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고향사랑기부금, 예상보다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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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고향사랑기부금, 예상보다 저조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3.11.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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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충북 전체 기부금 16억6000만원, 도내 지자체 평균 1억여원
“충북연구원, 연구용역에서 충북전체 예상액 143억원으로 잡아”
일본 최근 사례 참고한 과도한 예상액과 저조한 실적 문제 지적당해

 

 

자료/ 행안부
자료/ 행안부

문제 많은 고향사랑기부제
충북 기부금

 

‘고향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기부하자. 그러면 내 고향도 살릴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 고향사랑기부제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광역·기초지자체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들어가 1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부족한 지방재원 확보를 위해 마련된 제도다. 또 궁극적으로는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예상만큼 실적이 오르지 않고 지자체간 격차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홍보전략을 짜서 열심히 모금한 지자체와 그렇지 않은 곳 간에 금액 차이가 많다는 후문이다. 행안부는 내년 2월 올해 1년치 전국 모금액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종의 지자체 성적표가 발표되는 것이라 관심이 모아진다.
 

일본의 고향납세 본딴 제도
 

우리나라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납세를 본따 만들었다. 일본은 2008년 첫 해에 800억원을 모금했으나 지난해는 총 8조7000억원을 걷은 것으로 전해졌다. 15년만에 100배 이상 증가했고 국민 3명당 1명이 기부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일본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 하나 개선해 나가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많은 것을 일본에서 따왔다. 이 때문에 한국식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행안부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하면서 통합 사이트 ‘고향사랑e음’을 개설했다. 이 제도에 대해 ‘개인이 고향에 기부하고 지자체는 이를 모아 주민복리에 사용하는 제도다. 기부자에게는 고향사랑 기부에 대한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이 있다’고 홍보한다. 단 나의 주소지 기부와 법인 명의 기부는 안되고 연간 상한액은 500만원이다.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기부 금액 10만원 이하는 전액 세액공제, 10만원 초과시에는 16.5%를 공제 받는다. 답례품은 기부액의 30% 한도 내에서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올해 고향사랑기부제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제주 제주갑)이 수집한 8월 말 기준 모금액에 따르면 충북도와 11개 기초지자체는 총 12억9988만여원을 모금했다. 전남이 73억2800만원, 전북 36억, 경남 30억5000만원, 강원이 21억6877만여원으로 충북보다 많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광역과 기초지자체 금액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첫 기부금은 의료비후불제에 쓰여
 

충북도는 올해 충북전체 예상액을 143억원, 도 14억3000만원으로 잡았다. 그런데 10월 말 현재 충북전체 모금액은 16억6000만원, 도는 1억440만원으로 나타났다. 예상치와 실제 금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예상치를 과하게 잡은 동시에 올해 실적도 부진했던 것이다.

10월 말 현재 충북도내 모금액은 진천군이 가장 많고 영동, 괴산군이 그 뒤를 따른다고 한다. 충북도를 포함한 도내 지자체의 평균 모금액은 1억여원이고 상위 2개 지자체는 2억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액수는 대외비라 알 수 없다.

이옥규 국민의힘 충북도의원(청주5)은 충북도 행정국 행정사무감사 때 고향사랑기부제와 관련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충북도의 실적이 저조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신형근 도 행정국장은 “충북연구원에서 연구용역을 할 때 일본의 최근 사례를 예로 들어 예상치가 높아졌다. 현재 일본은 국민의 40%가 기부한다. 시행 초기인 우리와는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처음부터 예상치가 잘못됐다는 얘기지만 실제 성과도 높지 않았다.

또 이 의원은 “충북도의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비가 1억4292만원이나 들어갔다. 기부액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18개 시·군이 함께 고향사랑기부제 합동홍보관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이 덕분에 기부금 목표액 근사치에 도달했다. 또 충북 옥천군은 기부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놓고 전군민 아이디어 공모, 전문가 의견수렴, 군 홈피에서 설문조사 등을 한다. 이렇게 하면서 자연스레 홍보도 한다”고 좋은 사례를 소개했다.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올해 첫 충북도 기부금 1억원은 의료비후불제에 쓰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는 취약계층의 치아교정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비후불제는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공약사항이다.

고향사랑기부금은 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육성 및 보호, 문화예술보건 등 주민복리증진사업에 쓰도록 돼있다. 의료비후불제에 쓰는 건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으나 기부금 1호 사용처가 지사 공약사업이 된 것. 그래서 그런지 김 지사는 지난 9일 의료비후불제 대상을 기존 6개에서 14개로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기금심사위원회가 있지만 행정부지사가 위원장 이므로 도 의견에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기금 사용에 대한 폭넓은 의견수렴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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