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 네오테크밸리산단 왜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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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네오테크밸리산단 왜 포기했나
  • 김영이 기자
  • 승인 2023.12.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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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오창에 444만 ㎡ 규모 복합 산단 추진하다 전격적 발빼
이범석 시장, 지역 기여도 없다며 안 만나···신영, 청주와 결별

 

 

신영이 대규모 복합산단을 추진한 청주 오창읍 사업 예정지. 청주시와의 갈등으로 이 사업에서 손 떼고, 나아가 청주에서도 더이상 사업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이 대규모 복합산단을 추진한 청주 오창읍 사업 예정지. 청주시와의 갈등으로 이 사업에서 손 떼고, 나아가 청주에서도 더이상 사업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굴지의 랜드 디벨로퍼인 신영이 청주 네오테크밸리 복합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전격 포기했다.

이로써 오창과학산업단지와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이어 충북에서 세 번째 규모로 추진 중인 네오테크밸리 조성사업이 첫 삽도 뜨기 전 위기에 봉착했다.

신영은 20215월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각리, 기암리, 능소리, 신평리, 양청리, 중신리, 탑리, 옥산면 남촌리 일원 4441267를 복합산업단지로 개발하기로 한 투자의향서를 청주시에 제출했다.

이곳은 주거(22%)와 생산시설(40%), 복합문화시설, 스포츠 콤플렉스, 공공청사 등을 조성하는 복합산업단지다.

이 사업에는 신영이 40%, 지역에서 원건설이 15%, 대우 20%, IBK기업은행이 5%의 지분을 갖고 참여하기로 했다. 나머지 20%는 청주시 출자 몫으로 남겨뒀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같은 해 10월 이 일대를 2024103일까지 3년 동안 개발행위제한 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2021년 말까지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키로 한 신영이 신청서 제출을 계속 미뤘다.

일각에선 청주시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자본금 20%(총자본금 20억 원 중 4억 원) 출자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청주시 SPC 출자에 비협조

 

시가 출자하면 토지 보상 단계부터 선분양이 가능해 자금 순환에 숨통이 트이고 11000억 원(추정)에 이르는 PF 대출을 받는데도 용이해 시의 출자는 사업 추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최악의 경제 상황에 금리도 10%대여서 민관협조가 더욱 절실한 상황에서 청주시의 비협조는 사업을 더이상 추진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했다는 게 신영 측의 설명이다.

신영 한 임원은 대규모인 이 사업은 청주시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그런데도 청주시는 2년여 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신영은 최근 들어 이 사업에 발을 빼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했고 이달 중으로 공문을 보내 사업 포기를 공식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영의 이 같은 입장에 따라 원건설은 새 사업자로 서울의 D사와 포스트 신영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개발행위 제한기한(2024103)1년도 남지 않아 실시계획인가를 서둘러 받아야 하는 등 시간이 촉박하다. 사업에 진전이 없으면 이에 반대하는 토지주와 기업체를 뒤로하고 개발행위 제한을 연장(2)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신영은 네오테크밸리 사업 포기를 계기로 청주에서 더이상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내부 정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청주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시장에게 사업 설명도 못해

 

그렇다면 신영은 왜 청주와의 결별을 결심했을까.

출자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청주시의 비협조가 사업추진에 최대 걸림돌이라고 판단해 이 참에 아예 청주와의 결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신영은 이범석 시장을 취임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 사업을 설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 주체가 16개월이 되도록 시정 책임자를 만나지 못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시장은 공·사석에서 신영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신영이 대농지구, 청주테크노폴리스 등 대규모 사업을 통해 돈을 벌고서도 지역 기여도는 미미하다며 탐탁지 않게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청주지역 모 경제계 인사가 이 시장을 만나 신영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심어 준 영향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들은 실무부서에서 네오테크밸리 사업을 적극 추진할 동력을 잃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에 신영은 지웰시티를 30% 할인해 팔 정도로 큰 손해를 봤고, 테크노폴리스 내 분양으로 이제야 (손해를) 좀 메꿔가는 상황이라며 이런 내용을 담은 회계감사 결과도 제출했는데 믿지 않아 신뢰가 깨진 상태라고 반박했다.

양 측의 갈등으로 오창지역의 개발을 촉진할 대규모 개발사업이 차질로 연결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들은 일부 토지주와 기업체들이 보상과 사업 지연에 따른 재산권 침해 등을 들어 반발하고 있지만 이 사업은 오창, 나아가 청주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사업 중 하나라며 신영에 지역 기여도를 유도하면서 사업추진을 도왔어야지 서로 감정을 앞세워 차질이 빚어지도록 한 것은 매끄럽지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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