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교건축사 사무소-선엔지니어링 반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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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교건축사 사무소-선엔지니어링 반백년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10.2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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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매출 675억 원…85개 현장 총 635명 고용
20대 초반 들어와 47년 근무한 직원은 현 부회장
부의 환원으로 아너소사이어티 충북 14번째 회원
오선교 건축사 사무소는 1975년에 문을 열었으니 이태 후면 반백 년이 된다. 사진은 2017년 금탑산업훈장 수상.
오선교 건축사 사무소는 1975년에 문을 열었으니 이태 후면 반백 년이 된다. 사진은 2017년 금탑산업훈장 수상.

예전에는 이름 석 자를 걸고 사업하는 전문직들이 적잖았다. 이들은 대개 아무개 외과, 변호사, 회계사, 건축사 사무소라고 이름을 붙였다. 청주시 인구가 20, 30만이던 시절에 이렇게 이름을 걸고 사업을 했던 이들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된다. 지금은 선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지만 나이가 50줄에 든 청주사람이라면 대부분 오선교라는 이름을 기억한다.

오선교 건축사 사무소는 1975년에 문을 열었으니 이태 후면 반백 년이 된다. 당시 청주시 인구는 192453. 청원군이 199250명으로 더 많았다. 통합된 상황을 가정하면 청주청원의 인구는 391703명이었다.

오선교 건축사 사무소가 처음 문을 연 자리는 청주시 북문로 2116-57번지, 그러니까 통합청사를 지을 옛 청주시청 사거리 한성저축은행 자리다. 건축사 자격증을 갓 딴 오선교와 보조기술자 한 명이 전부였을 뿐 회계경리도 없었다.

1991년에는 선건축사사무소로 법인을 개편했으며 이후 전국 규모의 설계, 감리회사로 성장시켰다. 1999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청주에 두 개의 사옥이 있고 199912월에 문을 연 서울사무소와 전국에 산재한 감리현장 여든다섯 곳에 635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기업분석 사이트에 나와 있는 재무제표 기준 2022년 매출은 6758400만 원이다.

 

이는 업계 18(표 참조) 수준이다. 더 놀라운 것은 사실상 정년이 없다는 점이다. 48년 역사에 47년 근무한 직원도 있다.


장영환 부회장은 47년을 일했어요. 이 양반도 나처럼 건축사가 됐지. 지금 칠순이니까 20대 초반에 들어와 평생을 일했네. 우리 회사는 정년이 없거든. 체력만 잘 관리하면 계속 일하는 거지.”


건축사무소로 출발했지만 1994년 건축전문감리회사로 등록했고, 종합감리회사, 소방설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러다 보니 건축사들 외에도 전기, 통신, 소방, 조경에 이르기까지 건축설계와 감리에 필요한 전문인력들을 두루 갖추게 됐다. 2002년에는 종합건설업도 등록했다.

회사를 키우기에 바빴지만, 사회활동에도 게으르지 않았다. 오선교 회장은 건설감리공제조합을 설립해 초대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82010년 한국건설감리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한·중감리협회와 교류 등 대외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했다. 2010년부터 나기정 전 청주시장에 이어 청주미래도시연구원장도 맡고 있다.

부의 환원에도 앞장서 왔다. 그는 사회복지공모금회에 1억 원 이상을 낸 아너소사이어티회원이다. 전국에서 668, 충북에서는 21번 회원이 됐다. 모교인 청주대와, 충북대에는 각각 학교발전기금 3억 원과 24000만 원을 후원했다. 개인과 법인기부금을 포함해 총 기부금액은 14억 원에 이른다.


나는 충북대가 아니라 청주대를 나왔어요. 충북대에도 기부를 많이 한 건 우리 직원 중에 충북대 건축과 출신이 가장 많으니까 고맙다고 내는 거지. 나는 고향이 충남 보령인데 아버님이 나 한 살 때 돌아가셔서 대학은 꿈도 못 꾸고 5년제 대전공업전문학교를 다녔어요. 1970년 한전 대전지사에 건축직으로 취직했죠. 지금은 분사했지만, 발전소 짓는 게 많았거든. 그때 청주대에 건축과가 막 생겨서 2학년으로 편입한 거지. 학교에 다니기에 좋게 1971년 한전 충북지사로 발령을 내달라고 해서 청주로 온 거요.”


그렇게 청주사람이 돼서 청주를 설계했다. 처음에야 주택이나 작은 상가건물들을 설계했지만, 나중에는 곳곳에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물들을 도면 위에 그렸다.

통합 청주시가 출범하면서 지금은 청원구청이 된 옛 상당구청을 비롯해 남일면에 들어선 상당구청 새 청사도 선엔지니어링 작품이다. 옛 교동초등학교 자리에 들어선 충북교육과학연구원, 가경동 충청북도선거관리위원회, 오송종합사회복지관도 모두 오 회장이 자랑하는 역작들이다.

오선교 회장은 ‘2017 건설기술인의 날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금탑산업훈장은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 5등급 중 1등급에 해당하는 훈장이다. 다섯 개의 등급은 각각 금탑, 은탑, 동탑, 철탑, 석탑이다. 오 회장은 건설기술용역 업무의 개발과 건설감리제도 개선 등 건설산업 발전과 국민복리 증진에 노력한 점을 인정받았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도 새마을훈장을 받았어요. 나중에 대통령 표창도 받았고. 그런데 금탑훈장을 받은 감회는 조금 다르더라고요. 사회로부터 내가 일해 온 분야에 대한 공적을 평가받은 거니까. 먼저 내가 살아온 궤적을 돌아보게 하더라고요. 이제 50년을 바라보면서 내가 나서기보다는 후진들에게 잘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까지 회사가 잘 살아있을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말과 달리 그는 여전히 의욕적이다. 지켜보는 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저돌성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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