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다르듯 얼굴과 몸도 다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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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다르듯 얼굴과 몸도 다를 수 있어요”
  • 박미라 전문기자
  • 승인 2023.11.24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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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당사자 인권교육 진행
종합적‧전문적인 서비스 제공, 지역사회 적응 도와

출판 기념 시즌이 다가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부 정치인들은 각종 출판 기념회를 홍보하며 유권자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청주시의 여러 공공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성과 공유회와 자서전 만들기 행사도 물꼬 트듯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유명 정치인이나 자수성가한 기업가, 퇴임한 대통령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자서전이 이제 일반인에게도 자연스럽게 확산하고 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것처럼 꼭 성공하지 않아도 열심히 살아온 평범한 나의 삶 자체를 기록하는 일이 의미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특별한 자서전 만들기가 있어 소개한다.

본인의 이름을 꾸미며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
본인의 이름을 꾸미며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

청주시 서원구 미평동에 있는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역사회 장애인에게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장애인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네트워크 시스템과 법적 테두리 안에서 도움을 주고 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서 원활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청주시는 지역사회 내 장애인 인권 증진 및 올바른 인식 확산을 위해 ‘2023년 장애인 인권학교 운영사업공모를 진행하였으며,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이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이 사업을 운영한다.

다양한 소통 방식이 있듯이 나와 생각과 얼굴과 몸이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시간.
다양한 소통 방식이 있듯이 나와 생각과 얼굴과 몸이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이해하는 시간.

다 함께 봄! ! !’이라는 부제로 진행하는 장애인 인권학교 운영사업은 청주시 주민과 당사자를 대상으로 생애주기 및 환경에 적합한 교재 개발,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시 지역 내 장애인 인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고자 청주시의 지원을 받아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는 주요 사업으로는 인권교육, 인권 운동회, 장애인식개선 공모전이 있다.

인권교육은 아동·학령기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령기 인권교육, 청주시 행정복지센터 연계를 통해 이·통장 등 마을공동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지역주민 인권교육, 장애인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당사자 인권교육 등 세 가지로 진행하고 있다.

인권 감수성, 장애 인권에 대한 민감성 향상을 위해 이론 교육과 체험 교육을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으며 아동·학령기 인권교육을 위해 샌드아트 및 인형극 영상을 활용한 교육 교재를 개발하여 인권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하반기 나, 너, 우리 인권교육을 통해 각자의 재능에 맞게 협동하며 활동했던 즐거운 시간
하반기 나, 너, 우리 인권교육을 통해 각자의 재능에 맞게 협동하며 활동했던 즐거운 시간

인권 운동회는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여 스포츠를 통해 장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인권 운동회 형식으로 진행한다. 장애인식개선 공모전은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포스터·표어, 사진·영상 분야 공모전을 통해 장애 및 장애인 인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장애인식개선 공모전을 진행하며 1122일 마감했다.


당사자 인권교육


당사자인권교육은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권익·옹호의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 당사자가 권익과 권리를 행사하고 자기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강화 프로그램이다. ‘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학습하여 당사자 인권(자아)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교육 목표로 이 교육은 상반기 6, 하반기 6, 금요일 오후 2~3시에 진행되었고 복지관을 이용하는 성인 장애인과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주로 참여했다.

상반기 1~3차시는 나를 이해하는 시간, 4~6차시는 나를 표현하는 시간으로 교육 과정을 통해 인권에 대해 알아보고 인권에 대한 카드뉴스도 작성해 보았다. 하반기 1~2차시는 나 사랑하기, 3~4차시는 너 존중하기, 5~6차시는 우리 함께하기로 진행하고 있다.

참여자가 직접 지은 시.
참여자가 직접 지은 시.

 

소중한 나의 이야기, ··기의 부제로 진행하고 있는 당사자 인권교육은 성인 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이 자기를 알아가고 상대방을 존중하며 우리를 이해하는 과정을 사진 기록으로 엮어내며 자아 존중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표현하는 특별한 자서전 형태로 발행될 예정이다.


당사자 인권교육을 진행하며


처음 장애인 당사자 인권교육은 알기 쉬운 인권 내용으로 인권카드 뉴스 제작 등 체험 활동 교육으로 진행하고 마지막 회기 시 본인이 생각한 인권, 경험한 인권, 자기 결정 경험에 대한 발표와 공유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그런데 몇 번의 회의를 통해 각자의 재능과 표현 능력이 달라 개개인의 상황을 존중하고 그것을 극복해 적극적으로 자기를 표현하고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1차시 처음으로 교육생들을 만나러 가며 약간의 설렘과 긴장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호칭은 어떻게 해야 할지, 에티켓은 어떤 방식으로 지키고 표현해야 할지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2차시부터는 잘 보이는 곳에 성함을 적어 이름을 불러주고 기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름표를 만들었다. ‘내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들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구처럼. 이후 차츰 친밀감이 생기며 다음번에 만날 땐 먼저 다가와 인사해 주시고 반갑다며 손을 잡아주었다. 수업은 상대방과 나 사이에 친밀감과 신뢰가 생길 때 효과가 높다.

1~3차시 나를 이해하는 수업에서는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 꿈에 대해 알아가고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했다. 4~6차시에는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 앞에 나가 나를 알리고 표현하는 발표를 통해 자존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엔 부끄러워 손도 들지 않고 고개를 숙이던 분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 발표하러 손을 들어 가위바위보를 계속해야 했다. 그만큼 장애인 인권교육이 그들에게 즐겁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 안에서 모든 프로그램 내용이 내가 생각하고 결정하는 선택의 연속이었고 이러한 자기 결정권이 본인들에게 있고 이러한 다양한 권리들이 있음을 자연스럽게 교육이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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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시간들이 모여 행복한 기억 되길

인권학교 운영사업 담당자 우지환 사회복지사

 

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 우지환 사회복지사는 202131일 입사하여 3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그동안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전담인력으로 업무를 해왔다. 이후 7월 하반기에 장애인 인권학교 운영사업 담당자로 내정되어 프로그램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참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지환 사회복지사
우지환 사회복지사

사람들과 만남에서 얻는 행복이 저를 사회복지로 이끈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했고 집보다는 밖에서 친구들, 사람들과 시간을 보냈던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사회복지사를 알게 되었고, 사회복지를 공부하여 사회복지사가 되었으며 지금은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를 하며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사회복지사로서 일한 지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소진이 빨리 왔던 편이었던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하기 위해 기본 업무를 열심히 하고 나면 한동안 퇴근 후 다른 생활을 하기가 힘들었어요. 사회복지사 업무를 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인데 결국, 이런 것들에 대해 소진이 오니 많이 인내하고 그런 만큼 회복하는 시간도 필요했죠.”

그런데 그런 회복 또한 사람들의 만남과 관계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라는 꿈을 이뤄가는 것이 사회복지사로서 목표라고 했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그 의미와 가치는 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함께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사랑입니다. 이런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바탕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함께 하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사회복지사로서 목표입니다.”

하반기부터 당사자 인권교육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장애인 당사자에게 인권이라는 것을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였다. 그래서 나 사랑하기(나 사용설명서 작성하기, 나만의 행복 텀블러 만들기), 너 존중하기(초상화 그려주기, 장점 카드 만들기), 우리 함께하기(우리만의 신문 만들기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권에 관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활동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서로 협동하며 진행하고, 각자 또는 함께 만든 활동물을 발표하며,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는 기회가 됐다.

, 너 그리고 우리를 주제로 진행한 활동들은 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나의 권리와 너의 권리의 중요성과 나아가 우리 권리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와 너가 모여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 쌓여 행복한 기억이 되길 바랍니다.”

장애인 인권학교 수업을 지원, 참여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참여하는 이용자들이 각각의 주제에 맞게 활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데 각자의 특성에 따라 잘하는 부분이 있고, 때로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데, 서로 도와가며 협동하면서 같이 활동한 추억이다.

이러한 활동들이 혼자만 해서 되는 것들이 아니라 결국에는 함께 하는 것들인데 결국에는 협동해서 우리가 함께하는 그런 활동들이 되었던 것 같아서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박미라

2009년,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마을신문’의 시민기자, 편집장으로서 공동체와 이웃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냈다. 현재는 교육문화국장을 맡아 어린이·청소년·시민기자교육과 다양한 인문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작은도서관 활동가 등 직접 해결사로도 나선다. 청주시, 교육청 등의 각종 기록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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