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多자녀 지원 중단…다둥맘 뿔났다
상태바
청주시 多자녀 지원 중단…다둥맘 뿔났다
  • 김재옥 전문기자
  • 승인 2023.06.14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지사 공약 ‘출산육아수당’ 분담 “중복지원 불가”
시민들 “아랫돌 빼 윗돌 괴기 ‘조삼모사’ 행정 비난
영동군 등 타 시·군은 감액조정 없이 기존대로 고수
청주시는 충북지사의 공약인 ‘출산육아수당’을 60% 분담한다는 이유로 셋째 자녀 이상에게 지급하던 다자녀 수당의 지급을 돌연 중단했다. 기자도 세 딸을 키우는 다둥이 맘이다. 사진=김재옥
청주시는 충북지사의 공약인 ‘출산육아수당’을 60% 분담한다는 이유로 셋째 자녀 이상에게 지급하던 다자녀 수당의 지급을 돌연 중단했다. 기자도 세 딸을 키우는 다둥이 맘이다. 사진=김재옥

민선 8기 충북도의 대표 공약인 출산육아수당이 지난 5월부터 시행되자 청주시가 셋째 자녀 이상 양육지원금을 돌연 중단해 빈축을 사고 있다. 충북도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출산가정에 5년간 총 1000만 원의 수당을 주는 것이다.

2023년 출생아는 올해 300만 원, 내년 100만 원, 이후 3년 동안 매년 200만원을 받게 된다. 첫해 수당 300만 원은 6개월 이상 충북에 거주한 부 또는 모에게만 지급한다. 내년 이후 출생아는 출생 이듬해 100만 원, 이후 4년 동안 매년 200만 원, 6세 때 100만 원을 분할 지급하는 방식이다.

도는 당초 수당의 40%를 도비, 60%를 시·군비로 충당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사업이 시행되자 그간 사업비 분담률 문제로 도와 갈등을 빚던 청주시는 15년여 동안 지급하던 셋째 자녀 이상 양육지원금 지급을 4월부터 중단했다.

충북도 주도로 시행하는 출산육아수당의 60%를 청주시가 부담해,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이 지원금 중단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는 그동안 셋째 이상의 자녀들에게 0~59개월(60개월) 동안 매월 2015만 원의 양육지원금을 지급해 왔다.

돌연 지원금 지급이 중단되자 셋째 이상 자녀를 둔 다자녀 가정의 불만 민원이 청주시 홈페이지 청청광장 ‘시장에게 바란다’ 섹션에 쇄도하고 있다. 사진=김재옥
돌연 지원금 지급이 중단되자 셋째 이상 자녀를 둔 다자녀 가정의 불만 민원이 청주시 홈페이지 청청광장 ‘시장에게 바란다’ 섹션에 쇄도하고 있다. 사진=김재옥

서울에서 4년 전에 청주로 이주했다는 한 시민은 우리나라는 저출산대책위원회가 출범할 만큼 심각한 저출산 위기를 겪고 있어 다른 지자체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셋째아 이상 양육지원금 지급 제도를 중단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다자녀 가정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 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시민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에서 다자녀 지원금에 대해 안내받았는데 갑자기 지원금 중단 통보를 받았다면서 청주에 이사 온 지 1년이 좀 넘었는데 복지제도만 축소하는 도시인 줄 알았으면 이사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주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도 시의 양육지원금 중단을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청주시 오창읍에 거주하는 시민은 시에서 60개월 동안 900만 원 들어오는 셋째아수당도 도의 출산육아수당이 생기니까 바로 없어진다고 해서 시청에 문의했더니 100만 원 더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면서 복지 지원금 정책이 조삼모사 아니냐. 이것은 분명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올해 넷째 아이를 출산했다는 한 시민은 청주시에서 발송한 충청북도 출산육아수당 통합지원 시행 안내문을 커뮤니티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 안내문에는 “4월부터 셋째 자녀 이상 양육지원금은 지급 중단되며, (도에서 지급하는) 출산육아수당 지급조건 충족 시 기존에 받던 셋째 자녀 이상 양육지원금이 차감되고 차액분이 지급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이미 일부 양육지원금을 받은 부 또는 모는 출산육아수당을 받게 되면 시에게 이미 지급했던 양육지원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시민은 도에서 출산육아수당 준다고 해서 기뻐했는데 셋째 자녀 이상 양육지원금이 없어지면 별 의미 없다면서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의 지원책은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청주시는 ”셋째아 이상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던 것을 모든 출생아에게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로 전환해 확대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타 시·군은 감액조정 없이 지급하고 있다.
청주시는 ”셋째아 이상에게 선별적으로 지원하던 것을 모든 출생아에게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로 전환해 확대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타 시·군은 감액조정 없이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양육지원금과 출산육아수당은 중복해서 지원하지 않는다면서 셋째아 이상 양육지원금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셋째아 이상에게만 선별적으로 지원하던 것에서 올해부터 모든 출생아에게 지원하는 보편적 복지로 전환하여 출산육아수당으로 확대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가 그간 셋째아 이상 가정에 지급한 양육지원금은 201874, 201969202063, 202156, 202250억 원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반해 영동군은 기존 출산양육지원금(출생순위당 350~1000만원)을 감액조정 없이 지원 유지하기로 하는 등 충북도의 다른 시·군 대부분은 기존 지원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 0.78, 출생아수 25만 명으로 OECD 국가 중 출산율 꼴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충북의 출생아 수는 전년도보다 734명 줄어든 7456명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은 0.95명에서 0.87명으로 감소했고, 출생아 수 증감률은 11개 시·도 중 7위에서 지난해 14위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다.

●김재옥

글 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어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20~30대를 동양일보와 (사)밝은세상플러스 착한어린이신문에서 기사를 쓰며 보냈다. 현재 세 명의 딸을 키우며 어린이들에게 독서논술을 강의하고, 영상제작업체 열두달필름에서 영상기획 일도 하고 있다. 연구논문으로 <서정주 시의 불교적 상상력 연구>를 쓰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