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의 정치’에 누군가는 웃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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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의 정치’에 누군가는 웃고 울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6.08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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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천원의 아침밥’시행, 도내에선 5개 대학 참여
윤건영 충북교육감 ‘아침밥’ 공약, 7월에 윤곽 나온다

먹는 이야기
정치권에서 확대논의

 

올해부터 전국의 대학가에선 천원의 아침밥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천원은 학생들이 부담하고, 천원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낸다. 나머지 차액(2000원 내외)을 대학에서 자부담하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전국의 모든 대학이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충북도내에는 중원대학교 충북대학교 서원대학교 건국대학교(충주) 청주대학교 등 5개교가 천원의 아침밥사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인근 타 지역에 비해 적은 편이다. 충남은 공주교육대학교 공주대학교 선문대학교 순천향대학교 충남도립대학교 건양대학교 남서울대학교 단국대학교(천안) 상명대학교(천안) 청운대학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호서대학교 13개교가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전도 충남대학교 대전대학교 목원대학교 배재대학교 우송대학교 우송정보대학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폴리텍대학교(대전) 한남대학교 등 9곳이다.
 

정부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충북에선 충북대를 비롯해 5개 대학이 참여한다. 사진은 지난 5월 2일 충북대에서 벌인 천원의 아침밥 첫날 모습이다.
정부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충북에선 충북대를 비롯해 5개 대학이 참여한다. 사진은 지난 5월 2일 충북대에서 벌인 천원의 아침밥 첫날 모습이다.

 

이는 대학에서 차액을 자부담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체적으로 학교에 지원금을 주는 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충북도는 현재 대학에 지원금을 주고 있지 않지만, 대학 측의 건의로 예산집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올해 1차 공모 때 41개교에서 시작했으나, 사업에 대한 반응이 좋자 정부는 쌀 수급 안정 관련 민··정 협의회를 조직해 사업을 희망하는 모든 대학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학, 자부담에 부담느껴

 

농림축산식품부는 천원의 아침밥 참여 대학을 추가 공모했고, 104개 대학이 신규로 신청했다. 올해는 총 145개 대학에서 운영하며 식수인원은 약 234만명에 달한다. 당초 69만명분을 계획했지만 지원 규모가 3배 이상 늘었다. 각 학교가 신청한 인원을 넘기면 나머지 인원에 대한 아침밥 식대는 학교가 전부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충북대도 2차 공모에 응해 52일부터 천원의 아침밥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루 평균 약 20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다. 메뉴는 주로 덮밥류로 일명 한그릇 음식이다. 콩나물밥, 마요덮밥, 중화제육잡채밥 등이다. 기본 김치류도 나온다.

충북대 관계자는 원래 농림축산식품부 사업이 11월 말로 끝나는 데 학생들 반응이 좋아 겨울방학 전인 12월 중순까지는 자체 경비로 진행하려고 한다. 내년 3월 개강하면 다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재개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충북농협은 523일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필요한 쌀(230/20kg) 전량을 충북에서 생산된 쌀로 지원하기로 했다.

 

'아침밥'먹기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아침밥 꼭 먹어야 하나

 

대학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인기를 끌자 일부 정치인들은 고3이나 청년들에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엔 예외없이 정치가 끼어들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단체장들은 청년과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대거 내걸었다. 충북에는 충북도교육감과 충북도지사가 그랬다. 지금 정부사업은 유고등학교와는 무관하게 대학만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국의 보수성향의 교육감들은 지난 선거 당시 일제히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당선 이후 다른 지역 교육감들은 실효성을 검토하고 이 내용을 폐기했다.

하지만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유일하게 공약으로 채택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7월 안에 아침밥제공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지 윤곽이 나오게 된다. 관련 TF를 꾸릴 예정이다. 공약으로 유일하게 채택한 것은 맞다라고 설명했다.

지금 서울시에서는 올해 3월부터 시범적으로 조식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학교 한 곳당 1000만원을 지원한다. 10곳을 공모했는데 단 2곳만이 신청했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교사와 학교장들이 직접 배식에 나서기도 한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간편식이 제공되는 데 삼각김밥, 피자, 샌드위치 등이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지역 시의원들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례제정에 나선다. 우리 쌀을 소비하고 아침밥 먹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반면 대학 주변 상권에선 반발하고 있다. 당장 학교 앞 편의점들은 이러한 사업이 학교에서 시행되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관련 통계를 보면 아침식사를 하는 대학생과 청소년들은 40%가 채 안된다. 둘 중 하나는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것은 개인적인 식생활의 차이도 있겠지만 경제적인 어려움, 시간부족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어쨌든 돈이 없어 밥을 굶는 이들을 막겠다는 것, 쌀 소비를 늘리겠다는 것은 선한 의도다. 이 의도가 정치적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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