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패소, “고형폐기물연료 사업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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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패소, “고형폐기물연료 사업 확대 우려”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6.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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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정당한 기업 활동”…조길형 충주시장 "쓰레기 태운 에너지 사용 안 돼"
조길형 충주시장이 고형폐기물 사업 확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지난달 31일 고형폐기물연료(SRF) 소각시설 운영업체의 사업 확장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조 시장은 이날 시정 기자간담회에서 목행동 고형연료 소각시설 재가동에 대해 운영업체 ㈜세람에너지서비스와의 행정소송 과정을 설명하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충북 충주시 충주호수로 108에 위치한 업체는 최근 세탁공장을 추가 유치해 증기(스팀)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시장은 “이 시설이 태우는 고형연료라는 것이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태우는 쓰레기와 다를 게 없다”며 “이 업체의 본질은 쓰레기 소각시설”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소각시설에서 발생되는 증기를 충주 제2일반산업단지에 공급하기 위해 2021년 10월 관로 설치를 목적으로 충주시에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했지만 불허됐다.

이에 회사는 행점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충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2022년 12월 1심에서 승소했다. 시는 올해 1월 항소장을 제출했다. 변론 기일은 오는 7월 12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심 판결 내용을 보면 시가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충주시의 주장이 도로법상 도로점용허가 심사와 무관하다며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상황에서 인근에 증기를 공급할 것이란 여론이 일자 시가 사전 차단막을 치는 모습이다. 조 시장은 해당 시설이 쓰레기 처리비를 받아 처리하는 소각시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시민들이 사는 주택과 가까운 시내에 위치한 소각시설이 확장하도록 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사실상 불매운동

이어 “이런 스팀을 사용하려는 업체가 있다면 충주시민의 환경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며 “시민들도 이 업체의 영업 본질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민들과 지역 업체 등과의 사실상의 불매 운동을 언급한 셈이다. 유치가 예상되는 세탁업체의 화학물질 사용에 따른 악취 발생과 생활환경 파괴 등도 우려했다. 스팀 공급 확장이 당초 설치목적과 맞지 않고, 주민 수용성 확보 노력이 미흡한데다 오염물질 배출로 주민피해가 우려된다는 게 이유다.

업체는 행정소송 과정에서 스팀 에너지를 공급받기로 한 산단 내 업체들이 사용 연료를 LNG로 전환하자 2021년 11월부터 시설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알려졌다. 그러자 회사는 인근 세탁공장이 건축허가를 내자 SRF 소각시설 재가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추가로 세탁공장을 유치해 스팀 에너지 생산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람에너지 충주공장의 고형폐기물 생산시설 모습. /홈페이지 캡처.

이에 대해 세람에너지서비스 충주사업소는 품질 규격에 따라 환경부의 무작위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등 적법한 운영 시스템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허가를 받아 운영하려는 영업 행위를 반대하는 것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전부터 시민단체 충주기후위기비상행동은 SRF 소각 시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4개 시민단체 합동의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초 목행동 SRF소각시설은 2009년 충북도에서 운영 허가를 득했다. 허가 단서조항은 코스모신소재에만 스팀을 공급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시민단체 등은 △당초 허가 신청을 소각시설이 아닌 코스모신소재에서 했다는 점 △대기배출시설 변경신고 때 코스모신소재에 열 공급을 한다고 명시한 점 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충주기후위기비상행동은 1인 시위와 소각시설 허가 취소 서명운동을 하며 SRF 소각의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다. 소각시설 인근 목수마을 주민들이 악취와 분진으로 고통 받고, 주민 중에는 폐암으로 사망한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충주기후위기비상행동은 SRF소각시설 허가 취소를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해당 시설의 처음 운영업체는 코스모신소재에서 2011년 SK에너지㈜ GU사업 새한지점, 2014년 베올리아코리아에너지㈜, 2019년 ㈜세람에너지서비스로 사업자가 변경돼 왔다. 2017년에는 열병합발전소로 추진하려다 시민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도로점용 불허, 최종심 주목

한편, 세람에너지 홈페이지에는 충주사업소가 폐자원 에너지화 설비를 갖춰 2019년 11월 1일 설립한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주요사업은 고형연료(SRF 비성형), 고형연료 전용 보일러, 폐열(스팀) 공급이다. 시설은 대지면적 5281㎡에, 건축면적 838.27㎡ 규모로 생산설비는 고형연료 전용보일러로 SRF 96t/일 소각, 스팀 27t/시간 생산설계치를 갖추고 있다. 허용 보관량은 SRF 240XHS, BIO SRF 120t이다.

충주 외에도 세람에너지는 서울 본사와 춘천사업소, 청주사업소, 강릉사업소, 금산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폐기물 관련 종합 기업이다. 춘천사업소는 폐기물 수집운반업, 강릉사업소는 폐기물 수집운반 및 고형연료 생산 시설, 청주사업소는 폐기물 수집운반 및 고형연료 생산 시설, 금산사업소는 폐기물 수집운반 및 폐기물 종합재활용(파쇄, 분쇄)‧폐열(스팀) 공급‧고형 연료(SRF 비성형) 생산 판매‧고형 연료 전용 보일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청주사업소 등에서 생산된 고형연료를 충주사업소와 금산사업소에서 소각 처리되는 시스템으로 이해된다. 시에 따르면 충주사업소는 원주환경청의 대기 및 폐수에 대한 종합 인허가와 충주시의 고형연료 사용 시설 인허가가 모두 완료돼 있다. 하지만 현재는 스팀 공급처가 없어 멈춰진 상황이다. 인근 코스모신소재도 ESG 경영에 따라 해당 시설의 폐열을 공급 받지 않고 있다. 향후 도로점용 불허가에 대한 법원 최종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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