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매력, 결국 재화로 만들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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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매력, 결국 재화로 만들어내야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10.26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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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에 따른 ‘지역살리기’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인구 불균형에 따른 불협화음, 곳곳에서 터져 나와

인구 불균형의 비극
지역의 살아남기

 

우리나라는 100명 중에 52명이 수도권에 산다. 수도권의 영토는 1/12에 불과하다. 인구문제는 특정 지역이 모든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벌어진 기현상이다. 수도권이 전체 인구와 자원을 독점하는 문제는 지역으로 치환해봐도 마찬가지다. 충북내에서도 청주에 모든 자원이 집중배치돼 있다.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는 과연 어떻게 각기 생존할 수 있을까. 지금은 서로 각자 인구늘리기 정책을 쓰면서 인구가 자기 지역으로 넘어 오는 것을 성과로 포장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이 모든 게 블랙코미디다.

최근 <인구소멸과 로컬리즘>책을 발간한 전영수 저자는 로컬리즘은 비정상화의 정상화를 추구하는 과정이고 실험이다. 괴물화된 서울 빗장의 구심력을 해체하고 유령화된 과소마을로의 원심력을 강화할 유의미한 아이디어다. 로컬리즘은 불행사회를 풀어낼 마지막 카드일지 모른다고 역설한다.

 

전국 229개 기초지자체는 과연 어떻게 각기 생존할 수 있을까. 결국 지역의 매력자원을 활용해 재화로 만들어내는 곳이 성공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고향에 대한 애착 사라져

 

보은에서 태어나 초고등학교를 다닌 이지수(가명·34)씨는 초등학교 친구들 가운데 지금도 고향에 남아있는 친구는 10명 중 3명 정도다. 이 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고 지금은 청주에서 직장을 다니지만 사는 곳은 세종이다. 이 씨는 아직도 고향엔 부모님이 계시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애정이나 애착은 없다. 고향에 대한 의미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은에서 태어나 보은을 떠나지 않고 있는 박달한 씨(57)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박 씨는 일단 장날이 자꾸 썰렁해진다. 아이들도 잘 보이지 않는다. 피부로 체감하는 현실이다. 어차피 사람이 모여서 사는 데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한 것 같다. 경제적인 부분과 사람 사이의 온기가 있어야 한다. 인구소멸은 어찌보면 하나의 생명체의 존폐와도 같은 건데 아무리 답이 없다고 해도 그냥 죽는 게 아니라 노력을 끝까지 해봐야 하지 않나. 결국 지역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데 이 과정도 군수 한명이 하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러한 사회 분위기를 지역의 리더들이 만들어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한번도 지역을 떠나지 않는 것은 이왕이면 소외된 지역에서 문화운동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후배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은 문화운동을 내려놓고 하루하루 노동을 하면서 지역에서 살고 있다라고 답했다.

 

지역활성화 프로젝트 유행되나

 

대한민국의 평균 출산율은 0.78(2022년 기준)이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소멸하는 것이고, 무엇을 열심히 해도 소멸의 속도는 늦출 수 없다. 그렇다면 지역이 살만한 곳, 매력적인 곳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영수 저자는 당분간 인구지역이 부갈될 것이다. 이때 로컬리즘은 원인인 인구문제와 결과인 지역소멸을 모두 아우르는 총체적인 실행방식이나 추구할 가치로 여겨질 것이다. 앞으로 로컬리즘은 지역복원이라는 등호가 성립될 것이고 앞으로 로컬리즘의 큰 장이 설 것이다. 아마 수많은 지역활성화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당장 청주시는 꿀잼도시를 도시의 주요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시종 전 지사가 충청이 호남을 이겼다영충호를 주장했던 것과 달리 김영환 지사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와 같은 지역의 매력자원을 지역소멸을 막는 카드로 활용하겠다고 외친다.

지역의 매력자산을 끄집어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전의 성심당의 경우 대전에 가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빵이라는 이미지가 지역 한정판 프리미엄을 같게 돼 성공했다. 하지만 같은 내용을 우리 지역에 대입한다고 해서 성공하긴 어렵다. 결국 지역에서만 소비될 수 있는 자원을 발굴해 마케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한 문화기획자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공감대가 우선돼야 하지만 외부인의 공정하고 낯선 시선으로 지역을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비슷한 종류의 사업들을 정리해내고, 필요없는 사업을 쳐내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 모든 사업이 이름만 다르지 내용은 비슷한 게 많다. 그마저도 지속성을 갖지 못한다. 지역과 지역민이 절실한 마음으로 기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관계인구는 대안이 될까?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강조된 사회용어

 

관계인구는 어찌보면 말장난일수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터전을 옮기는 데는 수많은 장애물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역재생을 위해서는 우호적인 관계인구를 늘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관계인구란 용어는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관계성을 지닌 외지인들의 유입이 도시재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회자됐다. 그러다가 2018년 일본 정부는 관계인구포털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를 공식화했다.

일본은 해마다 지역재생과 인구 대책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30~40개의 지자체 모델을 정한다. 관계인구 사업을 통해 도농간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키나와의 섬이에 마을은 여행사와 체험형 여행 사업을 통해 숙박자를 늘렸고 이로 인해 지역의 산업을 확장시켰다. 하다시는 2017하다시 팬클럽을 만들어 수천명의 관계인구를 확보했다. 이러한 관계인구가 거주지를 옮겨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지역과의 점접을 늘리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또 현대인들에게 희박해진 고향의 개념을 관계인구사업으로 인식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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