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힘 빠질라’ 초조한 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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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힘 빠질라’ 초조한 신인들
  • 충청리뷰
  • 승인 2023.07.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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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들 지난 대선에 총선 겨냥하며 정치판 등장
느긋한 친낙 중진들…회색지대에서 상황 주시中
대통령실-여당, 연말 李사법리스크 극대화할 듯
수해로 인해 이재명(오른쪽), 이낙연(왼쪽)의 명낙회동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다. 이제는 만남의 신선도도 떨어질 게 뻔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진영의 시각차다. 사진=뉴시스
수해로 인해 이재명(오른쪽), 이낙연(왼쪽)의 명낙회동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다. 이제는 만남의 신선도도 떨어질 게 뻔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진영의 시각차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기다리는 사람이다. 정권 출범 후 450일이 되도록 대통령과 독대(獨對)하지 못한 제1야당 대표다. 이런 분위기라면 둘 사이의 단독대면은 끝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다른 차원의 얘기지만 지난 대선의 당내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도 이 대표를 기다리게 만들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624일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제 책임도 있는 걸 잘 안다.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의미심장한 선언을 남겼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를 언제 만나느냐가 알쏭달쏭했던 이낙연 선언의 함의(含意)를 들여다보게 하는 열쇠로 보였다. 세간의 관심 속에 711, 명낙회동(이재명-이낙연 회동)’이 잡혔으나 전국적인 수해로 인해서 19일 약속까지 연거푸 두 번 모두 연기됐다.

다음 약속은 피해가 일단락될 때까지 순연이다. 만나기는 분명 만나겠지만 기약이 없을뿐더러 이제는 만남의 신선도도 떨어질 게 뻔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바라는 진영의 시각차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당내 구도를 친명(이재명), 비명(이재명), 친낙(이낙연)’으로 구분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대선 당시의 구분일 뿐이라는 것이다.

충북 도내 친명계 핵심인 원외인사 Q씨는 민주당 국회의원 중에서 철학적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명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지난 대선 당시 도내 국회의원 네 명 중에 변재일 의원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지만, 변 의원 역시 관계상친명일뿐 철학적 친명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Q씨는 명낙회동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Q씨는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를 꼭 만나야 할 이유는 없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미 파괴력을 상실했다. 만나봤자 특정 정치인을 챙겨달라는 부담스러운 청탁이나 받지 않겠느냐며 회동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충북 철학적 친명은 없어


변재일(청주 청원), 이장섭(청주 서원), 도종환(청주 흥덕), 임호선(중부3) 의원 등 도내 민주당 국회의원 네 명 중에서 친명은 관계상 친명인 변재일 의원이 유일하다. 나머지 셋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모두 친낙에 줄을 섰지만, 경선 당시의 진영과 상관없이 본선 승리를 위해 매진한 편이었고 대선 패배 후에는 비명즈음에 머물러있는 상황이다.

대선 후에도 치유되지 않는 민주당의 골 깊은 갈등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대두되는 강성 친명 당원들이 0.73%P 차 대선 패배의 책임이 이낙연 전 대표에게 있다고 간주하는 데서 비롯됐다. 지금도 이재명 대표를 겨누고 있는 대장동 의혹 제기가 이 전 대표 측에서 제기됐고, 그래서 대선 당시에도 방관하거나 적진으로 갔다는 이른바 수박낙인이다.

경선 당시 선명한 친낙이었던 이장섭 의원도 현재는 회색지대에 있다. 이장섭 의원은 친낙 감별을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로 사용되는 회기 중 불체포특권에 대해 찬성이면 친명, 반성이면 친낙이라고 하는데 나는 처음부터 찬성했다. 언론은 그렇게 구분하지만 지금 민주당 안에는 친명, 친낙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장섭 의원은 명낙회동에 대해서도 수해 때문에 연기됐을 뿐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만나지 않겠느냐? 두 사람 다 안 만나는 게 부담이지, 만나는 게 부담일 리는 없다면서 호사가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두 사람의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어찌 됐든 민주당의 앞날은 불투명하기 그지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2024년 총선 공천이 본격화되는 2023년 말을 전후해 이른바 ‘1심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판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다시 한번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는 모양새다. 대장동-백현동-대북송금 등 세 개의 칼날 중 세 번째 칼날이 다가오고 있다. 검찰이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이 대표 소환과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 위례·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서는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위기를 면했지만, 지난 6월 이 대표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상황이다.

Q씨와 이장섭 의원은 입을 모아 내년 총선에서 두드러진 계파 공천은 없다고 전망하는 것도 명낙모두 당내에서부터 기반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Q씨는 도내 친명 정치인들은 대개 신인이고 도전자다. 이 대표도 두세 명 정도에 도전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겠느냐. 다만 당선까지 살아남을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22대 총선에 첫 도전장을 던지는 신인들은 지난 대선 때부터 몸을 풀었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 하락이나 상실은 이들의 위기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떡잎부터 누렇게 시드는 격이다.

이에 반해 현재는 회색지대에 있는 과거의 친낙 의원들은 당내 정치에서 더 느긋하다. 이장섭 의원은 내년 총선의 공천기준은 친명이냐 친낙이냐가 아니다. 당이 어렵다. 오직 당선 가능성이 기준이 될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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