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고등학교(교장 오창택) 럭비팀이 104회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전국체전 우승 이후 14년 만의 쾌거다.

전국체전 우승은 1974년 창단 이후 1990년(71회)을 포함해 세 번째다.

충북고 럭비팀은 지난 10월 19일 전남 진도공설운동장에서 열린 104회 전국체전 고등부 결승에서 경기 부천북고를 69대 3이라는 압도적 실력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결승전에서 이 같은 스코어 차가 난 것은 이례적이다.

충북고는 예선에서 서울 배재고를 42대 26, 8강에서 전북 이리공고를 44대 7로 가볍게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부산체고와 붙은 준결승은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충북고는 강호 부산체고를 만나 26대 24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신승했다.

힘겹게 결승에 오른 충북고는 부천북고를 69대 3으로 대파, 경기를 싱겁게 마무리하고 우승컵을 안았다.

앞서 충북고는 지난 7월 열린 34회 대통령기 전국종별럭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올해 2관왕에 올랐다.

충북고 럭비팀이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 위에 학교, 동문, 학부모들의 관심과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

충북고 럭비팀은 역대 최강의 실력을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단체 경기와 마찬가지로 럭비도 출전 선수의 고른 기량이 바탕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에 축구의 손홍민처럼 걸출한 선수가 있다면 금상첨화. 충북고 럭비팀에는 서준석(3년)과 강범수(1년)가 있었다.

청소년 국가대표인 서준석은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기량,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우승을 견인한 주인공이다.

여기에 막내인 강범수는 부상 악재를 이겨내고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전 경기에 출전하면서 팀 우승에 일조했다. 강범수는 2023년 청소년 럭비 선수권대회 전 경기를 출전할 정도로 럭비 유망주로 떠올랐다.

서준석은 “전국체전 우승으로 고교생활을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막내 강범수는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2002년 아시안게임 럭비 금메달리스트인 김형기 코치는 “열심히 달려준 선수들이 있어 14년 만의 전국체전 우승으로 올 한 해를 마감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럭비 동문. 총동문회, 학부형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지금과 같은 전력이라면 내년에도 4강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4년 창단한 충북고 럭비팀은 1990년 71회 전국체전 우승을 시작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1996년 7회 전국 종별 럭비선수권대회 우승, 2002년 국제 대만럭비협회장기 우승 등 13차례에 걸쳐 전국·국제대회에서 입상했다.

충북고 럭비팀은 전통적으로 단합을 자랑한다. 그러나 훈련 여건 개선은 여전히 숙제다.

럭비 경기장이 잔디구장이지만 충북고 운동장은 맨 땅이어서 선수들이 훈련하는데 애로가 있다. 또 체육관 신축으로 운동장이 3분의 1 정도 줄어든 데다 내년 7월부터는 본관 공사로 건축자재를 운동장에 쌓아놓아야 해 ‘떠돌이 훈련’이 불가피하다.

정민재 부장은 ”럭비팀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고 선수들이 더 좋은 여건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오창택 교장은 “이번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선수들은 충북고 영광의 얼굴들”이라며 “알고 보면 럭비는 멋있는, 남자다운 경기”라며 도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충북고 럭비팀 선수단(27명)

◇단장 오창택(교장)

◇부장 정민재(럭비지도교사)

◇감독 김형기

◇코치 이광호

◇선수=류태현 신동건 조영웅 김도현 서준석 송재영 김남혁 이정민(이상 3학년) 임수민 최재혁 남시은 이상혁(이상 2학년) 이성제 노재헌 신희탁 강현준 변상찬 김하준 이채민 이건후 변재서 강범수 유진호(이상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