재표 기자

청주시의회는 훨씬 더 갑갑한 상황이다. 시의회는 2022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성안길 인근 옛 KT 청주지사(북문로1188) 건물로 임시청사를 옮겼다.

월세가 7538만 원이고 관리비도 매달 2000만 원이 넘어 역시 매달 1억 원 정도를 내야 한다. Q의원은 왜 이렇게 일찍 의회 청사를 헐어서 연간 10억 원도 넘는 돈을 낭비하고 있는지 궁금한 생각이 든다면서도 정작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얘기가 오가지는 않는 게 신기하다고 귀띔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착공까지 2년여가 남아있음에도 결코 철거를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20258월에는 계획대로 착공이 가능한 걸까?

김진원 공공시설과장은 청주병원이 약속한 대로 20244월까지 퇴거한다면 20258월 착공의 변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진원 과장은 오히려 착공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는 요인들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장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여러 가지 변수로 공사가 지연된 관계로 청주시가 공사준비를 서두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는 최근 중앙정부의 투자타당성 검토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설계나 시공에 관한 공고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심사를 통해 사업비를 확정해야 한다.

김진원 과장은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행정안전부 심사 대신 충북도의 심사만 받으면 된다지방채를 발행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범석 시장 취임 후 전임시장이 진행했던 국제현상공모 당선작은 폐기했다. 이에 따라 허공에 날린 매몰비용 98억 원을 고려해서 공모 절차도 최대한 단순화할 계획이다.

김 과장은 설계와 시공을 분리해 발주하면 지역업체들이 반길 테고, 일괄수주로 발주할 경우 대형건설업체들이 달려들 텐데, 여러 요인과 지역여론을 청취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의회 건물과 구 본관 철거를 서둘러서 임대료를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철거는 빠를수록 좋다고 항변했다. 김 과장은 문화재가 발견되면 공사가 2,3년 차질을 빚는 예도 있다면서 환경이나 문화재 시굴 등의 절차와 이에 따른 변수를 고려할 때 철거는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과장의 설명 대로 20258월에 착공하면 약 40개월의 공기를 거쳐 2028년 말에는 준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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