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구르다 보니 선순환 하는 상생충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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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구르다 보니 선순환 하는 상생충BOOK
  • 이재표 기자
  • 승인 2023.11.16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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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상생의 밤 행사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게’
작가‧서점‧출판사 외부에서 수상…활동 성과 인정받아
김은숙 운영위원, 풀꽃문학상 상금 1천만원 전액 기탁

무한동력또는 영구기관은 연료를 주입하지 않아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이론상의 가설일 뿐 물리학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상생충북 7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상생충북 7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선의(善意)’공정한 이윤이 맞물려 기꺼이 서로를 돕고 그에 따른 실익이 발생한다면 무한동력의 선순환(善巡還)’이 가능하지 않을까? 20166, ‘상생충북(상생충Book)운동을 시작한 상상이었다.

실마리가 된 것은 20125, 충청리뷰가 낸 시선집(詩選集)’ <쓸쓸하면 마음이 선해진다>의 독특한 판매 경험이었다. <쓸쓸하면~>은 충북 연고 시인이 쓴 시, 56편을 골라 해설과 함께 충청리뷰에 연재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애초 신규 독자나 행사 참석자들에게 기념품으로 줄 요량으로 펴낸 책이었는데, 충북대 앞 민사랑 서점에 맡겨 팔아본 데서 넛지(nudge)’가 시작됐다.

도무지 팔리지 않을 듯한 책을 작은 서점의 입구 진열대 모서리에 뉘어놓고 판매한 결과 서너 달 만에 약 서른 권을 완판한 것이다. 쥔장의 구전광고(口傳廣告)도 한몫했다. 이를 통해 나온 가설은 다음과 같다.

지역작가가 쓴 글을 지역출판사에서 출판하고, 동네서점은 이를 베스트셀러에 준하는 자리에 진열, 판매한다. 독자들과 시민사회는 그런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전개한다면?


2016년 우리문고에서 선포식


20165, 당시 송재봉 NGO센터장의 사무실에서 임준순 청주시서점조합장과 만났다. <쓸쓸하면~>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앞서 언급한 가설을 실험할 수 있을지 타진했다. 다함께 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상생충북(상생충BOOK)협의회가 만들어졌다. 20166월에는 청주시서점조합 산하 18개 서점에 상생충북 코너를 마련했다. 청주시 성안길 우리문고에서는 상생충북 운동을 선포하는 행사가 열렸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2023118일에는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금빛도서관에서 <상생충BOOK 7, 상생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운동의 5대 주체인 동네서점, 지역출판, 지역작가, 시민사회, 소비자(독자)가 모여 7년의 성과를 차분히 돌아보는 자리였다. ()의 일체 개입이 없는 행사인 만큼 낯을 내려 찾아온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소박한 행사였지만 누추하지 않았던 것은 이날 행사를 전후로 수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김은숙 운영위원(시인, 문화활동가)1014, 시집 <그렇게 많은 날이 갔다>(고두미 )10회 풀꽃문학상을 수상했다.

권기윤 직지출판사 편집부장은 1011, 36회 책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유공 표창을 받았다. 임준순 운영위원(서점조합장, 열린문고 대표)1111일 서점의 날에 우수조합상을 수상했다.

김은숙 운영위원은 풀꽃문학상 상금 1000만원을 5년에 걸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김은숙 운영위원은 풀꽃문학상 상금 1000만원을 5년에 걸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김은숙 운영위원은 풀꽃문학상 상금으로 받은 1000만 원 중 500만 원을 상생충북 발전기금으로 충북시민재단(이사장 오원근)에 지정 기부했다. 김은숙 위원은 앞으로도 5년 동안 매년 100만 원씩 500만 원을 더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김 위원은 지역출판사인 고두미에서 낸 시집으로 풀꽃문학상을 받아 더 의미가 있다지정기탁한 돈이 상생충북운동의 취지에 맞게 잘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숫자로 본 상생충BOOK 7

상생충북에는 10개 지역출판사와 18개 동네서점, 53개 작은도서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전의 지역 책 유통은 출판기념회와 사실상 보따리장사가 전부였다. 상생충북 운동을 시작한 이래 20231020일까지 나온 책은 106종이다. 이중 상생충북 운동에 초창기부터 참여한 고두미직지에서 발간한 책이 74종으로 69.8%를 차지한다.

상생충북협의회는 초창기 매달 이달의 도서를 선정해 발표하다가 현재는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단순히 발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홍보포스터를 만들어 도서관과 서점에 게시하고, ‘작가와 만남행사를 1회 이상 열고 있다. 현재까지 선정한 도서는 총 32권이다.

지금까지 동네서점에서 팔린 상생충북 도서는 모두 4260권이다. 가장 많이 팔린 책 5권은 1위 안녕 나의 별_이종수 2위 그렇게 많은 날이 갔다_김은숙 3위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 하랴_류정환 4위 상처를 만지다_류정환 5위 토끼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_신준수 등이다.

상생충북은 청주시의회, 충청북도의회와 협의해 책값반환제’, ‘지역서점 인증제를 조례로 만들었다. 내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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