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려주면 계약금 환불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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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려주면 계약금 환불해 주겠다”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9.0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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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사직 로얄클래스, 전세 피해자에게 황당 조건 제시···분양대행사 직원도 고소하라
엉터리 건물 지어놓고 피해자에게 갑질 비난···쪼개기 건축 허가한 청주시도 원인제공

 

청주시 사직사거리 로얄클래스 관계자가 전세계약 피해자에게 충청리뷰 기사 내려주고 분양대행사 직원을 고소하면 계약금을 돌려주겠다는 황당 조건을 제시했다.

 

분양 저조로 급기야 공사 중단, 경매에 전기마저 끊긴 로얄클래스 측이 전세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기사를 내려주고 분양대행사 직원을 고소해 주면 계약금을 환불해 주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갑질 비난을 사고 있다.

로얄클래스는 청주시 사직동 사거리에 114개 동 122세대 규모로 신축된 오피스텔로, 2개 동만 준공검사가 나고 나머지 2개 동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공사가 중단된 한 개 동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들이 유치권 행사에 들어가 경매에 부쳐졌으며 지금은 채권자 중 한 명이 경매를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된 2개 동도 분양이 제대로 안돼 텅텅 비어 있는 데다 건축주가 전기료를 체납해 지난 5월부터 전기가 끊긴 상태다.

 

기사 내려주면 계약금 환불?

 

직장인 박 모 씨는 이 아파트 전세 계약 피해자다. 아주 저조한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이 아파트 전세 계약자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게 주변 부동산 업계의 전언이다.

박 씨는 202111월 이 아파트 2단지 9903(전용면적 60.73)26400만 원에 전세 계약했다. 건너간 계약금은 2120만 원이었다.

계약금이 10%2640만 원이 아니고 2120만 원인 것에 대해 박 씨는 처음엔 계약서에 22120만 원을 썼는데 자신도 모르게 회사 쪽 사람들이 26400만 원으로 수정한 특약사항을 추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씨는 또 전세 보증보험 가입 조건으로 계약했는데 이 물건이 신탁된 부동산이어서 보증보험 가입이 거부됐다고도 했다.

이 아파트는 보증보험 가입 가능 금액이 14000만 원(공시지가(11400만 원)150% 90% 이내)이었는데 전세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22120만 원이어서 애초부터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다.

자신을 속여 계약이 이뤄졌다고 주장한 박 씨는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해 내용증명을 보내 임대차 계약 해제 및 취소로 인한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런데 이후 접촉한 회사 쪽 직원은 황당한 요구를 해 왔다. 아파트 최초 분양 대행사 직원 2명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충청리뷰에 실린 기사를 내려주면 계약금을 환불해 주겠다는 갑질 요구였다.

박 씨는 회사 쪽 직원이 자신들도 피해를 입었으니 최초 분양대행사 직원들을 고소해 주고, 충청리뷰에 실린 로얄클래스에 대한 비판성 기사를 내리도록 해 준다면 계약금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전세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말 같지 않은 조건을 내걸어 흥정하는 게 가당치나 한 일이냐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이 같은 행태가 우리 지역에서 일어나다니 그냥 넘어갈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비난했다.

 

공사가 중단돼 공사비를 받지 못한 하청업체들이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다.

 

청주시 쪼개기 건축허가가 문제

 

인천에 본사를 둔 K종합건설은 2015년 건축허가를 받아 청주시 사직동 6~168 일대 3851114개 동 122세대(오피스텔 88세대, 다세대주택 34세대)를 신축했다.

그러나 건축허가 8년이 지나도록 4개 동 중 2개 동만 준공되고 나머지 2개 동은 현재 공사가 중단돼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문제는 규제가 많은 주택법을 피하기 위해 대지를 4개로 쪼개 건축법에 따른 허가를 신청한 건축주의 편법 꼼수를 뻔히 알면서도 청주시가 그냥 넘어갔다는 점이다.

쪼개기 건축이 가져올 문제점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건축허가를 내줘 결국 지금의 로얄클래스 사태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로얄클래스는 동간 거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데다 공유면적이 일반 아파트보다 많아 전용면적이 좁고, 분양가는 높아 분양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얄클래스는 전기료 체납으로 수개월째 단전된 상태다. 이 때문에 유일하게 24층에 살고 있는 베트남 귀화인 김 모 씨는 전기가 끊겨 애먼 피해를 입기도 했다. 다행히도 한전과 HCN 충북방송 등의 도움으로 지금은 전기와 TV, 인터넷 등이 연결돼 있다.

시민 A 씨는 청주 도심에 제대로 팔리지도 않을 아파트를 지어 청주에 부담을 주는 것도 모자라 전세 피해자에게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걸어 환불 흥정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청주시는 사유재산이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말고 허가 기관으로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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