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엄태영-정우택 ‘원안 가결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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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엄태영-정우택 ‘원안 가결 0건’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6.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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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법안 70~90%, 엄태영 의원 ‘95.56% 계류’
대표 발의, 이종배 133건, 임호선 96건으로 1‧2위
후원금 다선 집중…이종배 의원 2년 3억9771만원

참여연대 열려라 국회’ 분석해 보니

21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을 보면 ‘이번 국회는 망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행정부와 야당의 협치가 실종되면서 입법 고착화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남은 1년이 더 심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충북 국회의원들 윗줄 왼쪽부터 정우택(청주 상당) 변재일(청주 청원) 이장섭(청주 서원) 도종환(청주 흥덕). 아랫줄 왼쪽부터 엄태영(제천‧단양) 이종배(충주) 임호선(중부3군) 박덕흠(중남부4군)
21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을 보면 ‘이번 국회는 망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행정부와 야당의 협치가 실종되면서 입법 고착화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남은 1년이 더 심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충북 국회의원들 윗줄 왼쪽부터 정우택(청주 상당) 변재일(청주 청원) 이장섭(청주 서원) 도종환(청주 흥덕). 아랫줄 왼쪽부터 엄태영(제천‧단양) 이종배(충주) 임호선(중부3군) 박덕흠(중남부4군)

출석만 잘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학교가 아니라 국회 얘기다. 국회엔 개근상이 없다. 출석은 기본이다. 국회 출석률은 상임위와 본회의 출석률을 함께 봐야 한다. 입법기관이므로 의원의 진짜 성적은 법안 발의 건수와 법안의 처리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202021대 총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도내 국회의원은 모두 여덟 명이다. 71일 등원했으므로 만 3년이 지났다. 등원과 거의 동시에 피소된 청주 상당의 정정순 전 의원은 석 달여 만에 체포동의안 부결로 구속과 보석을 반복하다가 20218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202239,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한 재선거에서는 정우택 전 의원이 당선돼, 국회 부의장까지 올랐다.

여덟 명의 현역 중에 현재 불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없다. 70~80고령 리스크3~5선의 다선 피로감에 발목을 잡힐지언정 후보 자리를 양보하는 미덕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 같다. 현역들은 한 번 더뽑아줘도 될 만큼 열심히들 일했을까?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자체 제작해 운영하는 국회감시전문사이트 <열려라 국회>를 통해 충북 도내 국회의원들의 의정 성적을 매겨봤다.

 

본회의 80% 미만 -

본회의 출석률이 80%를 밑도는 의원은 정우택(72.73%), 엄태영(79.39%) 의원뿐이다. 박덕흠(86.26%), 이종배(88.55%) 의원은 80%대지만 도종환(99.24%), 이장섭(97.71%), 임호선(97.52%), 변재일(93.89%) 의원 등 네 명은 90%를 넘어 100%에 가깝다. 90% 이상은 모두 민주당 의원인 것이 눈길을 끈다.

상임위 출석률도 양상은 비슷하지만 본회의 출석률이 낮은 엄태영 의원이 국토교통위에 100% 출석했다. 임호선 행정안전위(97.52%), 도종환 교육위(94%) 변재일 과학기술정보통신위(93.55%), 이장섭 산업통상중소벤처위(93.81%), 이종배 산업통상중소벤처위(92.31%), 박덕흠 농림축산해양위(89.39%), 정우택 행정안전위(86.84%) 순이다. 상임위 출석률도 대체적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낮은 편이다.

이는 야대여소 국회에서 협치가 실종되면서 여당의 출석이나 표결 보이콧이 많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 예로 박덕흠 의원의 표결률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잠자는 법률안 대부분 쿨쿨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건수는 이종배 의원이 133건으로 압도적이다. 이어 임호선 96, 도종환 66, 이장섭 의원 59건 등이 뒤를 잇는다. 정우택 의원은 54건이지만 의정활동 기간이 1년여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 엄태영 의원은 45, 변재일박덕흠 의원은 각각 37건으로 부진하다.

부지런히 법안을 발의한 것과는 별개로 대부분 법안은 계류 중이다. 이종배 의원의 경우 77.44%가 계류 중인데 원안 가결은 0.75%, 수정 가결도 3.01%에 불과하다. 엄태영 의원은 무려 95.56%가 계류 중인데 4.44%마저 대안 폐기됐고, 원안과 수정을 합쳐 가결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 도종환 의원이 계류 63.64%, 원안 가결 4.55%, 수정 가결 13.64%, 그나마 성적이 비교적 좋은 편이다.

정상호 서원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는 “21대 국회는 행정부와 야당의 협치가 실종됐기 때문에 입법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지난해부터 야대여소 국회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면서 남은 1년도 여야가 상대 당이 낸 법안에 발목을 잡는 현상이 오히려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후원금은 선수와 비례?

국회의원이 1년에 모금할 수 있는 후원금은 15000만 원, 선거가 있는 해는 두 배인 3억 원까지 모금이 가능하다. 선거가 있었던 2020, 초선으로 당선된 의원들의 모금성적을 초라한 편이다. 2020년 국회의원 평균은 17941만 원이었다. 이에 반해 임호선 8758만 원, 엄태영 의원은 6181만 원이었고, 국회의원 보좌관 경력이 있는 이장섭 의원만 14707만 원을 모았다.

이에 반해 다선 의원들은 선거 해인 2020년에 모두 2억 원 이상을 후원받았다. 그해 가장 많이 모금한 의원은 27503만 원을 모금한 이종배 의원이다.

2020, 2021년 모금 합계도 다선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3선인 이종배 의원 39771만 원, 3선 도종환 의원 39446만 원, 5선 변재일 의원 39104만 원, 3선 박덕흠 31682만 원 순이다. 정우택 의원은 재선거로 당선돼 2021년까지는 모금 실적이 없다.

정상호 교수는 다선 의원, 유망한 정치인에게 후원금이 몰리는 것은 다른 나라도 관행화된 현상이라면서 선수가 쌓이면서 관계가 확장되고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후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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