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복고(復古)를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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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서 복고(復古)를 권함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08.22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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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칼럼 [외딴 우물] -이재표 편집국장

그때 충북에서는 4개 선거구에서 2명씩 모두 8명의 국회의원을 뽑았다. 충북의 국회의원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8명이다. 이에 반해 당시 전국의 지역구 국회의원은 154명이었으나 지금은 253명이 됐다.

충북에서 여당은 3명뿐, 야당은 무려 5명이 당선됐다. 청주청원 선거구에서는 전국에서 단 3명의 당선자를 내는 데 그친 초미니 정당 후보가 31.28%1등을 차지했다. 4선이었던 제1야당의 거물은 30.22%2등 당선, 여당 3선은 29.32%로 낙선했다.

도대체 언제의 얘기일까? 놀라지 마시라, 지금으로부터 45년 전, 19781212일에 실시한 10대 총선 결과다. 1등으로 당선한 이는 청주대 419 주역인 김현수 민주통일당 의원이다. 훗날 자민련 당적으로 민선 첫 청주시장을 지낸 그 김현수다.

2등으로 당선한 이민우 신민당 의원은 45대 청주, 7대 전국구, 910대 청주청원, 12대 서울 종로에서 마침내 6선 의원을 지냈다. 낙선한 이는 일본군 소위 출신으로, 1965년 예편한 뒤 정계에 입문한 뒤 여당인 민주공화당으로 3선 고지에 오른 민기식 예비역 육군 대장이었다.

당시 대통령은 박정희였다. 국회의원은 정수 231명의 3분의 2154명만 직접선거로 뽑았다. 나머지 3분의 177명은 간접선거로 뽑았는데, 대통령이 추천하면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승인하는 방식이었다. 사실상 임명직인 유신정우회, 이른바 유정회 국회의원이다.

정치는 독재였지만 국민은 민주적이었다. 서울특별시, 부산직할시를 포함한 11개 시도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절반 의석을 초과한 곳은, ‘믿기지 않겠지만단 한 군데도 없었다. 한 번 더 놀라야 한다. 1야당인 신민당이 승리한 곳은 서울과 부산, 충북뿐이었다.

지역감정은 없었다. ‘설마?’ 하는 분들이 있을 듯해서 증거를 제시한다. 전북은 공화당 6-신민당 4, 전남은 공화당 8-신민당 7이다. 경북은 공화당 9-신민당 8, 경남은 공화당 8-신민당 7이다. 물론 2명을 뽑는 중선거구제의 영향이기도 하겠지만 득표율에서도 지역감정은 없었다. 민주통일당 3명 외에 무소속 당선자도 22명이나 됐다.

지금은 국민의힘 후보가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가 영남(부산 일부 제외)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는 일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이 얘기는 호남이나 영남에서 각각의 양당 후보는 공천=당선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식이 성립한다는 얘기다.

차라리 45년 전, 그때처럼 뽑자.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 그대로 한다면 100개 선거구에서 2명씩 200(3분의 2)을 뽑으면 된다. ‘나머지 100(3분의 1)을 대통령이 추천하자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별과 나이, 지역, 직업, 계층, 취향 등을 고려해 정당이 추천한 후보를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면 된다.

복잡한 계산식이 필요없다. 1%는 비례 1명, 10%는 비례 10명이다. 냄비 속 국물(국민)’숟가락의 국물(의원)’ 맛이 다른 부조리를 바로잡는 길이다. “가칭 동성애당1%를 득표해 비례대표 100석 중 1석을 차지했다는 뉴스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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