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청주시립미술관 앞 건물, 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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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청주시립미술관 앞 건물, 왜……왜?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10.10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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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시립미술관 접근성 개선사업’하며 건물 리모델링했으나 누수 심각
청주 직지문화의집 올해 6월 경 이전하려다 못 가, 지금도 보수공사 중

 

 

청주시립미술관 앞 건물 외관. 직지문화의집이 입주할 예정이다.
청주시립미술관 앞 건물 외관. 직지문화의집이 입주할 예정이다.

 

청주시가 서원구 사직2동 시립미술관 앞 3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했으나 비가 새는 등 하자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리모델링은 ‘시립미술관 및 추모공원 접근성 개선사업’ 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됐다. 청주시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020~2022년에 진행됐고 올해 1월 8일 준공됐다. 청주시의 모 건설업체가 공사를 했다. 사업비는 건물 매입비 14억여원, 공사비 25억여원, 기타 등 총 41억1700만원이 들어갔다.

이 건물에는 직지문화의집(전 흥덕문화의집)이 입주하기로 돼있다. 직지문화의집은 청주민예총이 청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시민들의 문화예술공간이다. 그런데 다수에 따르면 올 여름에 집중호우가 발생하자 지하실에 물이 차고, 지상 건물 천장에서는 비가 새는 등 심각했다고 한다. 때문에 지금도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청주시 “누수 때문에 이사 못 해”
 

직지문화의집이 리모델링한 건물로 들어가게 된 배경은 청주아트홀과 관련이 있다. 현재 직지문화의집은 청주아트홀 바로 옆에 있다. 청주아트홀 측에서 출연자 대기실 등이 필요하다고 하자 청주시는 직지문화의집 건물을 아트홀에 주고, 직지문화의집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사직2동 시립미술관 앞 건물의 지하1층~지상3층 건물 리모델링이 이뤄졌다. 직지문화의집은 올해 6월경 이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었다.

직지문화의집 관계자는 “이사를 가려고 책 정리를 하고 프로그램도 일시 중단했다. 그러던 중 건물 보완작업이 몇 가지 이뤄졌다. 이후 6~7월에 비가 많이 오면서 누수현상이 생겨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직지문화의집 관리부서는 청주시 문화예술과이고 리모델링을 진행한 과는 공공시설과이다. 김성란 청주시 문화예술과장도 “집중호우 뒤 누수가 발생해 직지문화의집이 이사를 못갔다.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본다. 완벽하게 공사를 한 뒤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진원 공공시설과장은 “공사를 모두 마쳤고, 지금은 지하실 누수 하자보수중이다. 10월 중으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이 건물을 철거하기로 했으나 중간에 리모델링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지으면 면적이 좁아진다. 대로변은 미관지구이기 때문에 안으로 들여 건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거와 리모델링을 비교하다 리모델링으로 결론이 났다. 너무 오래된 건물을 활용하려고 한 게 문제다. 층고가 낮고 건물도 노쇠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건물 누수의 원인은 부실공사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건물이 오래되고 낡아서도 아니고, 올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고 새 건물을 만들어내는 게 리모델링이기 때문이다. 모 씨는 “준공검사까지 받았는데 비가 줄줄 새고 지하실이 엉망진창이었다. 이건 큰 문제다. 부실공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직지문화의집 뒤에 설치한 야외 에스컬레이터
직지문화의집 뒤에 설치한 야외 에스컬레이터

 

'~접근성 개선사업’ 이름붙은 이유
 

한편 사업명이 ‘시립미술관 및 추모공원 접근성 개선사업’인 이유는 청주시립미술관-충혼탑 추모공원을 잇는 사업이기 때문. 시립미술관은 옛 KBS청주방송을 리모델링해 지난 2016년 문을 열었다. 그러나 언덕에 있어 시민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문제가 처음부터 제기됐다.

그러자 시는 이번에 직지문화의집 뒤에서 시립미술관으로 올라가는 쪽에 야외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이 외에도 직지문화의집 옥상에서 미술관 쪽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서는 굳이 돈들여 두 가지씩이나 설치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만 하다.

당초 시립미술관 접근성 개선사업은 민선7기 한범덕 전 시장때 추진한 충혼탑 추모공원 사업 때문에 시작됐다. 충혼탑은 고지대에 위치해 있으나 인근에 청주시립미술관과 충북교육도서관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자 시는 시립미술관-충혼탑 광장-도서관을 한데 묶어 역사·문화·교육이 어우러진 공원으로 개발하고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292억원을 들여 안보평화교육관, 기억의 샘, 바람의 정원 등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그러던 중 땅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청주시는 충혼탑 인근 1만6642㎡ 부지 소유주인 충북도에 무상사용 연장을 요청했으나 충북도가 미원면 미동산 수목원 임야와 토지교환할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무상사용 연장은 실패로 돌아갔다. 민선8기 이범석 시장이 취임한 뒤 시는 지난해 10월 충북도로부터 5년간 부지 무상사용 허가를 받았으나 추모공원 사업은 축소했다. 예산 70억원에 추모의 벽과 산책로 등을 조성한다고 한다.

‘시립미술관 및 추모공원 접근성 개선사업’은 청주시가 시립미술관과 추모공원 접근성을 개선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직지문화의집 이전까지 마무리 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모델링한 건물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한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5일 이 건물 앞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이 건물은 왜 그렇게 오랫동안 닫아놓는 것이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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