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시인들, 올해 ‘좋은 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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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시인들, 올해 ‘좋은 일’ 많았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11.16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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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권 시인 올해 백석문학상‧박재삼문학상 잇따라 받아
김은숙 시인 지역출판사에서 낸 시집 풀꽃문학상 수상해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각종 문학상 소식이 가까이 들린다. 올해 충북에서 활동하는 시인들 몇몇이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문학상을 잇따라 수상해 화제다. 김은숙 시인이 9월에 풀꿈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송진권 시인이 제25회 백석문학상을 받았다.
 

송진권 시인은 코레일에서 근무한다.
송진권 시인은 코레일에서 근무한다.

 

송진권 시인의 시집 <원근법 배우는 시간>은 지난해 창비에서 출간됐으며 사투리와 지역의 향토사를 그대로 옮긴 시로 입소문이 났다. 그는 11월 초 출판사 창비가 시상하는 25회 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수상작에 대해 맹렬한 모더니즘의 습격을 뚫고 성취된 수작이라면서 시인은 현대성이 무엇인지를 되물으며 시를 관념의 세계에서 끄집어내 사람이 살아가는 곳으로 데려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간으로부터 간신히 건져낸 향토적 정서를 살아 있는 현재로 만드는 성취는 그 자체로 백석 시의 정신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고 평가했다.

백석문학상은 시인 백석(1912~1996)의 문학 정신을 기려 그의 연인이었던 자야(子夜) 김영한 씨가 출연한 기금으로 1997년 제정됐다.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송 시인은 올해 5월엔 같은 시집으로 박재삼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수상에 대해 송 시인은 백석 시인의 소박한 이웃들과 친척들을 노래한 시편들은 제가 그때까지 만났던 시와는 많이 다른 시였습니다. 한 가족의 내력이 빼곡하게 나열되어 있었고 제가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이 정답게 다가와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외울 만큼 많이 읽었고 빼곡하게 필사를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백석 시인이 북쪽의 말로 거기 사는 사람들을 이야기했듯 전 제 고장 말로 고향의 산하를 그렸고 거기 살았던 사람들과 지금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이야기했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 이야기들을 옮겨 적기만 했을 뿐인 것도 같습니다. 받아쓰기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라며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전해준 말로도 쓰고 아버지와 어머니와 이웃들이 제게 들려준 말로도 썼습니다. 제게로 와서 말을 건넨 사람들의 삶에서 저는 사람의 선함과 진실을, 눈물과 웃음을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백석 시인이 그러하셨듯이, 그분이 생각하던 세상에 조금이나마 닿았을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서술했다.

송 시인은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2004년 창비신인시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자라는 돌> <거기 그런 사람이 살았다고>, 동시집 <새 그리는 방법><어떤 것>이 있다. 천상병시문학상과 고양행주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지금 코레일에서 여객전무로 일하고 있다. 부역장으로 있다가 승무원으로 보직을 옮긴 지는 5년 됐다. 코레일 근무는 올해로 30년이 됐다. 시인은 “90년대말부터 습작을 이어갔다. 지금까지 개인시집으로 총 5권을 냈다. 원근법 배우는 시간은 내가 매일 듣고 자란 내 이웃의 이야기를 그대로 실었다. 원래는 소설을 쓰고 싶었으나 직장인이다보니 긴 생각을 계속 붙잡고 있는 게 힘들어 시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시인으로서 그동안 영광스런 상을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지역작가에서 문화운동까지
김은숙 시인의 의미있는 행보

 

김은숙 시인 

 

김은숙 시인은 올해 9월 제10회 풀꽃문학상을 받았다. 김은숙 시인의 시집 <그렇게 많은 날이 갔다>(고두미)대숲상’, 이정록 시인의 <그럴 때가 있다>(창비)풀꽃상을 받았다.

풀꽃문학상은 충남 공주시에서 활동하는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의 탄생을 기념해 2014년에 제정됐다. 작품성에서 문학적 성취를 이룬 신작 시집과 시인을 풀꽃상과 대숲상으로 나눠 시상한다. 상금은 각각 1000만 원이다.

시집 '그렇게 많은 날이 갔다'

김 시인은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충북대 국어교육과, 인하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96<오늘의 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아름다운 소멸><손길><부끄럼주의보> 5권의 시집과 산문집 <갈참나무 숲으로>를 펴냈다. 충북작가회의 회원, 내륙문학회 회장이며, 13회 내륙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201834년 동안 몸담았던 교직을 마감하고 지역출판과 동네서점의 상생을 꿈꾸는 상생충북(대표 강태재)에서 활동해왔다. 청주를 중심으로 한 자생적 풀뿌리 문화운동단체를 통해 문학의 보폭을 넓혀왔다. 지역작가로서 지역 독서문화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헌신해 온 것. 더군다나 이번 수상은 지역의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 처음으로 상을 타 그 의미를 더했다. 김 시인은 지난 118일 상생충북 7주년 기념식에서 풀꽃문학상 상금 1000만원을 전액 기탁하기로 약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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