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변경된 FC충주, 정상화 전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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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주 변경된 FC충주, 정상화 전망 불투명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8.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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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도 없고, 얼굴도 몰라” 단장은 징계 중...市, 예의주시
세미프로축구단인 FC충주 선수단이 지난 23일 선수 전원 명의로 대표이사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FC충주 선수단이 지난 5월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구단주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모습.

속보=위기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미프로축구단 FC충주가 새로운 구단주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정상화 전망은 일단 노란불이다.<본보 6월 2일자, FC충주 구단주, 갑질‧거짓말 횡포 논란>

지난달 25일 대한축구협회(KFA)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정위원회를 열어 FC충주의 신종수(57) 대표(구단주) 겸 단장에 대해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신 대표는 축구단 운영에 관여할 수 없는 처지가 되면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됐다. 다만 신 단장은 공정위에 이의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보다 앞서 같은 달 7일, 대한축구협회에 FC충주 대표가 황민호씨로 변경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이미 공정위 심의에 앞서 FC충주는 대표 황민호, 단장 신종수 체제로 변화된 상황이다. 따라서 신임 구단주 황민호라는 인물에 대해 충주지역의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알려진 바는 ‘대전시에 거주하는 40대의 사업가로 축구인은 아니다’라는 정도 뿐이다.

특히 FC충주 축구단의 선수와 코치진은 황 구단주로의 변경 계획이나 결과 등에 대해 1개월이 지난 7일까지도 통보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팀내 한 선수는 “신임 구단 대표자 변경이나 단장 징계 등에 대한 내용을 전달 받은 바가 전혀 없다”면서 “선수들은 상식적으로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필 감독은 “전달받은 바가 없다”면서 “임금 지급은 정상화됐다”고 밝히면서 말을 아꼈다.

황 대표는 지난 4일 예정했던 첫 기자간담회를 돌연 건강상의 이유로 무기한 연기했다. 이날 오전 황 대표는 충주시를 방문해 FC충주 담당 관계자를 면담한 뒤 브리핑룸을 들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신임 구단주의 충주 등장이 미뤄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충주시 관계자는 “신 단장을 통해 기자간담회 개최 계획과 취소를 알려와 기자단에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구단주와 접촉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프로필이나 운영계획 등도 제출해 줄 것을 축구단에 요구해 받았다”며 “서류에 연락처도 없다”고 답했다.

기자간담회 돌연 취소

본보는 황 구단주의 연락처를 확보해 전화 접촉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문자를 통한 인터뷰 요청에도 확인만 하고 반응이 없었고, 8일 시도한 전화도 받지 않았다. 신 단장 또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 단장에 대한 KFA 공정위의 징계 사유는 코치 선임 및 선수 등록위반(6조 13항 지시 및 규정위반) 등의 판단으로 자격정지 6개월로 심의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심의 이전에 시정 요구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해 규정 위반인 것으로 KFA는 밝혔다. K4에 속한 FC충주는 시민구단에서 벗어나 지난 2월 공식 출범한지 4개월도 안 돼 선수단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구단주와 선수들 간 갈등을 빚었다.

지난 5월 23일 FC충주 선수들은 39명 전원 명의로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 구단주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선수들은 발표한 성명서에서 구단주가 “감독과 코치, 선수 몇 명이 모사를 꾸며 유언비어를 선수들에게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감독과 지인이 모두 한통속과 패거리다”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성명서는 특히 라커룸에 감독과 코치, 선수들을 소집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선수들이 심한 트라우마에 빠지게 됐다고도 했다. 밀린 급여 등을 감독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성명서는 전한 바 있다. 당시 구단주의 발언 이후 코치는 사직 의사를 밝히고 팀을 떠났다. 이후 코치를 상당 기간 동안 구하지 못한 것이 이번 징계에 이르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에 신 대표는 주장 선수 등 10여 명을 훈련 참여 제한, 경기출전 금지, 훈련장 출입 금지 등 조치를 취해 보복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또한 신 단장은 거짓말 논란을 낳기도 했다. 기자와 두차례 직접 만나 나눈 대화 내용 중 “팀 해체(정리) 발언을 한 적 없다”, “새로운 구단주가 나타나면 인수인계 하고 떠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전후 언행과 배치됐기 때문이다.

신 단장의 일련의 이런 사안은 현재 선수단과의 소통 부재로 연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신임 대표를 황민호씨로 변경하는 과정이나 그 결과를 전혀 공유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모르지 않는 충주시의 입장은 어정쩡한 입장이다. 시는 FC충주와 ‘K4리그 연고지 협약’을 맺고 있어 얼마든지 적극적인 지도나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판단되지만, 그렇지 않아 일각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 시장, 면밀히 주시 중

하지만 협약서 내용을 들여다보면 세부적이지 못한 규정으로 인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협력사항’을 적극 해석하면 연고지 협약 해제나 재협약 불가 사전 예고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선수단의 정상적 운영 의지와 실행이 보일 경우 당근책으로 점차적인 운영비 지원을 늘려나가는 시책도 필요해 보인다.

이를 감안한 듯 조길형 충주시장은 지난달 26일 가진 시정 기자간담회에서 "(FC충주에 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어디까지 손을 대야 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장의 징계 및 신임 대표가 나타난 상황에서 FC충주를 면밀히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 관계자의 반응과 일치되는 것으로 ‘결단’의 시기가 도래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신 단장의 징계 확정 여부, 황 대표의 획기적인 구단 운영 상황이 FC충주 정상화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정상화의 선행 요건은 선수단과의 소통 부재 일소로 보인다. 충주시와 FC충주의 연고지 협약 기간은 오는 12월 말까지다.

한편, 시즌 초반 K4리그 선두권을 유지하던 FC충주는 현재 8승 5무 6패 승점 29점으로 8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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