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설 기념관 ‘진천부심’도 함께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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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설 기념관 ‘진천부심’도 함께 우뚝
  • 박익규 전문기자
  • 승인 2023.11.0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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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기업체 나서 자부담 17억 원 한계 극복
보조사업자 진천문화원 중간 변경은 ‘신의 한 수’

보재 이상설 기념관은 201312월 보재 이상설선생 숭모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2015년 국가현충시설 건립대상사업으로 선정되며 본 궤도에 올랐다. 그로부터 10년 만인 202310월 역사적인 준공에 이르렀다.

노도탁랑(怒濤濁浪)의 망국을 살리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으신 이상설 선생의 삶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기념관 건립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여러 어려움속에서도 선생의 선구자적 독립운동 위상에 걸맞게 최고의 기념관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진천부심(진천의 자부심)’으로 우뚝 선 10년의 추진과정을 요약정리했다. <편집자주>


이상설 선생 숭모사업은 시대적 보훈사업이었다. 20146월 지방선거에 당선된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유영훈 진천군수 모두 민선 6기 공약사업으로 이상설 선생 기념관 건립을 공약사업으로 최종확정하고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했다. 그러나 그동안 시행된 현충시설 건립사업에 대한 분권교부세가 폐지되고 2015년부터 보통교부세로 통합운영되는 것으로 제도가 변경되며, 지자체 사업으로 추진이 불가하게 됐다.

이에 군은 관련 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2015210일 사단법인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를 보조사업자로 선정했다. 6월에는 이석형 회장, 이상래 이사장, 이재훈, 이경희, 이연우 부회장, 이재용 이사 등 27명으로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기념사업회는 기념관 건립 기본 계획서를 마련하고 진천군과 국가보훈처 충북남부보훈지청에 제출했다. 또한 충북도에 기념관 건립사업 추진 관련 사업계획서를 설명하고 도비 지원을 요청한 결과 충북도로부터 지방재정 투자심사 승인을 얻었다. 이에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공감대 확산에 주력했다.

201510월 마침내 국가보훈처의 사업성 검토 결과 현충시설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며 국가현충시설 건립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11월 국회예산결산 소위원회도 통과했다. 총사업비는 877700만 원이었다.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한 건립사업의 최대 걸림돌은 자부담 확보였다. 20171월 기념사업회가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었으나 자부담 미확보로 국비가 불용처리되기에 이르고 끝내 상황을 타개하지 못했다.

같은 해 6월 궁여지책으로 총사업비를 877700만 원에서 60억 원으로 줄여 자부담분을 76500만 원으로 줄이는 변경안을 2019년 현충시설심의위원회에서 심의했다. 최종 자부담분은 같은 해 7월 말까지 확보하기로 했으나 또다시 실패했다.


최종 사업비 82억 원 결정


결국 기념관 건립은 5년 만에 진천문화원으로 보조사업자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2020529일 국가보훈처가 이를 변경 승인했다. 새로운 보조사업자로 승인된 진천문화원의 기념관건립사업 활동은 이에 앞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건립 군민 성금모금운동(위원장 장주식 진천문화원장)을 주도해 나갔다.

건립에는 군민들이 모금운동으로 참여했다. 사진은 공사를 마무리하는 공정.
건립에는 군민들이 모금운동으로 참여했다. 사진은 공사를 마무리하는 공정.

그러나 본격적인 건립사업은 20206월 장주식 진천문화원장을 위원장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시작이었다. 먼저 중기지방재정계획 수정과 지방재정투자 재심사를 거쳐 202012월 서둘러 착공식을 개최했다.

20221월 감리비 51100만 원을 반영하여 총사업비를 60억 원에서 651100만 원으로 변경했다. 같은 해 4월에는 토목, 주차장 등 부대공사비 10800만 원을, 20231월에는 설계변경 및 물가변동 금액을 추가 반영하여 총사업비를 821500만 원으로 변경했다.

현장시공은 전문 기술자가 담당하고 기념관 구성은 각계 최고의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했다. 기념관 운영에 가장 중요한 전시 부분은 202111월 제1차 전시기획소위원회를 개최한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위원회를 열었다. 또한 전시유물 확보를 위해 202110월 제1차 전시유물자료소위원회를 개최하고 20222월 유물수집 및 기증·기탁운동 계획을 수립하고 공고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를 유물수집차 방문하는 등 지금까지 지속해서 자문해오고 있다. 앞서 건립된 국내 기념관을 찾아 꾸준히 학습했다. 20225월 철원군 궁예태봉국테마공원을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안중근 의사, 이회영기념관 전시연출 견학, 11월 유관순기념관, 석오 이동녕기념관 전시연출을 견학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20235월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사업기간을 202310월까지로 최종 변경해 기념관 건립을 마무리했다.


초등생부터 어르신까지 기탁


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의 주체는 2곳이다. 기념사업회(회장 이석형)와 성금모금지원협의회(회장 장주식). 기념사업회의 모금 주체와 대상 범위는 국가적 전 국민으로, 성금모금지원협의회는 진천 군내로 구분할 수 있다. 기념사업회는 20161230일 지정기부금 단체 등록을 마치고 바자회를 비롯해 본격적인 모금운동을 시작했으나 기념관 건립 보조사업자가 변경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성금모금지원협의회는 2017315일 진천군청 소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갖고 출범했다. 사업명을 전 군민 11구좌 갖기 운동으로 정하고 장주식 진천문화원장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진천군향토사연구회를 중심으로 19개의 다양한 사회단체가 참여했다. 모금운동의 투명성, 객관성 확보를 위해 모금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첫 기탁은 320일 진천군청 경주이씨 종친회에서 100만 원을 기증하며 시작됐다. 진천군노인회에서는 관내 300여 경로당이 동참해 305만 원을 기탁했다. 초등학생들도 동참했다. 진천 상산초등학교 학생들은 저금통을 깨서 1748150원의 성금을 모았다. 진천 광복회, 애국지사, 향토사연구회 회원 등 기관과 사회단체, 기업체, 후손 및 문중 등 전 군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했다. 6개월 만에 1억 원을 돌파하여 진천군민의 자긍심을 한껏 누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모금액은 169972367원이다.

관내 기업들도 화답하며 큰 손을 내밀었다. 2020년에는 송두산업단지개발()이 총 6억 원을, 이천창고가 2000만 원을, 금성개발()6000만 원을, 삼강이 1000만 원을, 송기호씨가 500만 원을 기탁했다. 2021년에는 동부엔텍()진천소각이 500만 원을, 알티에스에너지가 500만 원을, 동신개발주식회사가 1억원을 기탁했다.

2022년에는 케미탑이 1000만 원을, 농협은행 진천군지부에서 500만 원을 쾌척했다. 2023년에는 관내 생산공장인 체리부로가 1억 원을 쾌척하는 등 기탁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들의 간절한 지원


이상설 선생은 생전 12녀의 자녀를 두었다. 현재 직계혈육으로는 차녀의 딸인 외손녀 이현원 씨가 유일하다. 또한 친형제로는 상익 아우가 있고 조카의 후손들이 번창해 선생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일한 직계혈육인 이현원 씨는 1억 원 상당의 흉상제작비를 기탁하기도 했다.
유일한 직계혈육인 이현원 씨는 1억 원 상당의 흉상제작비를 기탁하기도 했다.

유일한 혈육인 이현원 씨는 팔순을 넘긴 고령에도 기념관 건립에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34월 제106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1억 원 상당의 흉상제작비를 기탁하기도 했다. 앞선 201796일에는 이상설 선생 순국 10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러시아 우스리스크 유허비를 참배하기도 했다. 흉상은 박민섭 조각가가 제작했다.

이상설 선생의 기록은 그의 유언대로 유고를 모두 불태우는 바람에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나마 선생의 조카인 이관희·이완희 형제가 해방 이후부터 모은 자료를 토대로 선생의 업적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이번 기념관 건립에도 이관희의 아들인 이재승 씨가 과거시권(답안지) 등 전시 유물 및 자료의 상당수를 제공했다.

202211월에는 선생의 유족이자 후원회장인 이태희씨가 족보·초상화·교지 등을, 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이 초상화, 단검 등을 기증했다.


나무-철근콘크리트 공존 특이한 공법

수덕사 대웅전 주심포 양식 재현한 국내 최대 규모

 

보재 이상설 기념관의 건축은 우리의 전통건축인 목구조와 현대건축의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한 공간에 공존하고 있는 특이하고 상징성이 있는 건축이다.

사무관리동은 전통건축 양식 중에서 고려중기의 주심포 양식을 따르고 있다.
사무관리동은 전통건축 양식 중에서 고려중기의 주심포 양식을 따르고 있다.

사무관리동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나무, , 흙 등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전통건축 양식 중에서 고려중기의 주심포 양식을 따르고 있다. ,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현존 최고의 3대 건축인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 중 수덕사 대웅전 주심포 양식을 재현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목구조건축이라고 볼 수 있다.

전시실은 전통건축을 현대 건축재료 및 공법으로 재해석하여 현대건축에서 사용되는 콘크리트, 철근, FRC 등의 재료로 주심포 양식을 재현해 놓은 건축이다. , 전통건축의 공포 구성과 짜임에 주재료로 사용되는 목재를 현대건축 재료인 FRC를 적용한 공법으로 개발하였기에 건축학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건축학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는 우리 전통건축의 주심포 양식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은 그 무엇보다도 크다. 이에 상응하여 보재 이상설 선생의 항일독립운동 업적을 정성껏 기념관 건축에 녹여 담아서 표현하고 있다.

기념관 건축을 통하여 보재 이상설 선생의 크나큰 항일독립운동 업적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전 국민에게 고취 시키고자 한다. 또한, 숭모 정신이 깃든 산 교육장으로 활용함으로써 후손에게 선생의 유훈인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선생의 공훈을 배우고 숭고한 뜻을 기리는 지역의 대표적인 나라사랑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것이다.

●박익규

음성에서 태어나 청주에서 살아온 충북 토박이다. 중부매일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문화교육체육팀에서 20여 년간 기자, 부국장으로 일했다. 충북도지사 연설기록담당관,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으로 6년 재임했다. 자신의 삶과 사회 발전을 두루 고민하며 조화롭게 제2의 인생을 사는 중장년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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