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전쟁 극복 ‘평화‧번영’의 상징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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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전쟁 극복 ‘평화‧번영’의 상징도시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6.2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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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최초 전승기념관‧반기문 평화기념관 운영
지난 5월, 인권문제 알리는 ‘세례원로회’ 개최 돼
지난 5월 28일 세계원로회 회원들이 반기문 평화기념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세계원로회 회원들에게 평화관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이 전쟁과 평화를 동시에 체험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울러 전쟁과 기아를 딛고 번영과 평화를 이룩한 나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자치단체로 성큼 다가서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한국전쟁 발발 73주년을 앞두고 음성군 감우재 무극전적국민관광지에서 ‘6·25전쟁 최초 승전지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한국자유총연맹 음성군지회 주최로 관광지 내 감우재 전승기념관 광장에서 열린 이날 ‘6·25전쟁 음식체험행사’에는 학생, 주민, 자유총연맹 회원 등 800여명이 참가했다.

무극전적국민관광지는 해마다 6월 25일이면 떠오르는 명소다. 전쟁 발발 후 연전연패로 후퇴하던 국군이 첫 승리를 거둔 장소가 음성군 금왕읍과 음성읍을 연결하는 감우재 고개다. 1950년 7월 4일부터 10일까지 총 4번의 전투가 벌어진 감우재는 국군 제6사단 제7연대 및 제1사단 제11연대가 북한군 제15사단을 상대로 1개 연대 병력을 궤멸시킨 6·25전쟁 최초의 전승지다. 이 일대 음성지구전투는 감우재와 무극리, 부용산, 동락리(충주시) 일원에서의 승리로 국군의 사기를 드높였다.

특히 북한군의 남하를 지연시켜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도록 시간을 벌어주었고, 동락리에서의 소련제 무기 노획은 UN군의 참전을 이끌어 낸 단초가 됐다. 이는 연합군이 승리하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현장이기도 하다. 이에 음성군은 무극전적국민관광지를 1986년 6월 조성했다. 이어 2003년 11월 감우재전승기념관을 건립해 호국·보훈 교육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전승기념관은 348.38㎡의 지상 2층 건축물이다.

한국전 73주년, 800명 몰려

이곳에는 음성지구전투 관련 자료와 한국전쟁 당시 전투장비 등과 총탄에 맞아 깨진 감우재 마을의 종, 당시 생활 도구와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200점의 자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관광지 내에는 ‘음성타임캡슐 2000’이 매설돼 있다. 높게 세워진 충혼탑은 음성군민 등이 중요 행사 때 마다 찾아 묵념하는 곳이다.

최근 음성군은 감우재 전투를 목격한 생존자 김갑수 옹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냈다. 군은 ‘6·25 감우재 전투 마지막 목격자의 이야기를 듣다’를 음성군 공식 유튜브 채널 ‘상상대로 음성’에 올려 전쟁 상황을 기록했다. 감우리 박정열 이장은 감우재 전승지 마을의 발전을 위한 노력과 함께 무극전적국민관광지 의미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음성군은 이렇게 한국전쟁의 첫 승전지로 머물러 있지 않다. 전쟁 후 못사는 마을에서 한강의 기적처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잘사는 고장으로 탈바꿈하며 성장해왔다. 1977년 신문보도 등을 살펴보면 음성군은 10년전 만 해도 충북도의 최하위로 못살았다. 그런데 10년 후에는 최상위로 올라섰다. 이 해 조선일보 4월 23일자에 따르면 평균 농가소득이 159만원이며, 140만원 이상만 84%를 차지했다. 200만원이 넘어선 마을이 2개이며, 한 가구당 100만원 저금이 보통이라고 전하고 있다.

사진1_무극전적국민관광지 음성지구전투 감우재 전승기념관 전시실 모습.
무극전적국민관광지 내에 있는 음성지구전투 감우재전승기념관의 전시실 모습.

한창이던 새마을 운동으로 노름을 접고 ‘잘살아 보자’는 시대 조류에 따른 영향일 수 있지만 남달랐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소의 살이 내린다고 외양간에 모기장을 치는 정성을 보였고, 전국 최초로 김영석씨는 밭에 비닐을 씌운 멀칭재배로 고추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음성군은 전국 평균 단위생산량의 5배를 기록했다. 박하룡씨는 타설식 펌프를 고안해 군 전역이 극심한 가뭄을 극복하는 데 큰 공을 세웠고, 이는 상수도시설에도 응용됐다. 이런 활력이 퍼지면서 각 마을마다 경노회와 청년회, 부녀회도 틈만 나면 가마니를 짜는 등 협동 정신을 실천하는 지역이 됐다. 지금은 복숭아, 수박, 화훼, 인삼, 고추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아 벗고 번영, 나눔 실천

이후 1987년 12월 3일 개통된 중부고속도로는 음성군을 농촌지역에서 도농복합도시로 전환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어 중부내륙고속도로, 동서6축고속도로와 주요 국도의 확장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구축됐다. 이는 많은 산업단지 조성으로 이어지고, 충북혁신도시 조성 등으로 급속한 도시화가 되어갔다.

통계청에 따르면 음성군의 인구 순위는 전국 77개 군 단위 중 5위(9만1787명, 2023.5월 기준), 2023년 총예산액 8211억5400만원으로 군 단위 중 4위, OECD 기준 15~64세 고용률 77.2%(전국 군 단위 중 10위, 도내 1위),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 71.4% 충북 도내 1위, 청년고용률 54.1%로 군 단위 10위(도내 1위, 2022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제조업체수(2023.5월 기준)는 등록업체 2298개, 승인 중인 업체 864개소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음성군은 전쟁과 기아를 넘어 번영과 평화를 상징하는 곳이 되고 있다.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는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이 태어난 마을이다. 이곳에 음성군은 세계평화의 상징 반기문평화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무극전적국민관광지와 반기문 평화기념관을 잘 관리해 대한민국의 중심 상상대로 음성의 대표 관광지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개관한 평화기념관은 부지면적 7803㎡, 건축면적 2856㎡ 규모다. 세계 다양한 문화와 유엔, 반 전 사무총장에 대한 내용을 예술, 놀이, 체험, 교육 등 다각적인 분야를 접목해 참여형 전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곳에선 지난 5월 28일는 인권 문제를 알리기 위해 결성된 ‘세계원로회’ 간담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날 세계원로회는 메리 로빈슨 세계원로회 의장(아일랜드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총장 등 총 11명이 참석해 간담회를 갖고 내부 시설을 관람했다. 반기문 평화기념관은 같은 달 15일에는 기후리더 양성과정 개강식을 가졌다.

지난 4월에는 주한외교관 초청행사가 열리는 등 국내외 귀빈들이 참석하는 각종 국내외 대형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또한 주말마다 관람객들이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음성군은 전쟁과 기아를 극복하고 번영과 평화를 나누며 누리는 스토리의 벨트화가 요구된다. 사랑 나눔의 ‘품바축제’와도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다. 대한민국과 음성군이 하나의 상징으로 통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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