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산단관리공단 정상화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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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산단관리공단 정상화는 언제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6.22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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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수출액 3분의 1 차지, 위·수탁 업무 취소로 기능 마비
위·수탁 재협약 새 출발 기회 왔으나 간부직은 여전히 공석

충북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오창과학산업단지 관리공단(오창공단)이 아직도 절름발이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충북도와 관리업무 위·수탁 협약을 다시 체결했지만 3년 여전 업무 위·수탁 취소 여파가 워낙 커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는 오창공단과의 관리업무 위·수탁 협약을 취소하고 202111일부터 관리공단 업무를 직접 처리해 왔다.

도는 당시 오창공단을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벌인 결과 불법 및 부당한 업무처리 등 중대한 귀책 사유 5가지를 취소 사유로 들었다.

귀책 사유는 산업단지관리기본계획의 업종배치계획과 입주기업 업종 불일치 예산집행 부적정 46근로자 근로계약서 미작성 지식산업복합센터 PM용역수행자 수의계약 부적정 오창벤처임대단지 임대료 부과징수 부적정 등이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전경. 오창산단관리공단은 최근 충북도와 관리업무 위·수탁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2년 6개월 동안 사실상 기능이 마비돼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전경. 오창산단관리공단은 최근 충북도와 관리업무 위·수탁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2년 6개월 동안 사실상 기능이 마비돼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가운데 주요 귀책사유는 충북도가 추진한 업무라는 점에서 감정적 길들이기 협약 취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창산단의 한 대표는 입주기업 업종 선정과 벤처임대단지 임대료 부과징수 는 충북도의 승인없이는 공단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업무라며 당시 특정 업무를 둘러싼 도와 공단 간 갈등으로 손 보기식 행정 갑질이라는 비난이 일었다고 말했다.

특히 도는 2020121일 관리업무 위·수탁 협약 취소를 사전통지하고 같은 달 15일 의견진술을 제출토록했으나 일주일 전인 같은 달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취소를 일방 발표했다.

 

업무 협약 취소는 행정갑질

 

오창공단이 충북도로부터 위·수탁 업무협약을 취소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오창산단 수출이 충북 전체 수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데, 그 위상을 감안한다면 경제를 우선시하는 충북도정 정책상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기저에는 낙하산 인사가 있었다. 충북도는 202061일 자로 도청 토목직 서기관 출신인 A 씨를 공단 전무이사로 내려보냈다. 그에게는 오창지식산업복합센터 건립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놓였다.

그러나 매끄럽지 못한 인사는 직원 간 불협화음 원인이 돼 업무를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립하는 등 골만 깊게 팼다. 여기에 당시 한영희 이사장이 이시종 지사와의 첫 독대 자리에서 인사 등과 관련한 쓴소리를 마다하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후문이다.

A 전무는 임명 6개월도 채 안 돼 사퇴했다. 당황한 쪽은 충북도였다. 오창지식산업복합센터 건립 업무를 위해 내려보낸 간부가 내부 갈등으로 쫓겨난 모양새가 됐으니 충북도로선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충북도는 오창공단에 대한 지도점검을 벌여 협약 취소 사유로 든 5가지 사항을 적발했다.

A 전무 사퇴 후 오창지식산업복합센터 건립을 둘러싼 도와 공단과의 갈등은 격화됐다.

오창지식산업복합센터는 오창공단과 대상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단지 환경개선펀드공모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총 사업비 3000억 원을 들여 오창산단 내 KT 소유 165000부지에 지하 3층 지상 33층 규모로 비즈니스인큐베이터, 오피스텔, 문화공간 등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업비 확보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충북도는 순수 자본금 194000만 원에 불과한 오창공단이 3000억 원짜리 사업을 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커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공단 측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시드머니인 펀드자금 300억 원을 확보했고 오창산단 회원사로부터 출자금 180억 원을 확보키로 했다고 반박했다.

환경개선펀드사업은 적은 자본으로 진행할 수 없는 개발사업을 펀드자금인 시드머니(마중물)로 하여 PF를 일으켜 사업비를 조달해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사업비를 놓고 양측이 대립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는 해제됐다.

 

·수탁 협약 재출발 발판

 

충북도의 견제 속에 26개월을 빈사 상태로 겨우 명맥만 유지해 온 오창공단은 충북도로부터 관리업무를 이관받아 재출발할 수 있게 됐다.

오창공단은 지난 1일 충청북도와 오창과학산업단지 관리업무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오창공단은 기업활동 전반에 필요한 지원 사업과 상생 협력 사업으로 입주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현재로선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충북도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 2명은 지난 1일 자로 복귀했고 직원 2(차장, 과장)만이 근무하고 있다.

공단 정원은 이사장(비상근)과 전무이사, 본부장, 직원 등 10여 명이나 현재 전무이사와 본부장은 공석이다.

한 업체 대표는 충북도의 수출액 3분의 1을 차지하는 오창산단에서 관리공단이 수년째 유명무실하게 운영된 것은 창피한 일이라며 하루빨리 정상화해 오창산단 위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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