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금석A2 LH아파트, 일부 보강철근 누락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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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금석A2 LH아파트, 일부 보강철근 누락 ‘불안’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08.0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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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無梁)판 구조...101개 기둥 부근 누락, 9월 말까지 보강 예정
국토부 발표, 15곳 중 5곳은 ‘LH 직접감리’...원인은 ‘LH 카르텔'?
충북 음성금석A2 LH아파트 지하주차장 보강공사 주민설명회에 많은 주민들이 참석해 박철흥 LH 본사 부사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15곳에서 일부 철근이 누락됐다는 결과가 나와 파장이 이는 가운데, 충북에선 음성 금석A2 지구가 유일하게 해당됐다.

국토부가 전국의 LH 무량(無梁)판 아파트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이날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철근 누락에 해당하는 LH 아파트 15개 단지의 설계사와 시공사, 감리 담당사를 공개했다. 해당 15개 현장은 △음성금석 A2 △파주운정3 A34 △충남도청이전 RH11 △수서역세권 A3 △수원당수 A3 △남양주별내 A25 △공주월송 A4 △아산탕정2 A14 △오산세교2 A6 △양주회천 A15 △파주운정3 A23 △인천가정2 A1 △광주선운2 A2 △양산사송 A8 △양산사송 A2 단지로 총 1만1234가구 규모다.

이 중에 입주를 마친 곳이 5개, 입주 중인 곳 3개, 입주 예정 1개, 공사 중 6개 단지로 나타났다. 철근 시공이 일부 누락된 원인은 설계 미흡 10곳, 5곳은 시공 미흡으로 분류됐다. 현재까지 보강이 완료된 곳이 3개, 보강 중 3개, 보강 예정 9개 단지다. 음성군 금왕읍에 소재한 금석A2 국민임대아파트의 경우는 설계는 제대로 됐지만 시공 오류로 확인돼 보강을 준비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준공돼 500세대 중 350세대가 입주해 있다. 주차 가능 대수는 504대이며 지하 312대, 지상 192대다. 현재는 280대가 등록돼 있다.

지난 7일 LH는 금석A2 아파트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해당 아파트의 부실시공 현황 및 보강 대책 등을 설명하고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박철흥 LH 본사 부사장과 충북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사과의 말과 함께 구체적인 보강 공사 계획을 설명했다. 음성군도 조병옥 군수 등이 참석해 주민들의 안전에 관심을 나타냈다.

사과의 말을 거듭 전한 박 부사장은 “철근 누락의 구조 보강은 9월 말까지 완료할 것”이라며 “이후 제3의 기관을 통해 별도의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군수는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관리사무소와 금왕읍에 부탁해 LH와 협업을 통해 걱정 없이 보강공사를 마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건물 없는 지하주차장 슬라브 부위”

LH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문제가 된 금석A2 지하주차장 슬라브(천장)의 공법은 기둥식과 무량판 방식이 혼합됐다. 아파트 바닥구조 공법은 벽식, 기둥식, 무량판식으로 나뉜다(이미지 참조). 이곳은 전체 기둥 315개소 중 해당 지하주차장은 123개 중에서 무량판과 연계된 101개 기둥 부근의 슬라브에 수직보강철근(띠철근)이 미시공 됐다.

즉 종과 열로 배열된 주철근을 기둥 부근에서 연결해 묶어 주는 3~7개의 수직보강띠철근이 누락돼 상부 하중 지지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에선 과하중 지지를 위한 이 보강철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LH관계자는 “만약 슬라브가 무너질 정도의 충격이나 하중이 발생할 경우 아래층으로의 추락을 방지하는 지지력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 전근보강철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LH에 따르면 무량판 공법은 공공기관에서 지난 2017년부터 적용됐다.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공기의 단축 등 경제성이 높아 선호 경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주거 동을 피해 지상주차장이나 조경시설, 어린이놀이터 등 비교적 하중이 적은 부분의 지하주차장 슬라브에 주로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금석A2 지구는 시공 과정에서 다른 설계도면을 적용하는 바람에 지하주차장의 해당 기둥 슬라브 부근이 아닌 바닥 부근에 보강철근을 시공하게 됐다는 것. 결과적으로 기둥 슬라브 부근이 아닌 바닥 부근에 수직보강철근을 과설치했다는 결론이다. 이를 LH는 ‘오시공’으로 표현했다.

주민들 “다른 부분은 괜찮나”

이에 주민들의 불안감은 높은 상황이다.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입주 승인은 해주고 (이제 와서)도면 해석이 잘못됐다고 한다”며 “(지하주차장 분야만 아닌) 다른 부분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한 “보강 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나”, “안전진단 업체 선정은 믿을 수 있나”, “어느 부분까지 다닐 수 있는지 불안하다. 불안해서 애들을 놀이터에 내보낼 수 가 없다.”, “계약기간이 2년인데 그 때까지 살아야 하나”, “보강 후 정밀안전진단 결과까지 얼마나 걸리나” 등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답변에서 LH 관계자들은 “시공 관계자들이 무량판 공사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빚어진 것 같다. 다른 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고, 전분야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것이다”. “보강과 안전진단을 제3의 기관을 통해 실시하겠다”, “공사 때 중장비들이 다지기 공사 등이 진행됐지만 지금까지 균열 등 조짐이 전혀 없다”, “계약 해지권은 본사에서 검토하고 있다”, “양생 기간 등을 감안하면 보강 후 안전진단 결과까지는 10월말까지 예상된다”는 등의 답변을 내놨다. 아울러 공사 기간 촬영된 사진을 방증 자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구조보강 공법에 대해서는 서울대병원 지하주차장에 적용된 앵글형 강판 접합식으로 기둥에 앵커볼트를 박아 설치하는 방식으로 설명했다.

한편, 보강철근이 빠진 채 건설된 음성금석A2지구 현장 등의 감리업체에 LH 퇴직자가 근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리업체에 LH 퇴직자가 재취업해 전관 특혜가 의심되는 대목이라 향후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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