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도 없는 맹지 2500평을 왜 매입했나“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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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도 없는 맹지 2500평을 왜 매입했나“ 의문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11.08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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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율량동 H타운 인접 자연녹지를 금산 소재 제약회사 명의 매입
H타운 측, 고의 경매 진행해 ‘장악’ 의도 의심···경찰, 1년 만에 송치

 

충남 금산의 한 제약회사가 도로가 없는 맹지 2500평을 매입해 그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다(점선). 인접지에 다목적 휴게시설을 신축 중인 H타운은 시공사 관계자들을 사기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이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충남 금산의 한 제약회사가 도로가 없는 맹지 2500평을 매입해 그 배경에 의문을 낳고 있다(점선). 인접지에 다목적 휴게시설을 신축 중인 H타운은 시공사 관계자들을 사기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이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청주와 연고가 전혀 없는 한 제약회사가 도로도 없는 맹지(盲地)를 매입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맹지를 매개로 인접한 다목적 휴게시설을 통째로 삼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윤 모 씨에 따르면 H타운은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 329-14필지 3600평에 6동의 펜션, 연회장, 수영장, 뷔페식당 등을 신축할 계획이었다.

H타운은 총 공사비 130억 원 중 110여 억 원을 들여 5개 동을 완공하고 나머지 상가 1개 동 신축과 잔여 공사 마무리를 위해 20196G건설과 시공계약을 했다. 공사비는 215200만원, 준공검사후 금융권 대출을 받아 주기로 특약했다. 시공과정에서 건설사는 두 차례나 바뀌고 금액도 30억 원으로 늘었다.

 

준공검사 안 받고 유치권 행사

 

그러나 1년 내 마무리 공사를 완료하고 타사의 유치권 행사 등 공사방해를 해결해 주겠다고 한 G사 이사 지 모 씨는 계약대로 202012월까지 준공검사를 받지 않았고, 되려 건축주가 공사비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다.

심지어 2021년 법원의 경매개시결정을 받아내 공사비를 편취하려고 시도했으나 H타운 측에서 법원에 이의 신청을 해 결국 미수에 그치게 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 건설면허대여 사실도 드러났다. 건설산업기본법에는 누구든지 건설업자로부터 그 성명이나 상호를 빌려 건설공사를 수주 또는 시공할 수 없는 데도 지 씨는 3개의 건설회사 명의를 빌려 도급계약하고 시공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H타운은 준공 후 대출을 통해 공사비를 조달하려 한 계획에 큰 차질을 빚자 지 씨를 사기, 업무방해, 경매방해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러는 와중에 충남 금산에 본사를 둔 모 제약회사가 20224H타운 사업부지 인접 자연녹지인 율량동 산 67-1번지 2500평을 현금 11억 원을 주고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약회사는 모 유명인이 광고하는 무릎관절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다.

 

무릎관절 건강식품 회사가 뒷배?

 

문제는 이 땅이 맹지라는 점이다. 도로가 없어 H타운 소유 땅을 밟지 않고는 출입이 불가능한, 전혀 쓸모가 없는 땅이다.

이런 땅을 청주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제약회사의 오너가 제약회사 법인 명의로 매입한 것이다. 비업무용 토지인 셈이다. 또 인근에 장례식장과 군부대가 있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주변 평가도 있다. 눈독을 들일만한 땅이 아니라는 거다.

그러니 이 맹지를 취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해 분양을 못하게 하고, 나아가 H타운의 부도를 유도해 연고권을 내세워 싼값에 접수(매수)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H타운 측은 마무리 시공을 맡은 지 씨가 건설면허를 대여해 불법으로 시공했고, 그 뒤에서 이 제약회사가 자금을 대 주는 등 돈거래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이 제약회사가 지 씨를 내세워 H타운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면 대출이 막혀 경영악화를 가져오고, 나아가 경매로 넘어가면 소유권을 장악하겠다는 속셈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윤 씨는 지 씨가 통화에서 제약회사 측이 100억 원을 준비했고 경매로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제약회사밖에 없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금산에 있는 제약회사 오너가 청주와 연고도 없고, 도로도 없는 땅을 왜 매입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한 뒤 ”H타운을 고사시킨 뒤 손쉽게 손아귀에 넣으려는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타운은 지 씨 등을 사기혐의 등으로 202210월 청원경찰서에 고소했고 경찰은 지난 3일 청주지검에 송치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지 씨 등 피고소인은 수사관 교체신청을 통해 수사관을 교체시키는 등 수사방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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