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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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떠나라!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10.11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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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편집부국장 

제발 떠나라! 이 말을 듣고 뜨끔할 사람도 있고, 당장 내 얘기가 아니라고 손사래 칠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런 얘기를 듣고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소위 소시오패스라고 부른다. 남의 감정이나 사회적인 통념보다는 자신의 주머니와 안위가 중요한 사람.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이 요즘 너무 곳곳에서 목격된다.

이들은 자신의 한 말과 행동 등이 버젓이 남아있고 기록돼 있음에도 나는 모른다고 발뺌하거나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읊조린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논리적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고 분명한 증거들이 있음에도 진실은 깡그리 무시한 채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억을 조작한다. 이것은 병일까, 살아온 방식일까.

우리는 그들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묻고 싸울 것인가. 화가 나고 피로가 몰려온다. 말도 안 되는 장관후보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들에게 과거의 만행에 대해 물으면 아무것도 몰랐다고 반응한다. 게다가 어떤 후보는 청문회 절차를 무시하며 줄행랑을 치는 모습까지 보인다. 언제부터 이렇게 정치가 후지고,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함량미달이었던가.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은 청문회 내내 이명박 정부 문체부 장관 시절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는 문제제기에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았다라며 일절 부인했다. 이미 백서를 통해 블랙리스트의 존재 및 작성 이유 등이 밝혀졌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이 창업하고 부회장으로 있던 위키트리에 다수의 여혐기사를 작성했다. 더 많은 가상화폐를 보상받기 위해 일부러 클릭수를 높이는 여성혐오 기사를 대거 작성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것이 마치 경영 능력인 것으로 자신을 포장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자는 문체부 장관에 낙점됐고, 여성혐오기사로 돈을 번 이는 여성가족부장관이 되려한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들은 공통점이 있다. 일단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것. 그 방식이 한국 사회에서 통했다는 점도 씁쓸하지만 적어도 자신만을 위해 살아온 삶이 어느 날 우리 사회를 위해 쓰이게 됐을 때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내려놓을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 건 다 필요 없고 내 등이 따시고, 내 배만 부르면 될 일인가.

이번 장관 인선이 윤석열 정부에게 어떠한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르겠다. 문제가 된 장관후보자들을 윤석열 대통령이 직권으로 임명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남은 임기, 점점 더 최악의 인사가 등장할 수도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 인내할 수 있을까. 이 정부는 어디까지 실망을 안겨줄 것인가.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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