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진천 통합 이뤄낼까, ‘주민 주도’ 통추위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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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진천 통합 이뤄낼까, ‘주민 주도’ 통추위 첫발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10.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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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읍‧면 대표 등 추진위원 위촉식 및 상임위 개최
청주‧청원통합 ‘모델링’…“도지사와 간담회 요청”
음성진천통합추진위원회 위원들이 위촉식과 1차 상임위원회를 마치고 통합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음성진천통합추진위원회 로고. 두 개의 물방울이 하나로 뭉치는 의미로 통합을 상징하고 있다.

주민 주도로 조직 완성에 박차를 가해 온 음성‧진천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가 지난 18일 추진위원 위촉을 마치며 사실상 조직 구성을 마쳐 향후 활동이 주목된다.

음성진천 통추위는 이날 오후 충북혁신도시 소재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회의실에서 추진위원 위촉식 및 1차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추진위원들의 직책과 명단을 공개했다. 행사에선 통추위 소개와 활동방향이 발표됐다.

공개된 주요 직책의 추진위원은 상임위원장 최윤철, 사무국장 임태균, 사무차장 정재훈, 조직위원장 송창헌, 홍보위원장 이언경씨가 각각 선임됐다. 전문위원은 양상승씨 등 11명, 자문위원은 이상조씨 등 10명, 부위원장단은 각 읍면 1명씩이며 아직 음성읍과 백곡면은 미정인 상태다. 아울러 고문은 이수한씨 등 3명이다. 이날 공개된 명단은 총 43명이며, 향후 보강을 통해 음성출신 공동위원장, 진천출신 공동위원장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의사결정은 공동 3인 위원장 체제이며 실질 업무는 상임위원장이 맡는 구조다.

최 상임위원장은 변호사이며, 이 고문은 천주교 신부로 매고중고교 교장이며 전 청주청원상생발전위원장으로 청주청원 통합을 이끈 인물이다. 이 고문은 인사에서 “청주청원 통합 추진 과정에서 반대하는 이유 75가지를 모아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면서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1차 상임위원회가 개최된 만큼 꼭 성공하는 통합추진위원회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 상임위원장은 통화에서 양군 통합 운동에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혁신도시에 살아보니 행정 불일치로 불편한 점도 있지만 혁신도시로의 쏠림 현상으로 음성진천 양군의 불균형적인 발전이 심화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역발상을 말했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통합하자는 움직임에 힘을 보태게 된 것”이라고 통합추진위 활동의 계기를 밝혔다.

그는 “혁신도시 주변으로 기관과 기업이 쏠리면 양군 낙후지역은 점점 더 고립화 될 것”이라며 “양군을 통합해 지역균형 발전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하면 지원되는 국가예산은 모두 소외 지역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면서 “기관과 기업 이전도 소외 지역에 우선 유치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1차 상임위 회의에서 “적어도 공동위원장은 선거에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로 통추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음성진천통합추진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통추위 소개와 활동방향이 발표되고 있다.
최윤철 음성진천통합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

임태균 사무국장 또한 정치적 중립과 소외 지역 우선 방침을 강조했다. 임 국장은 “통합하면 적지 않은 국비가 지원되는 데 한 푼도 혁신도시 일원을 위해 사용할 수 없다”며 “전액을 인구 소멸 지역에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부 추진위원들이 정당에 속한 경우가 있는데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구성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임 국장은 통추위 소개와 활동방향 발표를 맡아 그 동안의 경과와 음성진천 통합의 당위성 및 방향을 설명했다. 발표에서 통추위는 “통합추진위원회의 정신은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며 “살아가고 물려줄 삶의 터전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준비하자!”는 슬로건을 밝혔다. 또한 음성군과 진천군의 서로의 물방울이 만나 하나가 되는 이미지의 로고도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통추위는 2019년 8월 ‘혁신도시, 그리고 행복(혁행)’이란 비영리단체로 시작된다. 혁신도시의 음성-진천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양군의 통합을 주장했다. 이후 2022년 10월 18일, 1차 음성진천 통합 정책토론회를 충청북도의회와 공동 주최했다. 이 토론회는 음성진천 통합 공론화의 물길을 여는 기회가 됐고, 김영환 충북지사는 기자들에게 음성진천 통합을 적극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통추위는 전했다. 이어 2023년 1월 청주KBS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양군 지역 모두 찬성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3년 2월 9일 음성진천통합추진위원회가 발기돼 약 2주 만에 회원 2000명 이상을 확보했다. 3월 21일, 2차 음성진천통합 정책토론회가 진행되고, 이어서 이번 통추위 위촉식 및 상임위원회가 열리게 됐다.

통추위는 통합의 필요성으로 △경제 및 생활권과 행정구역의 불일치로 인한 주민 불편 △현행 행정구역은 조선말기 일제강점기에 하천, 산맥 등 기준으로 정해져 교통, 통신 등의 발달로 행정구역 조정 필요 △음성 9개 읍면 중 4개, 진천 7개 읍면 중 4개가 집과 직장의 분리 △충북혁신도시의 음성-진천 이원화로 인한 불편 등을 들었다.

통추위는 이번 추진위원 위촉과 1차 상임위원회를 개최한 뒤 김영환 지사와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통추위 측은 “충북도에 도지사와의 간담회를 요청했다”며 “11월 중순 전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간담회가 성사되면 도와 상의해 참석자 수가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간담회에서 통추위는 조직 구성과 그동안의 활동을 설명하고 충북도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전망이다.

한편, 음성군과 진천군의 인구는 2014년 3만명 차이를 보이기도 했지만, 혁신도시 입주가 완성단계에 이르면서 진천군이 따라잡아 현재는 5000명 가량 차이로 좁혀졌다. 양군 통합에 대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군은 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은 유보적 입장으로 구별됐다. 2011년 처음 통합론이 제기될 당시는 진천지역이 극구 반대에 나섰지만 인구가 비슷해진 현재는 양군 주민들 주도로 통합운동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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