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기관단체장, 시장·군수 모여 구호 외치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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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관단체장, 시장·군수 모여 구호 외치고 끝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09.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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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아이낳고 기르기좋은 충북만들기 범도민협의회’ 결성, 후속조치 없어
“21세기에도 퍼포먼스하고 현수막 거는 전시행정…내용을 채워라” 지적

 

 

지난 7월 12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이낳고 기르기좋은 충북만들기 범도민협의회’ 출범식. 충북도내 기관단체장과 시장·군수, 민간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지난 7월 12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이낳고 기르기좋은 충북만들기 범도민협의회’ 출범식. 충북도내 기관단체장과 시장·군수, 민간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지자체간 출산율 경쟁
범도민협의회 출범

 

충북도는 지난 7월 12일 ‘아이낳고 기르기좋은 충북만들기 범도민협의회’(이하 범도민협의회)를 결성했다. 인구의 날인 7월 11일 기념식과 연계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충북도내 기관단체장과 시장·군수, 민간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기념사, 축사, 충북 인구위기극복 결의선언, 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됐다. 단상 바로 앞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충북이 키웁니다’라는 구호가 크게 쓰여 있었다. 하지만 이후 후속조치가 없다.

충북도는 “범도민협의회는 아이를 낳으면 지역사회가 함께 키우는 여건 마련을 위해 출범했다. 출산친화 환경과 인구문제 인식개선에 대한 전 도민 참여분위기 확산을 위한 것이다. 앞으로 협의회를 중심으로 출산·돌봄 친화분위기 조성 캠페인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충북도뿐 아니라 도내 시·군과 민간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회다. 민관이 충북의 출생아수 증가를 위해 노력하자는 차원에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건 주요활동 사항은 범도민 릴레이 챌린지, 자녀돌봄 취약가정 지원 민관협력 네트워크 구축, 인구 인식개선 프로그램 참여, 임신·출산·돌봄 친화문화 확산 등이다.
 

출범식 이후 아무 것도 안 해
 

그렇지만 범도민협의회 결성 이후 2개월이 훌쩍 넘었으나 이와 관련해 진행된 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이 날 도내 기관단체장과 시장·군수, 민간사회단체장들은 충북도청 대회의실에 모여 일회성 퍼포먼스 한 것 밖에는 안된다. 그러자 이들이 ‘아이낳고 기르기좋은 1등 충북’ ‘전국 최고 출산돌봄친화도 충북’이라는 피켓을 들었다고 출산율이 증가하는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라는 것이다.

충북 여성계의 한 인사는 “기관단체장과 시장·군수들이 모여 구호 외치고 피켓 든 것은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다. 21세기 디지털시대에도 이런 행사를 하고 현수막 건 것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한동안 충북도청 주변과 시내 곳곳에는 ‘아이낳고 기르기 좋은 1등 충북’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렇게 한다고 1등 충북이 되는가”라고 비꼬았다. 실제 한동안 청주시내에는 이런 현수막이 여기 저기 붙어 있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7월에 출범식을 한 후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해 아무 것도 못했다. 도내 시·군에서 ‘아이낳고 기르기좋은 충북만들기 범도민협의회’ 취지에 맞는 조직을 만들고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나 아직 시작을 못한 상태다”고 말했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도 “범도민협의회를 결성한 이후 청주시 조직을 만들어야 하지만 아직 못했다. 한동안 오송 참사로 바빴다. 지금 조직 구성을 고민 중이다”며 “범도민협의회 이후 시·군 회의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둘 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때문에 못 했다고 하지만 참사 이후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
 

“아이 태어나면 충북이 키운다”
 

한편 이 날 충북의 시장·군수들은 인구위기 극복 결의문을 낭독했다. 지역사회 출산·돌봄 친화분위기 확산을 위해 공동 노력, 육아 가정이 행복한 사회 구현을 위해 돌봄 취약가정 지원, 내가 속한 직장부터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 제도개선 및 사업발굴, 사람이 모여드는 충북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것이다.

결의문 내용대로 충북도와 도내 시·군이 노력한다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결의가 구두선에 그친다면 전시행정에 불과할 것이라고 도민들은 입을 모은다. ‘아이낳고 기르기좋은 1등 충북’을 구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도민들은 우선 충북에 출산·돌봄 친화분위기를 조성하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직장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충북도는 지난 26일 출생아수 확대를 위한 2024년 사업을 발표했다. 난임지원 3개 사업 13억원, 결혼·임신·출산지원 8개 사업 129억7200만원, 돌봄·다자녀지원 7개 사업 56억5000만원 등이다. 출산율 증가를 위해서는 이외에도 더 많은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충북이 키웁니다’라는 약속을 지키려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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