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관리‧지역조직 운영 주요 기준…‘세평도 수집’
위원장 교체, 현역 컷오프, 다선 배제 등 일어날까
2024년 4월 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당무감사가 시작됐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위원장 신의진)는 10월 16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당무감사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는 총선에 대비해 부실한 지역조직을 솎아내는 고강도 당무감사를 예고했다. 실제로 이번 당무감사 ‘성적표’는 향후 공천과정에서 중요한 평가지표가 될 전망이다.
신의진 위원장은 10월 10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10월 16일부터 동시다발적으로 당무감사를 시작한다”라면서 “어떤 지역을 찍어서 거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곳부터 먼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무감사위는 10월 6일까지 사전 심사 서류를 제출받았다. 방문 감사를 마친 후의 종합 결과는 11월 말쯤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때는 총선을 불과 넉 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경선 여부나 경선 진용을 짜는데 중요한 평가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당무감사가 ‘공천 전초전’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시기상 공천관리위원회 심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무감사는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를 병행한다. ‘당원 관리 실태와 지역조직 운영 상황’이 주요 기준이다. 정량 평가는 매년 항목이 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 모집, 지역행사 개최, 언론 보도 현황 등이다.
현역 의원들은 지역 공약 이행률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번 감사에서는 도덕성 항목을 대폭 강화해 본인뿐만 아니라 ‘직계존비속의 부적절한 언행이 언론에 보도된 현황’도 조사 항목에 포함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당협위원장의 경쟁력, 인지도 등 정성 평가 항목도 공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 지도부는 지역에서 존재감이 떨어지는 당협위원장이 전체 정당 지지도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데에 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위 20%에 속하는 당협위원장의 경우, 원외는 위원장직 박탈·현역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설도 돌고 있다. 감사팀은 또 당무감사 외에 총선 후보군에 오르는 인물들에 대한 세평도 수집해 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 위원장은 이날 “전혀 그런 원칙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금은 지역 활동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느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판은 짜인 것 아니냐”
감사 대상은 전국 254곳 중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9곳이 대상이다. 충북은 여덟 개 당협위원회가 모두 감사를 받는다. 충북에는 2인 1조로 구성된 두 개의 감사팀이 파견돼, 중‧남부(청주상당·흥덕·서원·청원, 동남4군)와 중‧북부(증평·음성·진천, 충주, 제천·단양)로 각각 나눠 감사를 진행한다.
충북지역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원내에 △청주 상당 정우택 △충주 이종배 △제천·단양 엄태영 △보은·옥천·영동·괴산 박덕흠 의원이고, 원외에 △청주청원 김수민 △청주서원 김진모 △청주흥덕 김정복 △증평·음성·진천 경대수 위원장이다.
청주가 중심인 중‧남부의 경우 16일, 첫날부터 ‘청주 청원’을 시작으로 감사가 시작됐다. 김수민 청원당협위원장은 “과거 황교안 대표 시절 비정기적으로 급습해서 감사를 벌이던 것처럼 정치적 성향이 강한 감사가 아니라 2년마다 실시하는 정기감사라고 하더라”며 “위원장은 내보내고 당원들 대상으로 두세 시간 정도 감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수민 위원장은 2020년 총선에 출마해서 득표율 44.4%로 낙선했다. 변재일 의원은 52.9%를 득표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의 구도대로라면 삼자 또는 양자 경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17일은 청주상당에서 감사가 진행됐다. 정우택 의원실 관계자는 “5선 정우택 의원과 관련해 ‘다선 배제나 험지 출마설’ 등이 나오고 있으나 이 시점에 나오는 얘기는 어떤 것이든 설에 불과하다”며 “감사팀들이 암행식으로 여론도 들었고, 여의도연구소 등의 백데이터 등도 참고해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충청권 전체를 놓고 보면 험지가 아니지만 네 개 거점도시인 대전, 청주, 천안, 세종을 놓고 보면 총 열일곱 개 선거구 중에 현역은 정우택 의원 단 한 명 뿐”이라며 “그것도 재선거로 입성한 만큼 충청에서 정 의원은 ‘거점 인물’로 자리를 잡았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의원실에서는 다선 배제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역시 3선 현역인 박덕흠 의원실 관계자는 10월 17일 현재 “아직은 감사 일정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지역관리가 되지 않는 위원회가 문제일 뿐 우리는 관리를 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남부권에서 청주흥덕은 10월 18일, 청주서원은 19일 감사가 진행된다. 청주서원은 김진모 위원장 외에 경쟁자가 드러나지 않지만, 청주흥덕은 국민의힘의 오랜 원외 지역으로 김정복 위원장을 중심으로 다자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 Q씨는 “감사가 공천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인 것은 분명하지만, 충북의 경우 이미 판이 짜인 것이 아니겠느냐”며 “청주청원과 흥덕은 경선 구도가 분명하고, 청주 상당은 경선 가능성과 단독 공천 가능성이 공존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