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벽 크랙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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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외벽 크랙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
  • 김영이
  • 승인 2023.11.22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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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 일부 새 아파트 외벽에 크랙·실금 거미줄처럼 얽혀
안전성 문제 없다면서 왜?···철저한 안전시공, 불안 해소해야

 

청주지역에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일부 아파트 외벽에 발생한 크랙과 실금을 보수하기 위해 거미줄처럼 페인트 덧칠을 해 놔 시민들이 보기만 해도 불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주지역에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일부 아파트 외벽에 발생한 크랙과 실금을 보수하기 위해 거미줄처럼 페인트 덧칠을 해 놔 시민들이 보기만 해도 불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층 건물에 실금이나 크랙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삼풍아파트, 우암상가, 성수대교 등과 같은 붕괴로 큰 충격과 함께 피해를 안겨줬던 과거의 아픔이 자신도 모르게 떠오를 것이다.

최근에도 광주와 인천에서 대기업이 시공하는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 사고를 잇달아 접한 시민들로선 이런 현상을 보는 순간 더욱 민감해지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 터여서 불안감은 증폭된다. 실제로 올 들어 우리나라에는 총 7차례의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인천 강화군 북동쪽 11지점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430일 옥천군 동쪽 16에서 3.1, 5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해역에서 4.5, 1010일엔 전북 장수군 북쪽 18에서 3.5, 729일엔 충남 공주시 남남서쪽 12에서 규모 3.4의 지진이 발생했다.

특히 작년 1029일 괴산군 북동쪽 11지점에서 각각 3.5. 4.1 규모의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기도 해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이렇듯 국내에서도 지진 발생이 빈번해지면서 건물 안전 시공에 관심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이 꼭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입주 얼마 안 돼 퍼티작업 왜?

 

청주지역에 신축된 지 몇 년 안 된 일부 고층 아파트 건물에 실금이나 크랙이 거미줄처럼 가 있는 것을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이 아파트들은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시공했는데 안전 여부에 의문이 제기될 정도다.

요즘 들어 실금이나 크랙 등으로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어 보기 흉하고 불안한 아파트는 3~4곳에 이른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시공한 청주시 청원구 A 아파트는 준공 5년여밖에 안 됐는데도 외벽 도장 공사가 한창이다.

이 아파트 창틀과 벽면 등 외벽엔 보기가 흉측할 정도로 페인트 덧칠을 해 놓았다. 퍼티작업을 해 놓은 것이다. 현장용어로 빠데로 불리는 퍼티(Putty)작업은 벽의 틈새를 메꾸고 벽면을 평탄하게 만드는 작업으로 도장작업 전 필수과정이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일부 세대에 누수가 있고 외벽에 실금과 크랙이 생겨 5년 하자보수 합의 사항에 따라 시공사 부담으로 이달 말까지 보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상당구 B 아파트는 지난 여름 외벽 도장공사를 마쳤다.

2017~2018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역시 대기업이 시공했는데 외벽 전체에 퍼티작업을 할 정도여서 안전 시공에 의문이 제기됐다.

·퇴근시 항상 이 아파트 옆을 지나다닌다는 한 시민은 신축한 지 얼마 안 된 아파트 벽면 전체에 거미줄처럼 페인트 덧칠이 돼 있어 미관상 좋지 않았고, 볼 때마다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벽면에 일부 크랙이 생겨 5년 차 하자보수 합의에 따라 시공사에 완벽한 보수공사를 요구했고 그러다 보니 페인트 덧칠이 더 많아져 안 좋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흥덕구 C 아파트 경우는 시공사를 상대로 한 하자소송에서 승소해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최고 45층 규모의 이 아파트는 누수에다 외벽 역시 크랙이 많아 퍼티작업을 마치고 도장공사를 시작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데

 

아파트 건설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안전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역의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아파트 외벽을 재도장하기 위한 바탕면 작업이다. 균열 보수라기보다는 도장작업을 위한 도장면 평탄작업, 미세균열 틈 메꿈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준공된 지 얼마 안 된 아파트인데 하자가 없다면 왜 퍼티작업을 하느냐는 물음엔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시민들은 청주지역의 수많은 아파트 중 오래된 대부분의 아파트는 멀쩡한데 신축된 지 얼마 안 된 이 아파트들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는 게 문제 아닌가라며 건설 관계자 말대로 안전에는 이상이 없기를 바라지만,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되지 않기를 바란다. 건설사들은 안전시공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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