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도시 충주의 ‘주춧돌’ 시민정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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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시 충주의 ‘주춧돌’ 시민정원사들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11.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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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과정 경쟁률 최고 6대 1까지, 인기 절정…충주시민정원사회 출범
제3기 예비 충주시민정원사들이 능암늪지 생태공원에서 현장식재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주 국가정원시민참여단 밴드 제공

국가정원 유치 목표를 넘어 ‘정원도시 충주’를 표방하는 충주시가 예상 보다 든든한 ‘시민정원사’라는 응원군을 얻었다.

시는 지난해 9월 2일 국가정원 시민참여단 발대 후 곧바로 양성과정을 마련해 20명의 첫 시민정원사를 배출했다. 시민정원사 양성은 다른 자치단체의 경우처럼 시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시민정원사 양성은 국가정원 유치를 위해 발족된 시민참여단 소속의 시민들 건의가 먼저 있었다.

이를 기인해 ‘2022년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 연계로 진행된 1기 시민정원사 양성교육이 시작됐다. 수강생들은 지난해 11월 18일 조정경기장 정원 조성사업 현장 식재실습을 마지막 수업으로 ‘제1기 충주 시민정원사 인증서’를 받았다. 시는 시민정원사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주민이 생활정원을 향유하고 가꾼다’는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필두 충주시민정원사회 회장

1기 수료식에서 충주시 조수정 생태건강도시과장은 “제1기 시민정원사가 양성돼 충주가 정원도시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각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1기를 배출한 시는 올해 들어서는 충주시 평생학습관 정규평생학습 프로그램에 포함시켜 수강생 모집에 나섰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6대 1의 경쟁률까지 보이는 등 평생학습 프로그램 중 최고의 지원율을 보였다. 강사로 위촉된 박미라씨는 서울에서 귀촌한 충주시민으로 다양한 정원 조성과 강의 강력을 가진 시민참여단 일원이다.

시민정원사 배출 1년이 막 넘은 오는 27일 오후 3시 30분 국제무예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제4기 39명의 충주시민정원사 수료식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읍면동 우수 한평정원 콘테스트 시상식과 장현숙 월간 가드닝 편집장의 ‘충주 시민을 위한 정원 특강’도 이어진다.

한필두 회장 “녹색 봉사로 힐링”

이날 행사에는 충주시민정원사회 회원 40여명도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시민정원사회는 1~3기 수료자들로 구성된 자발적 모임으로 회장은 1기 출신 한필두씨가 맡고 있으며, 현재 57명이 속해 있다. 4기 수료식을 마치면 회원은 70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필두 회장은 “회원들은 단체 메시지 방에서 소통하고 구체적 내용이 정해지면 ‘국가정원 시민참여단’ 밴드에 올려 확대 공유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봄에 시민정원사회가 꾸려져 회장을 맡게 돼 걱정이 컸었다”면서 “그런데 맨 처음 중앙탑 조정경기장 부근 정원에 풀을 뽑자고 했더니 3분 1 이상 회원이 나와 주셔서 ‘앞으로 잘 되겠구나’ 안심이 됐다”고 말해 무거운 책임 의식을 보였다.

충주시 시민정원사들이 연수동 연원뜰 정원을 가꾸고 있다. 사진=충주 국가정원시민참여단 밴드 제공

또한 한 회장은 지난달 27~29일까지 국립충주기상과학관과 연수자연마당 일원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충주시 가든페스티벌’ 행사 때 시민정원사들의 적극적인 동참에도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주차장 옆에 다양하게 꾸민 국화정원과 자연마당 속 질척한 부지를 연못(습지)정원으로 변모 시킨 열의에 박수를 보냈다. 특히 연못정원은 시민정원사회 내부 공모 과정을 통해 투표로 엄영미씨의 설계도가 선정돼 설치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가든페스티벌 행사 때 연못습지에서 만났던 엄씨 등 회원들은 한결같이 시민정원사 활동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엄씨는 “회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충주 관내 정원 가꾸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이곳 연못정원을 만드는 데도 장비를 가져와 식재 등 작업을 직접 돕는 솔선수범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고마워하며 지속적인 관리를 다짐했다.

그가 칭찬한 사람은 박문선 회원이다. 한 회장 또한 “이 분이 없었으면 연못정원 만드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형 장비 진입이 어려운 환경에 자신의 소형 포크레인을 가져와 땅파기 작업을 하고 자신의 나무 이식까지 해주는 등 시민정원사로서 적극적인 활동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가정원‧정원도시의 자양분”

교직을 퇴임한 지 3년차인 한필두 회장은 시민정원사 양성과정에 참여한 동기를 “마당이 있는 개인 주택으로 이사를 갈 계획 속에 정원 가꾸기를 배우기 위해서였다”고 개인적 필요성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정원사회 회장을 맡아 공공성을 갖고 한평정원 가꾸기 등 활동을 하면서 시민의식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민인 회원들의 노력에서 많은 깨달음을 받고 있지만 공무원들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고 했다.

충주시 시민정원사들이 직접 꾸민 연못정원에서 환한 미소를 띠고 있다. 이곳은 충주시민정원사회 내부 공모에서 선정된 엄영미씨(왼쪽에서 3번째) 디자인 설계도 대로 설치한 작품이다. 사진=김천수 기자

그는 “사실 충주시 공무원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줄은 몰랐다”면서 “회원들의 노력에 어떻게 도움을 줄 지 방법을 강구하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충주시민정원사회는 연 2회 정기회와 임시 모임 등을 평일에 활동하고 있다. 평소 정원가꾸기 등을 위해 월 2회 정도 만나게 되는 것 같다고 한 회장은 전했다. 시민정원사들은 연원뜰 정원 등의 경우처럼 대상지를 발굴해 곳곳에서 정원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천은아 충주시 국가정원팀장은 “시민정원사회 활동은 다른 사회단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면서 “시민정원사분들이 여러 단체에 속해 있어 곳곳에서 꽃밭 가꾸기 등 자생적인 관련 봉사 움직임이 보인다”고 밝혔다. 천 팀장은 “시민정원사분들은 국가정원 유치와 정원도시 추진에 있어 가장 소중한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필두 회장은 “시민정원사회는 일종의 녹색 자원봉사 단체다”라며 “회원들은 봉사 활동을 통해 자신의 힐링을 얻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웃으며 “젊은 층의 남자 시민정원사들이 많이 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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