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정주여건 ‘출산과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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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정주여건 ‘출산과 함수관계’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10.0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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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있는 진천 44.3세, 송산지구 개발 증평 45.2세
괴산은 56.8세, 옥천‧영동‧단양‧보은도 50세 넘어 고령화
인구증가 지역은 과밀학급 문제, 병의원 부족 등 문제점
충북혁신도시와 증평 송산지구 등 젊은층이 몰리는 곳이다. 진천과 증평의 평균 연령은 도내 평균보다 낮다. 다만 이곳도 학교 부족이나 과밀학급, 병의원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 위는 충북혁신도시, 아래는 송산지구. 사진제공=김난초, 조성문
충북혁신도시와 증평 송산지구 등 젊은층이 몰리는 곳이다. 진천과 증평의 평균 연령은 도내 평균보다 낮다. 다만 이곳도 학교 부족이나 과밀학급, 병의원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 위는 충북혁신도시, 아래는 송산지구. 사진제공=김난초, 조성문

출산장려금과 캠페인으로 출산을 늘릴 수 있을까? 출산을 늘린다고 한들 군() 지역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온 아이들이 그곳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타지에서 대학을 나온 뒤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려고 할까?

이 모든 질문에 답하다 보면 시군 소멸을 막기 위한 출산장려가 모두 부질없어 보인다. 아니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술책으로도 여겨진다. 모든 것이 현직의 합법적 돈 뿌리기일 수도 있다.

젊은 사람이 많이 살아야 아이도 태어난다. 그러려면 젊은 사람들이 살 만한 정주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얘기다. 핵심은 주거환경과 교육, 직장이다. 이런 조건이 잘 갖춰진 곳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충북도 그렇다.

20238월 기준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충북의 평균 연령은 45.6세다. 전국 44.6세보다 한 살이 더 많다. 광역시도 중에서는 세종(38.5)이 가장 젊고 경기(42.8), 광주(42.9), 대전(43.3), 울산(43.5), 인천(43.7) 순이다. 경기를 빼고는 광역시의 평균 연령이 낮다. 충북은 열 번째다. 서울에서 멀수록 고령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남은 48.4세다.

도내 시군들의 차이는 극명하다. 도내 평균 45.6세보다 젊은 시군은 청주(42.5), 진천(44.3), 증평(45.2)가 전부다. 그다음인 충주도 47.2세나 되고, 옥천(53.1), 영동(54.5), 단양(55), 보은(55.9), 괴산(56.8) 등 다섯 개 군은 평균 연령이 50세 이상이다. 머잖아 60세를 넘는 곳도 나올 판이다.


청주로 다시 갈 생각 없어


경기도에 살다가 청주를 거쳐서 2014년 세종시로 이사간 사공성(49) 씨는 청주로 돌아올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지금은 21, 12살이 된 딸들을 키우면서 세종시로 오기를 잘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공 씨는 아파트 단지 안에 초고가 있고 공원도 잘 조성돼있어서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사공 씨는 세종시 공동체는 인터넷 카페 같은 온라인으로 구축돼 있다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어르신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또 전통시장이 없고 밥값을 포함한 모든 물가가 비싼 것도 단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점에서 젊은 층이 선호하는 현상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사공성 씨는 굳이 평균 연령을 들이대지 않아도 세종시가 젊다는 것은 느낌으로 안다면서 가끔 청주나 대전에 가면 깜짝 놀랄 정도다. 그 정도로 차이가 난다며 웃었다.

충북에서 도내 평균보다 젊은 진천군과 증평군은 군 전체로 보면 40대 초반이지만 충북(음성진천)혁신도시나 증평 송산지구 등 신() 주거지역만 떼놓고 보면 세종시보다 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충북혁신도시 리슈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을 맡고있는 김난초(41) 씨는 2015년 음성군 대소면에 공장을 지으면서 주거지로 진천을 택했다. 김난초 씨는 진천음성에서 살 곳을 찾는다면 당연히 혁신도시를 추천한다면서도 청주에서 일부러 온다면 ? 굳이?’라고 되물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씨는 그 이유로 학교나 교육시스템은 마음에 들지만, 과밀학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파트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학교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학기 중에 교실을 증축하면서 교육환경도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김 씨는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젊은 사람이 많은데도 출산이 가능한 산부인과는 진천읍에만 한 곳이 있다. 김 씨는 임산부들이 대개 청주로 다닌다. 그런데도 음성진천 일대에 직장이 많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혁신도시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학교에 보낼 때쯤 고민


조은숙(45, 가명) 씨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10년 간 청주에서 진천으로 출퇴근한 남편의 수고를 고려해서 2019년 진천 혁신도시로 왔다. 조 씨는 새 건물, 널찍한 도로, 공원, 새 학교가 모두 마음에 든다고 했다. 불편한 것은 음성과 진천으로 나뉜 행정체계다. 혁신도시에는 음성우체국만 있다. 반송된 우편물을 찾으려면 차로 35분 거리에 있는 진천읍까지 나가야 한다. 112를 불러도 가까운 음성지구대가 아닌 구 덕산읍지구대에서 온다.

중학교 한 명, 초등학교 두 명 등 세 자녀를 키우는 조 씨도 학교와 병의원에 대한 불만을 얘기했다. “혁신도시 내 진천 쪽 초등학교를 나오고 음성 쪽 중학교에 진학하다 보니 영재반, 오케스트라에 지원하는데 불편함이나 제한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 씨는 전화인터뷰 당시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왔는데 2시간이나 기다리고 있다고도 했다.

증평 송산지구에 사는 조성문(60) 씨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2020년 귀국하면서 증평으로 왔다. 원래 고향은 경상도지만 조용한 도시를 찾은 곳이 증평이다. 조 씨는 학생, 장애인, 노인들을 상대로 도서관이나 복지관 등에서 컴퓨터를 가르친다.

송산지구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다. “구도심도 걸어 다닐 만해서 상가나 재래시장까지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내가 꿈꿨던 조용한 도시가 바로 이곳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다만 내가 사는 아파트도 20~30대가 70%는 되는 것 같다면서 송산지구에는 아예 학교가 없고 증평 전체에도 중고등학교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중학교를 보낼 때쯤 고민이 커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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