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탑재 가능하지만, 덩치 커 레이더 쉽게 포착
핵무장이 가능한 미군 전략폭격기 B-52 ‘스트래포트리스’가 10월 17일, 청주국제공항 인근 17전투비행단 공군기지에 국내 처음으로 착륙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됐으나, 국방전문가인 김종대(충청리뷰 전문기자) 전 의원은 “구닥다리에 값 비싼 열병식용”이라고 혹평했다.
B-52는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 ADEX 2023’ 개막식 축하 비행에 참여한 뒤 청주 공군기지로 이동했다.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군이 보유한 대표적인 전략폭격기인 B-52가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연합 훈련을 실시한 적은 많지만, 국내 공군기지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52는 이날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와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 공중훈련도 실시했다. 공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한미 공군의 우수한 연합 작전 수행 능력과 대한민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B-52의 한반도 전개는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열중하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B-52의 한반도 상공 전개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북한은 이번 B-52의 국내 첫 착륙과 한미 연합 공중훈련 등에 반발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김종대 전 의원은 이에 대해 “B-52는 베트남 전쟁을 끝으로 실전 무대에서 사라진 냉전 시대의 산물인 구닥다리”라며 “근접 비행으로 폭탄투하가 가능하지만 덩치가 크고 레이더에 쉽게 잡혀 카터 대통령 때부터 퇴역을 검토했던 기종”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다만 “소형 미사일이나 전술핵을 여러 발 탑재해 복수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어쇼에는 잘 어울린다”며 “스텔스기가 뜨는 시대에 윤석열 대통령이나 좋아할 값 비싼 열병식용”이라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