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이 먼저 ‘유커를 부르는 방법 네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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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이 먼저 ‘유커를 부르는 방법 네 가지’
  • 조창완 전문기자
  • 승인 2023.11.1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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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반중 여론 2015년 37%. 2023년에는 83%
중국인 ‘한 끼라도 대접받으면 보상, 흘겨보면 보복’
자매도시 활용하거나 산업 통해 ‘교류의 물꼬’ 터라
세계의 공장이자, 우리의 수출국, 세계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책임지는 중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을 지극히 비상식적인 일이다.
세계의 공장이자, 우리의 수출국, 세계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책임지는 중국을 적으로 돌리는 것을 지극히 비상식적인 일이다.

기대했던 유커(遊客)의 귀환은 없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고, 중국 정부도 단계적으로 한국 단체관광을 풀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23년 들어 9월까지 한국을 찾은 유커는 264000여 명으로, 코로나 전인 2019년의 49%에 그쳤다.

특히 충청권 중국 관광객의 회복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 이 지역 거점 공항에 중국 단체 관광객이 온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청주국제공항에서 중국을 향하는 비행기도 대부분 국내 관광객이 장자제(张家界)나 백두산 등으로 가는 전세편이다.

원인은 간단하다. 중국 최대 여행사이트인 씨트립(www.ctrip.com)의 해외여행 사이트에서 한국 여행은 찾기조차 힘들다. 메인페이지는 물론이고, 사이드에서조차 한국 여행은 없다. 어렵게 국가별 여행을 찾아가면 한국 여행상품들이 나오는데, 이 가운데 충청권 단체여행상품은 하나도 없다. 대부분 서울이나 제주도고, 부산이나 강원도(남이섬), 경기도(에버랜드) 정도가 간간이 보인다.

취날(www.qunar.com)은 좀 낫지만 큰 차이는 없다. 해외여행(出境游) 메뉴에 한국은 없다. 해외여행 메인페이지에는 한국 메뉴가 있다. 여기에는 276개 여행상품이 등록되어 있다. 상품은 씨트립과 큰 차이가 없고, 충청권 상품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구성일 뿐 단체로 출발하는 팀들은 예전과 비교할 수도 없다.


한국 여행은 왜 인기를 잃었을까?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인들이 해외 관광객 수도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국 관광객이 늘지 않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필자는 2018222일 오마이뉴스에 쓴 사드 보복 1, 그늘을 넘어서는 방법이라는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사드 보복의 가장 큰 후유증은 중국 속에서 한국이 사라진 것이다. IPTV로 한국 콘텐츠가 유통된다지만 CCTV나 중국 각 성의 위성채널에서 한국 콘텐츠는 절멸했다. 전지현이나 송혜교가 보이지 않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가치가 사라질 수밖에 없고, ‘태양의 후예등에서 끊임없이 어필하던 현대자동차가 없다면 우리 차의 중국 내 시장 가능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필자의 불안한 예측은 여지없이 현실이 됐다. 유커를 핵심 타깃으로 했던 아모레나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관련주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조 원을 투자한 충칭 공장을 3분의 1 가격에도 팔고 있지 못하는 상태다. 유커의 부진 역시 이런 이유가 크다. 하지만 유커나 중국 유학생이 늘지 않는 것에는 더 중층적인 원인도 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반중 감정은 갈수록 나빠졌다. 2015년 조사에서 한국인의 반중 여론은 37%였으나 201761%, 202177%로 급증했고, 116일 발표된 올해 결과는 83%였다. 이렇게 급전직하한 반중 정서의 원인은 한 곳에 있지 않다. 한국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비롯된 면도 있지만, 중국 정부 역시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중국에는 한 끼 밥을 얻어먹어도 반드시 보상하고, 자신을 보고 찡그린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보복한다(一飯必償, 睚眦必報)’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초한지의 주요 인물인 한신과 전국시대 위나라 인물 범수의 고사에서 나왔다.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은원관(恩怨觀, 은혜와 원수를 보는 관점)을 나타내는 말이다.

중국에는 ‘한 끼 밥을 얻어먹어도 반드시 보상하고, 자신을 보고 찡그린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보복한다’는 말이 있다. 한국인 83%가 반중 감정을 느끼는 상황에서 유커들은 한국 관광을 꺼릴 수밖에 없다.
중국에는 ‘한 끼 밥을 얻어먹어도 반드시 보상하고, 자신을 보고 찡그린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보복한다’는 말이 있다. 한국인 83%가 반중 감정을 느끼는 상황에서 유커들은 한국 관광을 꺼릴 수밖에 없다.

한국에 왔는데, 길거리에서 만난 100명 중 83명이 자신이 하는 중국어를 듣고, 찡그린다면 어느 중국인이 한국을 편하게 여행할 수 있을까. 어느 부모가 마음을 놓고, 한국으로 유학 가는 것을 허용할까.

다른 하나는 앞서 말한 것처럼 한국 콘텐츠가 중국에서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는다면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사드 보복을 철회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한국 방송 콘텐츠나 대중음악의 확산세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중 패권 전쟁에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미·일 편에 섰다고 인식한 상황에서 이런 빗장을 풀 방송사는 없다. 1992년 수교 다음 해인 최진실 주연의 질투를 시작으로 사랑이 뭐길래’, ‘대장금’, ‘태양의 후예등 수많은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면서 한국 대중문화 팬층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완전히 바뀌었고, 유학생에게도 곧바로 영향을 주었다. 행안부가 발표한 해외 유학생 통계에 따르면 20237월 국내 중국 유학생 숫자는 62602(유학생+언어연수생)이다. 상대적으로 같이 시기 베트남 유학생 숫자는 76459(유학생+언어연수생)으로 중국 유학생 숫자를 능가했다.


마음 열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


중 수교 30년을 넘긴 지금 중국에서 한국어를 이해하는 숫자는 이전에 비해 확실히 늘었다. 한국 포털에 있는 중국 관련 기사의 댓글을 이해할 수 있는 숫자도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중국 관련 기사의 댓글을 보면 어떤 느낌일까. 기사의 주제에 무관하게 중국 관련 기사의 댓글을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부정적인 것들이 중심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여행 오거나 유학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중국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중국은 오랜 기간 한국의 최대 경제교류 국가이고, 최대 여행객이 오는 나라였다. 다시 이런 숫자를 회복하기는 힘들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교류 국가임은 틀림없다. 이것이 객관적인 상황이다. 세계의 공장이자, 우리의 수출국, 세계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책임지는 나라를 적으로 돌리는 것을 지극히 비상식적인 일이다.

이를 막고, 다시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게 하는 방법, 특히 충북을 찾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법주사나 구인사 등 산사체험’, 제천 약재 여행, 숲 테라피 체험, 청풍호 명상 체험은 충분히 시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법주사나 구인사 등 산사체험’, 제천 약재 여행, 숲 테라피 체험, 청풍호 명상 체험은 충분히 시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첫째는 충북이 중국에 좋은 감정을 가진 도시가 되고 그것을 중국에 알리는 것이다. 중국 전역에 알리는 것도 좋지만 우호 도시를 먼저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충북은 현재 중국 후베이성, 헤이룽장성, 광시성과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각각 인구 5844만 명, 3099만 명, 5047만 명을 가진 성들이다.

한중 관계가 경색되어 다른 교류는 쉽지 않지만, 자매도시 간 교류는 가능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이 있다. 우선은 지사를 비롯한 이들의 중국 방문을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재 한중 관계는 상당히 나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도 선진국이 된 한국과 교류를 원한다. 따라서 중앙 차원이 아닌 지방 차원에서 교류가 되는 것을 바라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사는 아니더라도 부지사 등이 주축이 된 중국 우호 방문 등이 진행되는 것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과정이 지나면 청주공항을 활용한 전세기 등도 활성화될 수 있다. 결국 당장은 아니더라도 충북이 가장 빨리 중국과 길을 여는 지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중국 여행사의 한국 여행상품에 충북을 경유하는 상품은 전혀 없다. 혹자는 충북에 중국 여행객들이 올 만한 상품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여행객들의 여행 소비 패턴도 많이 바뀌었다.

우선 힐링 여행이나 개별 관광객(싼커, 散客)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법주사나 구인사 등 산사체험’, 제천 약재 여행, 숲 테라피 체험, 청풍호 명상 체험은 충분히 시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의 다양한 특성 여행을 가는 관광객이 늘듯 중국인들도 다양한 여행상품에 관심을 두고 있다. 우선은 씨트립이나 취날 같은 여행사를 대상으로 관련 여행상품을 만들고, 배치하려 노력해야 한다.

또 인천공항에서 싼커들이 충북을 향할 수 있도록 교통편을 확대하고,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유학생 유치는 타깃이 명확한 편이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충북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동남아나 이른바 스탄(중앙아시아)’ 국가가 향후 유학생 유치의 중요한 포인트지만 중국 유학생들도 여전히 중요하다.


●세 번째는 우선 서로가 필요한 것을 찾아서 교류의 포인트를 찾으면 된다. 앞서 말한 충북의 자매결연도시 3성은 모두 좋은 제약회사를 가지고 있는 곳들이다. 따라서 바이오나 제약 방면에서 교류 포인트를 찾아서 가치를 공유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들도 있다. 중국 내에서 열리는 관련 분야의 컨벤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관련 부스를 참여하는 방법도 있지만, 발표 행사에서도 충북의 관련 자원을 소개하는 것도 방법이다.


●네 번째는 충북의 중국 관련 자원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충북에는 중국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다양한 중국 관련 자원이 있다. 또 중국 전문가 그룹도 학교나 지역 사회에 있다. 이들은 향후 중국 관계는 여는 중요한 자원이다. 현직이나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국내에서 활동하는 중국 관련 전문 그룹을 초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필자는 졸저 <달콤한 중국>에서 먼저 친구가 되자라는 중국 지인의 말을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 친분을 쌓던 톈진 빈하이신구의 쉬다통(徐大彤) 국장을 만났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말이다. 이익을 말하기 전에 먼저 친구가 되어 최소한의 신뢰가 쌓일 수 있다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의례적으로 새만금을 찾으면서 만난 인연이지만, 이후 쉬 국장은 새만금과 빈하이신구가 우호협약을 맺게 해줄 만큼 관계가 진척됐다. 쉬 국장은 이후 승승장구해 중국 공안부 최연소 부부장이 됐다.

이런 중요한 간부들이 한국에 대해 갖는 감정은 중요하다. 이제 중국 간부들 가운데 한국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의 한중 관계도 위기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충북이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있다.

●조창완

미디어오늘 등에서 기자로, 차이나리뷰에서 편집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IT회사 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에서 디지털헬스케어, 스마트에듀 담당 상무로 일한다. 새만금개발청에서 전문공무원. 보성그룹에서 마케팅담당 상무, 춘천시 시민소통담당관 경력이 있다. <달콤한 중국> 등 12권의 중국 관련 책을 썼고, <신중년이 온다> 등 인문서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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