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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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사실
  • 김민정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
  • 승인 2023.09.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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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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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구가 되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도 불과 2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른 고령화속도를 보이고 있다. 빠른 고령화는 낮은 출산율과 더불어 고령자들의 사망시기가 점점 늦어지기 때문인데 100세 시대라는 용어 대신 이제는 120세 시대로 불리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니 누구든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고 의료비를 포함한 생활비가 부족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유병장수를 위해 질병보장보험이 필요하고 은퇴 후 지속적인 생활비를 위해 연금상품도 준비한다. 그렇다면 언제 사망하든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은 어떨까? 종신보험은 전통적인 생명보험으로 피보험자가 사망하였을 때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보험이다. 종신보험을 가입하는 목적은 자신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생계유지가 어려워질 것을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직 초등학생인 자녀를 둔 주소득자가 사망한다면 남겨진 배우자와 자녀는 사망보험금으로 어려운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종신보험 가입자가 90세에 사망한다면 어떨까? 40세에 결혼을 했다고 가정해도 사망보험금을 받는 자녀의 연령은 50대가 된다. 50대 자녀가 부모가 사망했다고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까?

물론 사망보험금이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부모의 사망이 생계유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나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혼자 남겨진 배우자의 생계를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을까? 아마도 혼자 남겨진 배우자보다는 자녀에게 추가적인 재정적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클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은퇴자금 목적의 별도의 금융상품으로 준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렇다면 사망보장에 대한 보험은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적절할까? 사망보험의 주목적을 고려한다면, 자녀의 재정적 독립시기를 계산하고 그 기간에 맞추어 정기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정기보험은 특정 연령까지만 사망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종신보험에 비해 보험료도 저렴하다. 그렇기 때문에 절약된 보험료를 자신의 은퇴대비 목적의 다른 금융상품을 위해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특정 연령을 기점으로 기간을 구분해서 일정 연령까지는 사망보장을, 이후 기간에는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종신보험상품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70세 전에 사망할 경우에는 사망보험금이 나오고, 70세에 생존해 있는 경우에는 보험금을 연금으로 전환해서 생활비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매우 솔깃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연금으로 전환되는 금액이 사망보험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아니라는 점이다. 납입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연금전환이 되는 경우에는 해약환급금에 기초하여 연금전환이 이루어지는데, 해약환급금은 원금보다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결과가 된다. 납입기간이 종료된 이후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납부한 보험료 중 사업비와 질병보험료를 제외한 금액에 기초하여 연금전환이 되기 때문에 결국 연금 기초자금은 소비자가 생각하는 금액보다 대부분 적다. 따라서 가입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정기보험을 통한 사망보험과 은퇴목적의 금융상품을 별도로 준비하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더 유리하다.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서는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것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보험회사에서는 보험상품을 권유하고 판매할 때 최소한 소비자의 가입목적에 맞는지, 알아두어야 하는 사항을 모두 설명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준수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 역시 보험상품을 비롯한 금융상품에는 최적의 기능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자신이 보험에 가입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하여 이에 적합한 상품을 찾으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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