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충북에만 40개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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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충북에만 40개가 있다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10.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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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분양받았더니 임대료 대신 고금리 이자만 ‘울상’
음성에만 20여 개 센터 개소해, 지자체 인허가 남발지적

음성에 지식산업센터 하나 잡아두시죠. 혁신지구라서 분양 받으면 임대료 따박 따박 받을 수 있어요.” 불과 1~2년 전만해도 이러한 내용의 전화가 기자에게도 자주 걸려왔다. 부동산 호황기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투자처로 지식산업센터는 각광을 받았다. 분양대행사들은 중도금 무이자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분양가의 10%정도만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대출을 받으면 호당 60만원 상당의 임대료를 매달 받을 수 있다며 투자를 부추겼다.

지식산업센터 관련 책들이 시중에 다수 출간됐고,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 내용이 자주 다뤄졌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상황이 싹 바뀌었다. 지난해 미국은 금리인상을 수차례 단행해 코로나 때 제로 금리에 가까웠던 기준금리가 5%를 넘겼다. 그러자 대출금리도 상승해 7%에 가까워졌다.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인 '청주미래누리터'는 2021년 준공했다.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인 '청주미래누리터'는 2021년 준공했다.

 

국내외 악재 겹쳐

 

국내외 상황도 안 좋았다. 러시아 우크라니아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했고, 주요 수출품목이었던 반도체는 업황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또 터졌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국내외 악재가 겹쳤고, 지식산업센터의 불도 좀처럼 켜지지 못하게 됐다.

지식산업센터는 공공임대형과 민간분양형으로 나뉜다.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는 비수도권의 영세한 창업 및 중소벤처기업 등에게 저렴한 임대공간을 제공하고, 지역혁신역량(, , 연 등)과 연계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지역전략산업의 육성 및 제조업 촉진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2년부터 전국에 44개소의 센터 구축을 지원해오고 있다.

충북도내에는 오창에 미래누리터가 2021년 유일하게 공공임대형으로 조성돼 있고, 현재 제천 천연물지식산업센터, 영동 일라이트지식산업센터, 충주지식산업센터가 건립 중에 있다.

이밖에 충북도는 신규로 내년에 증평, 청주, 보은에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고자 한다. 충북도는 정부에 총사업비 712억원(국비 425억원) 규모의 사업계획을 제출하였고, 향후 국회 예산 심의 절차 거쳐 확정되게 된다.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는 국가와 지자체가 73 비율로 지원해 건립되며, 국비는 최대 한 개 지식산업센터당 160억까지 지원된다. 일정기준 심사를 통과한 업체들은 지자체에 일종의 임대료를 내고 입주하게 된다.

 

공공임대형과 민간분양형 차이는

 

반면 민간분양형지식산업센터는 일종의 부동산개발사업이다. 개발업자가 아파트나 호텔, 오피스텔처럼 일반인들에게 분양을 한다. 분양을 받은 사람은 입주자를 구해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투자자입장에서는 분양가·매매가의 70~80%까지 은행 담보대출이 가능하다보니 초기 투자금이 적게 든다는 점, 양도세와 취득세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 등이 매력으로 부각됐다. 당시 대출금리도 2~3%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황이 대반전됐고, 정작 분양을 받은 사람은 대출이자를 내지 못해 영끌투자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PF대출 막혀, 그대로 멈췄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새롭게 승인된 지식산업센터는 201436곳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9130, 2020139, 2021130곳 등 3년 연속 100곳을 넘어섰다. 이러한 지식산업센터는 원래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지역에 절반 이상이 몰려있었다. 하지만 지역마다 산단 유치 등에 힘쓰면서 지식산업센터도 전국으로 거미줄처럼 퍼져나갔다. 9월말 기준 전국의 지식산업센터는 1517개인데, 이중 미착공 물량이 304, 건축 중인 물량이 91개다. 앞으로도 지식산업센터가 계속 지어질 모양새다.

지자체들 또한 지식산업센터에 대해 우호적이었다.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인허가를 남발했다. 지자체 허가를 받아도 사업이 진전되지 못하는 곳들도 다수이거나 건립이 다 됐는데 입주자를 구하지 못하는 곳들도 많다.

오창산단에 건립되는 에코바로개발()이 추진하는 지식산업센터는 지난해 설립인가를 받았지만 PF대출을 일으키지 못해 사업이 기약없이 중단된 상태다. 마찬가지로 오창에 또다른 지식산업센터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막혔다. 아예 이곳은 인허가도 받지 못하고 멈쳐서 있다. 음성에만 해도 20여개의 지식산업센터가 혁신도시를 이유로 우후죽순 들어서있다. 도내 지식산업센터 현황을 보면 총 37개의 지식산업센터가 도내에서 추진 중이다. 2024년이 되면 3개가 더 생겨 총 40개가 된다. 이중에서 완료된 곳은 12곳이고 25곳이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오창에 있는 지식산업센터 분양을 담당했었는데 사실상 경기가 안좋다보니 미래를 점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창은 그나마 다양한 호재가 있는데 음성이나 보은 이런 곳들은 만들어져도 입주업체를 채우기가 어려울 것이다. 처음 만들어질때는 판교를 꿈꿨을지 몰라도, 지금은 판교도 어려운 상황인데 지방이 어떠한 메리트가 있겠나 싶다. 사실상 답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분양 받은 사람들도 다 힘들어서 팔고 싶어하지만 구매자를 찾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충북도 관계자는 민간의 경우 고금리 상황, 분양의 문제 등으로 설립승인(각 시군, 관리기관) 후 착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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