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입구에 24시간 주차시켜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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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입구에 24시간 주차시켜 ‘갈등’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9.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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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분평사거리 코너 ‘대포항’ 입구에 교대로 주차···영업 방해 의도
이웃 대기업 의류매장 건물주, 교통사고 줄이기 위한 것 강하게 반박

 

청주시 분평사거리 모퉁이에 있는 횟집 대포항 입구에 다른 건물 소유주 이 모 씨가 24시간 주차를 하는 바람에 이웃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청주시 분평사거리 모퉁이에 있는 횟집 대포항 입구에 다른 건물 소유주 이 모 씨가 24시간 주차를 하는 바람에 이웃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분평사거리 모퉁이에는 대포항이라는 조그마한 횟집이 있다. 2층짜리 이 횟집(행정구역은 미평동)은 사거리 코너에 위치해 음식점 자리로는 최고로 꼽힌다.

그런데 이 대포항을 둘러싼 이웃 간 갈등과 분쟁이 수년째 벌어지고 있다. ‘24시간 주차때문이다. 횟집 쪽에서는 손님들에게 통행 및 주차 불편을 줘 영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반면 반대쪽에서는 교통사고 위험이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주차라고 반박한다.

시민들은 이를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대포항 주인은 대지 13평에 2층 건물 식당을 운영하는 소시민에 불과하고, 상대는 대지 수백 평에 3층 건물을 소유하고 1층에 대기업 의류매장 대리점을 운영하는 재력가여서다. 재산상으론 횟집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청주시 서원구 미평동 2~1 대포항 횟집은 17년째 영업 중이다. 그전에는 적벽돌 판매상이 있었다.

대포항 자리는 분평동 1순환로(6차로) 사거리 코너여서 한눈에 봐도 노른자 땅 임을 알 수 있다.

20여 년 전 이 땅을 현재 분쟁의 한 축인 이 모 씨가 매수하려고 했는데 전 땅 주인이 이 씨가 아닌 현 대포항 주인인 김 모 씨에게 매각했다.

일각에선 이 씨가 당시 이 땅을 매입했더라면 사거리 코너 전체를 확실하게 소유하게 돼 엄청난 부동산 혜택을 누리고 있을 거라고 평가한다.

옆에서 이 땅(대포항)을 바라보는 이 씨의 심정이 어떤지를 짐작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대포항 주변 땅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 씨와 김 씨 땅 사이에 복개된 도랑이 놓여 있고 횟집 땅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유 땅 13평이 붙어 있다.

자산관리 땅은 횟집 주인 김 씨가 정식으로 대부를 받았는데 이곳에 건물을 들인 사실이 누군가의 투서로 밝혀져 벌금을 물고 현재는 철거한 상태다.

도랑(구거) 역시 양쪽 건물이 들어서기 전 대포항 옆 다른 건물 주인이 도로점용허가를 먼저 받아 주차장으로 사용해 왔다.

그런데 대포항 입구 일부를 도로점용허가 받은 이 씨가 볼라드와 규제봉 7(이중 3개는 철거)를 설치해 차량 통행을 불편하게 하고, 자신 땅 경계인 도랑엔 흰색 승용차와 SUV 차량을 번갈아 가며 24시간 주차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대포항 이용 손님들이 출입과 주차하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 노 모 씨는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 조그마한 횟집을 상대로 차량 통행에 불편을 주고 영업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행위는 장사가 안되게 해 이 땅을 차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있는 사람이 너무한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 김 모 씨는 이 씨는 세월호 참사 때 무사하길 기도한다면서 세일을 해 비난을 산 적이 있고 이것이 문제가 돼 코오롱 본사가 사과와 함께 영업영지 6개월 조치를 내렸다고도 했다.

 

이 씨의 2014년 4월 세월호 감사 세일 내용
이 씨의 2014년 4월 세월호 감사 세일 내용

 

20만 원 들여 소변금지 푯말 부착

 

이 씨는 영업방해 비난이 일자 강하게 반박했다. 볼라드 등은 청주시로부터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설치했고 이는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씨는 24시간 주차에 대해서도 국유지(도랑)여서 누구나 주차할 수 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대포항 이용 차량들이 입구를 막는 일이 벌어져 더 큰 혼란이 빚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월엔 누군가에 의해 주차 차량이 파손된 적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내 건물에 입주해 있는 의원과 가게 문을 닫는 밤 10시 이후 건물 뒷편 주차장을 무료 이용하라고 대포항에 제시까지 했는데 무슨 영업방해냐고 말했다.

이 씨는 대포항 이용 손님들이 술 먹고 펜스에 대고 오줌을 누곤 해 의원 근무 간호사들이 깜짝 놀란 일이 있어 20만 원을 주고 소변 금지푯말을 붙여 놓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거 도로점용허가가 잘못됐다며 관련 공무원을 문책한다는 공문을 청주시 서원구청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씨는 또 이웃끼리 왜 그러느냐고 하는데 그건 내가 할 소리다. (식당에서)주차면 한 대도 없이 영업하는 건 국유지 사용 등 국가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했다.

양쪽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주변에서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민들은 인심이 참 삭막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대화를 통해 양쪽 모두가 상생하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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