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잡으니 마음이 다가오더라
상태바
층간 소음 잡으니 마음이 다가오더라
  • 박미라 전문기자
  • 승인 2023.07.20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단계 프로젝트로 고질적 민원 해결…‘공동체 승화’
주민 목소리로 안내 방송 등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

조해순 더샾청주퍼스트파크(수곡동) 관리소장

조해순 관리소장은 청주시에 약 20%에 불과한 여성 관리소장이다. 그는 친화력이 아파트공동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조해순 관리소장은 청주시에 약 20%에 불과한 여성 관리소장이다. 그는 친화력이 아파트공동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716일 전국에 폭우가 쏟아지고 침수와 인명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조해순 더샾청주퍼스트파크(수곡동)’ 관리소장도 집에 있을 수 없었다.

20213월 입주한 새 아파트라 큰 문제는 없지만 집중 호우 피해는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전 직원이 출근해 비상근무를 했다고 한다. 승강기 기계실과 영구 배수펌프는 특히 더 신경 써서 관리 점검해야 한다.

폭우가 내린 7월 16일, 조해순 소장과 전 직원이 출근해 비상근무를 했다. 승강기 기계실과 영구 배수펌프를 점검하는 조 소장과 직원.
폭우가 내린 7월 16일, 조해순 소장과 전 직원이 출근해 비상근무를 했다. 승강기 기계실과 영구 배수펌프를 점검하는 조 소장과 직원.

조해순 관리소장은 미혼일 때 건설회사 공동주택 업무 지원팀에 근무했다. 결혼 후 집에서 아이를 키우다 큰아이가 5, 둘째가 3살 때 시부모에게 둘을 맡기고 주택관리사 자격시험 공부를 시작했다. 시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한 번에 합격해야 한다는 부담과 절실함으로 열심히 공부했고 합격했다. 언니가 LH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것도 동기부여가 되었다. 20061, 34세에 시작한 관리소장. 17년이 지났고 그때 아이들이 지금 25, 23살이 되었다.


각종 자격증만 7개인 전문가


청주시 여성 관리소장 비율은 20% 정도다. 관리소장을 하며 큰 애로점은 여성 관리소장에 대한 편견이었다. 강성 민원인의 경우 소장 나와!” 하는 고함에 나갔더니 앞에 서 있어도 불신하며 계속 소장 나와!!!”를 외쳤다. 다양한 민원인의 여성 관리소장은 시설 관리에 서툴 것이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공동주택 관련 자격증을 하나둘씩 취득하기 시작한 것이 조경 기능사, 수목보호 산업기사, 설비보전 기사, 위험물 기능장, 층간 소음 관리사, 소방 산업기사, 사회복지사 등 7개가 되었다.

동아리활동-플랜테리어
동아리활동-플랜테리어
동아리활동-요리
동아리활동-요리

조해순 관리소장은 편견을 없애기 위해 눈에 띄지 않는 시설 관리와 민원 해결은 기본으로 성실히 수행하고 여성 관리소장의 장점을 특화할 방법을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친화력. 주민 간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아파트공동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평소에 주민들이 활발하게 소통하면 민원이 발생해도 얼굴을 알기 때문에 일단 참고 넘어가며 배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가는 것을 보며 자생단체나 주민 전체가 아파트공동체 활성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이 확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그동안 조 소장이 관리했던 공동주택(아파트)은 큰 민원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민원은 주차, 층간 소음, 흡연


공동주택인 아파트는 주차, 층간 소음, 흡연, 시설 관련 생활 민원이 주를 이룬다. 조해순 관리소장은 더샾청주퍼스트파크에 부임 후 민원 최소화를 위한 층간 소음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그것은 바로 층간 소음 6단계 프로젝트.

층간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매트를 깔고 슬리퍼를 신는다. 방송에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소음방지 슬리퍼가 협찬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층간소음 해결은 아파트공동체의 밀알이 됐다.
층간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매트를 깔고 슬리퍼를 신는다. 방송에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소음방지 슬리퍼가 협찬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층간소음 해결은 아파트공동체의 밀알이 됐다.

 

 

 

 

 

층간 소음 6단계 프로젝트

첫째, 층간 소음 회의 및 분쟁 중재

입주자대표회의와 층간 소음 관리위원회가 해당 세대원들과 함께 회의하며 개선 방안을 찾고 해당 세대에 직접 방문하여 소음 강도와 슬리퍼 착용 여부 등 소음을 직접 확인한다. 또 층간 소음 상습 민원 세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이웃 간의 분쟁을 조정하는 노력을 집중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다.

둘째, 알아주세요 콘테스트

누구나 쉽게 릴레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친근감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층간 소음은 서로의 소통과 이해가 있다면 충분히 완화될 수 있는 문제로 각 세대에서 이웃을 배려하며 층간 소음 유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인 집에서 하고 있는 노력과 층간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서로의 이해를 도모하는 자리를 만드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참여 방법은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본인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아파트 홈페이지에 공개적으로 알리는 방식으로 발소리를 줄이기 위한 슬리퍼. 가구에 쿠션 덧대기. 층간 소음 매트 깔기. 의자 다리에 커버 씌우기 등의 사진을 이벤트 게시판에 올리면 아랫집이 화답하는 것이다. 입주민의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추첨하여 30세대에 치킨 기프티콘을 상품으로 지급했다.

셋째, 더샾 백일장

아파트 이벤트 참여 게시판에 층간 소음, 공동생활 등 공동체와 관련된 단어를 주제로 4행시, 표어, 그림 등을 올려 입주민들의 재치 있는 작품 참여로 화기애애한 아파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기획 의도다.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우수작 3 가구를 선정하여 치킨 기프티콘을, 30세대를 추첨하여 편의점 상품권을 증정했는데 호응이 좋았다.

넷째, 목소리 재능기부

층간 소음이나 금연 등 안내 방송에 사용할 목소리 재능기부에 참여할 입주민을 모집하는 것으로 5~7세 어린이(1), 10대 청소년(1), 30~50대 성인(1), 60대 이상 어르신(1) 등 다양한 세대의 참여를 유도했다. 참여 방법은 공지사항의 원하는 부문에 참여 신청 후 관리사무소로부터 대본을 받아 집에서 핸드폰으로 녹음 완성본을 보내면 되는데 접수된 모든 녹음본이 방송으로 나갔다.

딱딱하고 영혼 없는 기계음의 방송은 정보 전달을 목표로 하고는 있지만 귀에 와 닿지도 않고 소음이라고 느껴질 때도 많다. 듣기 싫은 방송을 억지로 들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낭랑한 살아있는 사람의 소리, 특히 어린 아이와 청년, 어르신 등 내가 아는 이웃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귀가 활짝 열리지 않을까? 참여한 본인은 물론 가족과 이웃도 직접 호소하는 것으로 실감나게 들려 더 신중하게 배려하는 마음이 팍팍 우러나올 것 같다.

다섯째, 우리 윗집을 제보합니다.”

층간 소음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주는 윗집을 칭찬하는 글을 게시하는 것으로 <릴레이 프로젝트> 취지에 맞게 위층과 아래층 제보를 릴레이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웃이 층간 소음 최소화를 위해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며 덤으로 선물까지 받는 기분 좋은 참여. 칭찬과 선물을 받은 세대는 더욱 이웃을 배려하고 소통하며 행복한 아파트 생활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참여 방법은 아파트 홈페이지 이벤트 게시판에 우리집을 배려하며 조용하게 생활하는 윗집 칭찬글을 게시하면 우리 집은 물론 칭찬받은 윗집도 자동 응모되어 함께 상품을 받는 방식이다. 서로 칭찬하고 상품 받으니 이 아니 좋을 수 있겠는가.

여섯째, 층간소음 주제로 샌드아트 체험

층간 소음 나빠요는 누구나 알지만 단순 전달과 공지사항으로는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 특히 어린이들은 더욱 그런데 샌드아트로 층간 소음 교육을 진행하여 어린이들이 더 체감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정서적인 부분과 체험을 고려했다.

조해순 관리소장은 이 외에도 소통을 위한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입주민을 위한 힐링콘서트와 케이크 만들기, 줍깅이벤트, 아동 요리, 베란다 콘서트, 플리마켓, 목공 체험, 텃밭 체험, 업사이클링 화분 만들기, 리본 공예, 자연물 체험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이웃 간 소통 기회가 많아지고 민원이 최소화하는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했다.

조해순 관리소장의 민원 해결을 위한 소통과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노력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2006년 관리소장을 시작하며 꾸준한 노력으로 2011년부터 여성가족부, 충청북도, 청주시, 녹색청주협의회, LH한국토지주택공사, 환경부, 행정안전부 등에서 지역공동체 활성화 우수상, 최우수상 등 다양한 수상을 했다. 층간 소음 최소화를 위한 조해순 관리소장과 더샾청주퍼스트파크 입주민들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은 여러 지역방송에도 소개된 바 있다.

무음 실내화 업체에서도 협찬

 

소음방지 슬리퍼가 협찬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소음방지 슬리퍼가 협찬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층간 소음 최소화 성과로 굵직한 상들을 수상하고 공영 방송에 나가자 무음 실내화 업체에서 협찬이 들어왔다. 입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층간 소음 내 마음이 들리니? 약속해다짐 후속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9시에 각 세대가 약속한 부분을 아파트 게시판에 올리면 층간 소음 무음 실내화를 참여 가구당 세 켤레씩 상품으로 지급한다.

신규 아파트라 자생단체가 최근에 구성된 노인회 하나지만 입주자대표회의 때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안건은 중요 의제로 항상 논의하고 있다. 관리소와 관리소장은 시설 관리의 전문성을 갖춘 입주민을 위한 서비스 업무이지만 해결해 줄 수 없는 법적 부분은 중재를 통해 해소하고 있다.

행복한 음악회
행복한 음악회

 

아이들의 숲체험
아이들의 숲체험

 한 주민은 내가 30년 넘게 아파트 생활을 했지만 주민을 위해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 아파트 공동체 활동은 처음이다. 감사하다고 마음을 표했다.

공동주택 층간 소음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을 예민하고 피폐하게 만들고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입주민이 서로 배려하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층간 소음 관련 법적 강화를 병행해야 근본적인 해결이 될 것이다.

●박미라

2009년,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마을신문’의 시민기자, 편집장으로서 공동체와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냈다. 현재는 교육문화국장을 맡아 어린이·청소년·시민기자교육과 다양한 인문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작은도서관 활동가 등 직접 해결사로도 나선다. 청주시, 교육청 등의 각종 기록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