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 이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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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이분법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08.3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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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슨 편가르기 게임을 하는 것 같다. 후쿠시마 오염수 찬성, 반대에 따른 개인의 의사로 그 사람이 과학적이냐 비과학적이냐를 나누고, 조국과 그의 자녀 조민의 활동에 대해 지지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민주당과 민주당을 나누는 듯하다.

무슨 사다리 타기 게임도 아니고, 개인의 정치적 성향 및 사회를 바라보는 태도를 몇 가지 키워드로 구분 짓고 정리해버릴 수가 있나.

그만큼 우리 사회는 서로에게 불만이 쌓여있다. 자신과 다름혹은 같음을 확인한 순간 친구가 되기도 하고 친구였다가 또다시 적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비과학적이며, 비논리적인 세상이 구현된 적이 있었던가. 아니면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원래 그런데 감추고 있었던 것인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결국 국제사회의 많은 우려에도 강행됐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부 과학자들이 괜찮다라고 했다며 사실상 찬성입장을 보였다. 원자력 단체인 ‘IAEA’의 뒤에 꼭꼭 숨어버렸다. 정부가 오히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들에게 비과학적이라며 손가락질한다.

적어도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출 대신 다른 방법들을 왜 고려하지 않은 것인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이미 다른 대안들이 있는 데 굳이 비용절감을 위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이기심을 그저 과학적이다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그래, 백번 양보해 과학적이라고 치자. 한국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또 대체 뭔가. 오염수 방류에 대한 사실상의 찬성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국제적인 외교 또는 경제적인 이익 등을 취할 수 있는가.

물론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 등 인근 국가들과 전세계가 만류한다고 해도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강행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의 이기심에 한국 정부가 동조한다고 해서 정작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잃을 것들이 더 많지 않나.

최근 청와대에서 점심시간에 3000원짜리 회식(?)’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치가 결국 선거 때 어묵먹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참담하다. 생계를 위협받게 될 어민들과 수산물을 매일 밥상에 올려야 하는 국민들이 받게 된 불안에 대해 여전히 과학이니 믿어라고 말한다고 해서 쉽게 잠재울 수 있겠는가.

심지어 일부 과학자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입증된 것이 없다라고 주장한다. 또 그린피스와 같은 환경단체들도 인접국가인 한국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달라라고 조언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누군가는 그런다. 1년 동안은 괜찮다며, 1년 동안 수산물을 먹겠다고 한다. 30년 동안 오염수를 방출하니까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30년 후는 어쩔 건데, 되묻고 싶다. 우리가 지구를 떠나도 우리의 후손은 화성에 가지 않는 한 이곳에 살아야 한다. 이것이 단지 민주당의 선동이라고 치부하는 국민의 힘의 오만은 뭘까. 정말 민심을 너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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