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훈 소설집 ‘수평선 여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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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훈 소설집 ‘수평선 여기 있어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3.11.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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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편의 단편에서 세상의 ‘빈틈’을 보다

 

이명훈의 소설집 <수평선 여기 있어요>가 출간됐다. 이번 책에 실린 단편소설들은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틈새을 다룬다. 예를 들어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가 소재로 쓰인 작품에서는 오후 310분 전의 시간이 상징적으로 특화된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막노동의 한 특수 분야인 도비 현장에 출몰한 전직 비정규직 철학 강사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빈틈을 보여준다. 서민적이고 일상적인 ‘24시간 김밥집이 색다른 시공으로 차원 이동을 하기도 한다. 환경 위기를 배경으로 한 글에선 순수함과 생존논리 사이의 처절한 고뇌가 이어진다. 8편의 소설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하나로 어우러지는 힘이 있다.

작가는 61년생 청주생으로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지인들은 그에 대해 이명훈은 굴곡 깊은 체험으로 삶의 다양한 풍경을 겪어왔다. 문학이라는 통과의례를 그는 오래도록 치르고 있으며, 어쩌면 고통 가득한 그 여정은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는 매일 문학으로 죽고, 매일 문학으로 살기 때문이다라고 평한다.

2000<현대시>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2003<문학사상>에 장편소설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걸음을 옮겼다. 이후 장편소설 <꼭두의 사랑><수저를 떨어뜨려 봐>를 펴냈다.

그는 소설 쓰기는 고통과 인내가 필요한 지난한 작업이다. 사회와 세계에 대한 부단한 질문도 중요하지만 인간 존재, 특히 사회적 약자나 그늘에 사는 존재들에 대한 존중과 애정, 그들을 위한 치열한 논구도 필요하다이번 소설집은 미흡함이 있을지라도 사회와 세계의 미세한 그늘들을 바닥에서 보려 노력한 것들이다. 세계화라는 거짓 환상 속에 일그러지고 상처받는 존재들, 자칫 간과되는 부조리 및 출구 탐색을 위해 나름의 치열함을 드러냈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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