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 대표도서관, 제대로 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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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립 대표도서관, 제대로 지어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11.0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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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연면적 6500㎡ 건립 추진…전국 평균 절반 크기
도교육청, 공동건립 ‘NO’ 하더니 교육도서관 리모델링에 200억 투입

 

 

 

한 때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충북도립 대표도서관 공동 건립을 논의했으나 지금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현재 도는 청주시 청원구 오동동 밀레니엄타운 부지에 대표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이고, 도교육청은 충북교육도서관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도는 대표도서관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작은 규모의 도서관을 짓게 됐다. 전국 광역지자체 대표도서관의 평균 연면적이 1만3000㎡인데 충북 대표도서관은 그 절반인 6500㎡에 불과하다. 또 도교육청은 접근성이 좋지 않고 주차장이 협소한 충북교육도서관 리모델링에 20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충북도립 대표도서관이란 도서관법 제25조에 따라 충북의 도서관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관련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곳을 말한다. 도서관법상 광역지자체는 의무적으로 지정 또는 설립하도록 돼있다. 대표도서관은 지역도서관 지원 및 협력사업 수행, 국립중앙도서관의 자료수집 활동 및 협력사업 지원 등 광범위한 활동을 한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대표도서관을 운영 중인 곳이 11개, 건립 중인 곳이 4개다. 충북과 강원도만 대표도서관이 없다.
 

이렇게 협소한데 대표라고 할 수 있나
 

지난해 10월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윤건영 도교육감과 무상급식 예산 분담비율에 합의한 뒤 각각 400억원씩 내서 800억원대의 큰 대표도서관을 짓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충북도의 자치사무에 필요한 경비는 충북도가 전액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며 지원불가 입장을 밝혔다.

충북도 관계자는 “양 측의 실무자들이 협의해보니 서로 다른 기관에서 예산을 투입하는 것과 도서관이 준공된 후의 운영문제 등 어려운 점이 있었다. 지금은 없던 일이 됐다”고 말했다. 대표도서관 건립은 김 지사의 공약사항이었다. 김 지사는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충북에 문화센터와 도립미술관·도립도서관을 짓겠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현재 밀레니엄타운 7000㎡ 부지에 연면적 6500㎡의 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에 자료실, 열람실, 도서보존 서고, 다목적홀, 편의시설, 사무공간 등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397억원. 도 예산만으로 하다보니 규모가 작아졌다. 이 때문에 너무 협소하다는 불만과 지적이 나온다.

충북도는 지난 3일 충북연구원에서 ‘충북도립 대표도서관 건립을 위한 중간보고회 및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충북 대표도서관은 청주시립도서관 연면적 4000~5000㎡보다 약간 넓으니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실제 이름은 충북도립 대표도서관인데 애매하게 지으면 없느니만 못한 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중간보고회에서 연구용역을 수행한 연구자들이 타 시도와 비교해 너무 작다며 넓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밀레니엄타운 부지 1만9776㎡에 도서관을 비롯해 공연장, 미술관 같은 문화시설도 지을 예정이어서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충북교육도서관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충북교육도서관

 

사직2동 꼭대기 도서관 리모델링

그런가하면 충북도교육청은 충북교육도서관 리모델링을 시작한다. 이 때문에 지금은 청주 복대초에 마련된 임시청사에서 도서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도서관 측은 홈페이지에 “오는 2025년 학생중심 도서관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교육도서관은 지난 1989년 11월 신축했다. 한동안 충북중앙도서관으로 불렸으나 2019년 2월 교육도서관으로 변경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서관을 지은지 34년 돼 전면 리모델링을 한다. 내년 11월까지 1년 정도 걸리고 비용은 200억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신축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안전진단 결과 B등급이 나왔고 돈이 많이 들어 리모델링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 도서관은 청주시 사직2동 꼭대기에 있어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하기 매우 불편하다. 주차장도 좁아 전쟁이 벌어진다. 이 때문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곽동철 청주대 문헌정보학과 명예교수는 “대표도서관을 제대로 짓기를 바란다. 대표도서관은 충북지역 도서관의 총괄센터 역할을 하므로 도서보존 서고 기능도 해야 한다. 그래서 규모가 커야 한다”며 “이대로 가면 충북은 전국에서 거의 꼴찌로 가장 작은 도서관을 짓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충북교육도서관 리모델링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도교육청은 교육도서관을 대표도서관으로 운영해왔다. 그래서 경험과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충북도가 대표도서관을 건립해도 전문인력 충원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지자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는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예산을 절반씩 부담하되 건립은 충북도가, 운영은 도교육청이 주도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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