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오히려 관광에 종속될 것”
상태바
“문화가 오히려 관광에 종속될 것”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8.23 1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도, 문화재단에 관광 접목 충북문화관광재단으로 재편 추진
​​​​​​​김영환 충북도지사 핵심사업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담당할 듯
충북도청 전경
충북도청 전경

 

충북문화재단이 충북문화관광재단으로 대폭 성격이 바뀐다. 충북문화재단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일부 개정정관안 등을 정관 심의 의결했다. 9월 도의회 승인 과정을 남겨놨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문화재단은 충북도 출자출연기관이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사장이고 김갑수 대표가 조직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2009년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201111월 출범했다.

문화재단에 관광이 들어가게 된 것은 김영환 지사의 핵심사업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 관계자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관광 전담기구가 없는 곳은 충북과 세종뿐이어서 문화와 관광을 합친 문화관광재단으로 재편하는 것이라고 하나 그 중심에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있다.

당초 충북도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실현을 위해 관광 전담기구 설립 혹은 기존의 기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렇지만 관광 전담기구를 만들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 충북개발공사에 관광을 접목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충북도의회 건설소방환경위원회는 적극 반대했다. 개발공사와 관광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고 개발공사가 관광업무를 하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개발사업을 하는 개발공사와 관광은 서로 접점이 없다.

 

취임 1주년 기념식서 나온 돌출발언

 

그러더니 김 지사는 지난 73일 열린 취임1주년 기념식에서 갑자기 충북문화재단을 충북문화관광재단으로 재편해 참신하고 실행력있는 관광전략을 수립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인들과 아무런 협의없이 불쑥 나온 발언이다. 그러자 일부 문화예술계는 반발했다.

충북예총 쪽은 아무 말이 없고 충북민예총은 반대했다. 충북민예총은 같은 달 5일 성명을 내고 충북문화재단은 지역사회에서 오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 속에 법적·제도적 보완을 통해 설립했다. 지방재정법 및 관련 조례에 근거해 충북 각 시·군에서 출연한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충북문화관광재단으로 재편하려면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 법적 제도적 보완에 기반해야 하는데 자기 정치의 볼모로 삼아 충북을 무시하고 문화예술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김 지사의 일방적 선포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청취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 재단 재편 과정에서 충북문화재단 기금이 관광산업을 위한 충북문화관광재단 기금으로 전환될 수 있는가에 대해 충분한 법률적 논리를 갖출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충북도와 문화예술계와의 간담회는 없었고 밀어붙이기로 일관했다고 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요즘 문화와 관광을 합치는 추세다. 전북은 문화관광재단, 경북은 문화관광공사, 충남은 통합 중이다. 충북은 문화재단에 3개팀 15명 정도의 관광 전담조직을 신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문화가 오히려 관광에 종속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특히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업무가 김 지사의 핵심사업이기 때문에 우려를 많이 한다.

충북문화재단 이사인 이동원 충북민예총 회장은 관광조직 신설 안건은 문화재단 정관 일부개정이 아니라 전면개정에 가깝다. 문화재단은 도지사의 공약에 기반한 정책 수행에 복무해야 하는 조직이 아니며 도민의 공익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관광분야 전문가가 상근대표로 오면 충북의 기초예술은 관광산업에 종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광 환경 농업을 모아놓은 사업

 

김 지사는 지난해 도지사 선거 후보시절부터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을 주창했다. 공약에도 가장 먼저 들어갔다. 그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충주호·대청호 등 757개의 호수와 백두대간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충북을 재발견하고, 정체성과 브랜드를 바로 세우는 더 살기좋은 충북프로젝트라고 한다.

3대 전략사업은 레이크파크()+마운틴파크()+시티파크()라고 한다. 레이크파크는 수자원의 가치 재발견을 통해 친환경적 힐링 공간을 확충하고, 자연경관과 문화 및 과학기술을 접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 이를 위해 청남대 국민관광지 명소화, 미호강 맑은물사업 및 경관조성, 수상레저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이어 마운틴파크는 백두대간 중심의 산림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조성하고 머물고 싶은 기반확충을 꾀한다고 한다. 주요사업은 트리하우스 조성, 체류형 힐링 휴양공간 확대, 2수목원 조성, 국가정원 및 생태 탐방로 조성 등이 있다.

시티파크는 폐자원에 대한 재해석으로 도민 삶의 질을 높이고, 원도심과 농어촌의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생활인구 확대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원도심 활성화, 귀농 귀촌 지원시설 확대 등이 주요사업. 이렇게 되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관광 환경 농업분야 사업을 다 모아놓은 것이 된다. 범위 또한 너무 넓어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