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점심시간이 4시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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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점심시간이 4시간이라니...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8.09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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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정기화물, 33도 이상일 때 3시간· 35도 이상일 땐 무려 4시간이나
외벌이 가정에 ‘내조 수당’ 지급.. 근속연금·자녀출산비용 등 복지 풍성

 

청주시 우암동 대신정기화물 본사
청주시 우암동 대신정기화물 본사

 

숨이 턱턱 막히는 폭염이 연일 기승이다.

이런 가운데 점심시간이 3~4시간이나 되는 회사가 있다. 청주에 본사를 둔 대신정기화물()(회장 오흥배)가 그 주인공.

대신정기화물은 여름철 기온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가면 근무시간을 과감하게 단축한다. 무더운 낮 시간대에 능률도 오르지 않을 일을 억지로 하게 할 게 아니라 직원 건강을 챙기면서 자기 계발로 업무 효율을 높여보자는 뜻에서다.

이 회사는 여름철 낮 기온이 33도 이상일 경우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3시간 동안 점심시간을 준다. 35도 이상일 경우는 오후 4시까지 무려 4시간을 준다. 점심시간이 이처럼 긴 회사는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파격적인 근무조건 아래 180여 직원들은 회사 안팎 어디에서든 운동이나 취미생활, 외국어 공부 등으로 건강을 챙기거나 자기 계발에 나서고 있다.

, 직원 중 단 한 명이라도 낮잠 자다 적발되면 이 제도는 없던 일로 한다는 게 회사 방침이다.

반바지 근무도 눈에 띈다. 회사가 제공한 회사 고유의 색인 초록색 반 팔 상의와 반바지를 입고 근무한다. 신발도 슬리퍼만 아니면 된다.

직원 A 씨는 회사가 파격적인 근무 분위기를 제공해 줘 직원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일한다점심시간이 3~4시간으로 길다 보니 일부 직원들은 업무가 밀린다며 일찍 들어와 일을 보는 경우도 있다. 다른 회사 직원들에겐 생소한 풍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바지를 입은 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반바지를 입은 한 직원이 걸어가고 있다.

 

직원 건강은 곧 회사 건강

 

대신정기화물의 복지 시스템은 대기업 못지않다. 오흥배 회장은 직원들이 건강하지 않으면 회사도 같이 병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처우 개선을 늘 강조한다.

이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 17~18년이 말해 준다.

대신정기화물엔 일반인에겐 생소한 내조 수당이라는 게 있다.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 가정에게 주는 수당이다. 배우자가 내조를 잘해 주면 직원이 더 열심히 일하고, 이는 곧 회사발전으로 연결된다는 확신이 바탕이다. 근속기간, 내조 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되며 최고 60만 원까지 받는 직원이 있다는 게 한 직원의 귀띔이다.

친환경 농산물을 월 2회 제공하고 명절(추석, )엔 제수 용품 세트도 지원한다.

자녀출산비용도 파격이다. 자녀를 출산하면 1인당 100만 원씩 400(4)까지 지원하고 산후조리비용 200만 원은 별도 지급한다. 재직 중인 직원이 결혼하면 축하금 1000만 원을 지원한다.

여직원 출산휴가는 무려 3(유급)이나 준다. 아이가 자라면 고등학교까지 월 최대 60만 원까지 양육수당도 지급한다.

대신 연금도 있다.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떠나는 직원에게 일정 연금을 지원해 노후 생활에 보탬을 주자는 취지다.

이외에 의료비 지원, 부모 요양 시 장기요양비 지원, 자녀 학자금 지원, 주택자금 대출지원, 동호회 활동비 지원, 본인 자기계발비용 지원도 한다.

 

대신정기화물은 경로당?

 

대신정기화물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국가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12000만 원을 반납해 화제를 뿌렸다.

직원들이 각자 받은 긴급재난지원금을 본인 명의로 기부하고 대신 회사가 상여금 형식으로 직원들에게 지급한 것이다.

오흥배 회장은 당시 코로나 19로 모두 힘들어 하는 데 대신 직원만큼은 어려운 이웃에 작은 도움을 주자는 뜻에서 아이디어를 냈다고 한다.

공부는 잘 못하지만 있는 대학생에게 주는 괴짜장학금도 있다. 오 회장은 2017년부터 충북대와 함께 호기심·끼 장학금을 운영 중이다. 대개의 장학금이 공부 잘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 장학금은 학업성적이 3.0 이하고 재능과 호기심, 끼를 가져야만 받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장학금이다.

대신정기화물은 경로당이라는 별명도 있다. 타 직장 은퇴자들을 재취업시켜 사회생활을 이어 나가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지금은 10여 명으로 줄었지만 한때는 60명이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오흥배 회장은 남을 우선 생각한다면 그 기운이 되돌아와 결국 기업을 튼튼하게 해 준다지역사회에서 받은 도움을 환원하면 결국 이 사회는 건강해진다는 진리를 실천해 나갈 뿐이라고 말했다

 

오흥배 회장이 이용하는 간이 사무실 겸 쉼터
오흥배 회장이 이용하는 간이 사무실 겸 쉼터

 

대신정기화물은?

대신정기화물은 오흥배 회장의 부친인 고 오주열 회장이 청주시 우암동에서 창업했다. 1956년 차량 3대로 문을 연 서울 쌀 상회가 전신이다.

지금은 전국에 8개의 물류거점과 801개의 영업소를 거느린 대표적인 향토기업으로, 본사와 영업소 직원을 합하면 종사자는 1만여 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내 택배 물량이 줄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신정기화물은 타 회사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경영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오흥배 회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 19 때 강원 지역에 영업소를 확충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편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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