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죽리마을 반란...농촌 재생의 꽃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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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 죽리마을 반란...농촌 재생의 꽃 승화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09.21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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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민간주도 마을만들기 시작, 전국적 벤치마킹 대상지 부각
빈집 모두 철거 귀농인 집 변신, 소시지 체험마을 인기...인구 증가

 

 

경관과 소득이 함께하는 마을로 대변신한 증평 죽리마을. 주민들이 마을 쉼터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고 있다.
경관과 소득이 함께하는 마을로 대변신한 증평 죽리마을. 주민들이 마을 쉼터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고 있다.

 

농촌 마을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한 시골마을이 있다.

10년 만에 대변신한 증평군 죽리마을이 주인공이다. 민간 주도의 마을 만들기 성공모델로 꼽히는 이 마을은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지로 떠오를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09135명이었던 죽리마을은 2010129, 2011124, 2012119, 2013117명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인구가 줄면서 슬레이트 빈집과 무너진 담장, 깨진 유리창과 폐쇄된 마을회관, 곳곳에 방치된 유휴공간 등으로 마을 경관은 훼손되고 안전을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마을이 2013624일 민·관 농촌현장 포럼 개최를 계기로 마을 만들기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기를 10, 죽리마을은 현재 63가구 132(65, 67)으로 인구가 늘었고 농촌 재생의 꽃으로 불리고 있다.

 

전국서 견학 발길 이어져

 

경북 청도군의회 의원 등 16명은 지난 816일 농촌마을의 빈집활용과 활성화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죽리를 방문했다.

앞서 630일에는 괴산증평교육지원청 교장단 17명이 죽리에서 리더십 역량강화 교육을 했으며 91일에는 충남 공공기관 노조 임원 36명이 이곳에서 워크숍을 가졌다.

지난 54일엔 진천 소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5급 승진관리자과정 교육생 18명이 견학차 방문했고 지난 12일엔 경북 군위군 효령면 주민 40여 명을 비롯해 화순, 태안, 양구, 제천, 구미, 여주, 합천 등 올 한해 전국 17개 마을 540여 명의 주민이 마을을 다녀갔다.

김영환 지사도 지난 1일 이곳을 찾았다. 그는 골목 투어와 함께 빈집 활용, 귀농의 집 운영, 소시지 체험마을 운영사례 등을 살펴 보고 주민들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죽리마을이 농촌 마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고 나아가 마을 만들기의 전국적 성공모델이 됐다고 평가했다.

 

소시지 체험마을을 방문한 외지인들이 직접 만든 소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소시지 체험마을을 방문한 외지인들이 직접 만든 소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그동안 무슨 일 있었나

 

죽리마을의 대변신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 가능했다. 처음부터 이 사업을 이끌어 온 김웅회(68) 이장은 주민 모두가 일궈 낸 성과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2013624일 마을 만들기 이해를 위한 현장포럼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모두 여섯 번 포럼을 열어 마을 비전과 목표를 설정했다. 우선 사람의 생각 바꾸기를 통해 마을 가꾸기 추진에 나섰다. 20144월 이후 22회에 걸쳐 351명이 참여해 꽃길 조성 및 마을 청소를 했다.

빈집도 모두 철거했다. 20209월 강 모 씨 소유 빈집 철거를 끝으로 15가구를 없애 빈집 없는 마을을 만들었다. 철거된 빈집은 서울에서 내려온 귀농인의 집으로 바뀌었다.

빈집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770에 공유형 마을 주차장을 조성했고 다른 빈집 238엔 마을광장과 포토존, 주민커뮤니티 공간 등 대나무 공원을 만들었다.

방치된 옛 우물터 416를 복원해 박샘(표주박 샘)공원을, 골목길 30가구 담장 정비와 도색, 파타일을 조성해 담벼락 마을 미술관으로 변모시켰다.

휴먼웨어 손잡기도 추진했다. 마을학교(배움터)를 운영하고 문해교육 등 학습프로그램을 통해 문해 학습자 시인(연철희·67)과 문해학습 화가(신성남 ·86)를 배출했다. 2019년 치매안심 제1호 마을로 지정돼 선별 검사 및 인지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죽리마을은 경관과 소득이 함께하는 마을이 됐다. 죽리판 구엘 공원과 담벼락미술관에 소시지 체험마을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소시지 체험마을은 2018년 이후 방문객 4500여 명에 5000여 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죽리초등학교의 학생 수 증가는 반란 그 자체다. 20201학급 15명이던 신입생이 이듬해 2학급 26명으로 늘었다.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내몰리는 농촌학교에서 볼 수 없는 현상이 죽리초에서 일어난 것이다. 전체 학생 수도 82명에서 105명으로 늘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 마을에 사는 초등학생이 20150명에서 2021년엔 6명이 됐다는 점이다.

살기 좋은 농촌마을로 입소문 나면서 매년 20회 이상 각종 매스컴을 타며 전국에 소개되고 있다.

김웅회 이장은 죽리마을의 변신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외국인들도 찾아오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증평군 미래전략팀 이찬우 주무관은 마을 사람들의 생각 바꾸기가 소득, 체험을 기반으로 한 자립형 마을을 만들었다고 했다.

증평군은 죽리마을의 성공을 바탕으로 도안면 화성리 폐농협 창고를 귀농귀촌지로 탈바꿈시키는 등 증평 전역에 마을만들기를 전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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