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 급증하는데 주차는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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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급증하는데 주차는 어떡하나”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6.28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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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지난해 1275대에서 올 현재 1731대로 36% 456대 껑충
민원 덩달아 증가 주민간 갈등 요인...전용 주차장 조성 절실

 

아파트 등지에서 밀려난 캠핑카들이 한적한 도로나 공영주차장, 공원 등지를 찾아 주차하고 있다. 청주 약수터 도로 양쪽에 주차해 있는 캠핑카들.
아파트 등지에서 밀려난 캠핑카들이 한적한 도로나 공영주차장, 공원 등지를 찾아 주차하고 있다. 청주 약수터 도로 양쪽에 주차해 있는 캠핑카들.

 

캠핑카 주차를 둘러싼 민원이 사회 이슈화되고 있다.

캠핑카를 수용할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해 이 문제는 상당 기간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본격 시작된 2020년부터 캠핑카(트레일러 포함)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등록된 캠핑카는 631, 2021835대였던 것이 2022년엔 1275대로 크게 늘었다. 2023년 들어선 1731대로 증가했다.

이처럼 캠핑 관련 차량이 급증한 것은 일 못지않게 여가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캠핑카가 늘어난 만큼 민원도 덩달아 증가해 사회 구성원 간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나 공영주차장, 한적한 도로변에 일반 승용차보다 덩치가 큰 캠핑카가 장기간 알박기 주차하는 바람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캠핑카=사치품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한몫하고 있다.

 

아파트 주차 전쟁 난리인데

 

전국적으로 도시지역 어디나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주민 밀집 지역인 아파트 단지 내 주차 전쟁은 더 심각하다.

이에 건설업체들은 주차장을 법정 대수(세대 당 1.3)보다 많은 1.5대 이상으로 만들어 공급하지만 그래도 주차 전쟁은 피할 수 없다. 세대 당 2대 보유는 보통이고 나아가 식구 수만큼 보유하는 가정도 적지 않아 주차공간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세대별로 주차대수를 제한해 주차료를 받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청주시 가경동 H아파트는 세대별 두 대를 기본으로 하고 이를 초과하면 대당 월 10만 원을 받는다. 세대 당 3대이면 10만 원, 4대면 20만 원을 내야 한다.

방문 차량에도 주차료를 징수한다. 누적 방문 시간이 월 120시간 넘으면 1시간당 3000원을 관리비에 포함해 부과한다.

내덕동 P아파트는 1대만 무료이고 2대는 월 5000, 3대는 4만 원, 4대는 8만 원의 주차료를 받고 있다.

동남지구 H아파트는 차량 두 대는 기본이고 초과분에 대해선 대당 5만 원을 받는다. 캠핑카도 등록차량인 점을 감안해 승용차와 동일하게 월 5만 원을 부과하고 있다.

이렇듯 주차공간 부족으로 주차료를 부과하는 실정에서 캠핑카가 주차장을 장기간 점거하는 일이 잦자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서원구 H아파트는 주차공간이 여유 있어 다른 아파트처럼 주차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평상시 아파트 주차장 여기저기에 10여 대 이상의 캠핑카가 주차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캠핑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주민은 다른 아파트처럼 주차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될 정도지만 주차장을 장기간 점거한 캠핑차를 볼 때마다 마음은 편치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캠핑차를 소유한 가정도 다른 가정처럼 여러 승용차를 갖고 있을 텐데 보란 듯이 덩치 큰 캠핑카를 주차장에 박아두는 것을 보면 괜히 울화가 치민다고 했다.

 

청주의 한 아파트 내 주차장에 있는 캠핑카. 이를 바라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청주의 한 아파트 내 주차장에 있는 캠핑카. 이를 바라는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전용 주차장 34면 조성

 

주민들이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자 이 아파트는 곧 캠핑카 주차 규제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이처럼 캠핑카 주차 규제에 나서자 차주들은 이를 피해 한적한 도로변이나 공영주차장 등을 찾아 주차하고 있다.

청주 약수터 가는 도로 양쪽에는 캠핑카 수 십 대가 주차돼 있다. 율량동 동청주세무서 뒤 도로와 오창산단 공영주차장, 문암동 생태공원 등도 캠핑카들이 즐겨 찾는 주차장이다.

여행 시즌이나 주말에 캠핑카를 이용하는 탓에 한 번 주차하면 1주일이나 길게는 몇 달 동안 주차하는 경우가 많아 인근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 차주는 공영주차장이나 노상주차장에 주차해도 언제 차를 빼라고 할지 몰라 불안하다캠핑카도 엄연한 등록차량인데 무조건 손가락질만 할 게 아니라 지자체 차원의 전용 주차 공간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자체는 캠핑카 주차를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이다. 민원이 접수되더라도 캠핑카가 정식 차량으로 등록돼 있어 불법 주·정차 구간이 아닌 경우 단속할 근거가 없다.

20202월 이후 등록차량부터 차고지 증명이 필요하나 그 이전 차량은 적용되지 않아 주차장 장기 점거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이 같은 캠핑카 주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전용 주차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청주시도 현도면 죽전리 기존 주차장 일부 공간을 캠핑카 전용으로 만들어 무료 운영키로 했다. 오는 8월 완공할 예정으로 기존 주차장 280면 중 우선 34면이 대상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범사업으로 시유지인 기존 주차장 일부를 캠핑카 전용 주차장으로 만들고 점차 전용 주차장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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