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축제 토론회, 대다수 “재단설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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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축제 토론회, 대다수 “재단설립 필요”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3.12.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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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성문화제 문제 등 ‘난상 토론’…음성예총 등 “사전 논의 없어” 불만도
지난 5일 개최된 ‘음성군 축제 토론회’ 모습.

축제의 지속가능 발전체계 구축을 위한 ‘음성군 축제 토론회’가 지난 5일 음성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돼 관심을 끌었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음성군 축제 추진 조직 체계화 구축’ 이었다.

충북 음성군은 음성품바축제와 설성문화제, 명작페스티벌 등 3대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각 축제 추진 현황을 소개하고 문제점 및 극복과제, 추진 체계의 방향과 방안 등에 대한 논의 자리로 마련됐다.

토론회의 좌장은 충청대학교 민양기 교수가 맡았고, 지진호 논산문화관광재단 대표, 김혁수 청주대학교 교수,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이 외부 전문가로 참여했다. 또한 관내에선 강희진 음성예총회장, 박경일 음성문화원 사무국장, 황승재 음성명작페스티벌 총감독, 김천수 충청리뷰 추재국장, 박흥식 음성군의회 의원도 토론자로 나섰다.

특별히 이날 토론회는 기조강연이나 주제발표 없이 채수찬 음성군 문화체육관광과장의 ‘음성군 축제 추진 체계 현황 소개’에 이어 곧바로 토론에 들어갔다. 첫 토론자로 지목된 음성예총 강희진 회장은 축제 조직 체계화 구축이라는 주제 선정에 대해 사전 논의를 한 바가 없다고 토로했다. 음성예총은 품바축제 창설 때부터 현재까지 음성군의 지원 아래 기획과 실무를 집행해 온 예능 단체의 연합 조직이다.

강 회장은 “군수님과 국장님과 독대를 했을 때도 조직 개편에 대해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직원들을 통해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5년 동안 음성예총이 품바축제를 이렇게 키워왔는데 한마디 논의도 없이 조직 관련 토론회가 마련됐다는 불만의 취지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다만 그는 “재단설립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이전까지는 인원과 예산을 더 지원해 발전토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부에서 축제 발전을 위한 변화에 동참하기로 논의도 있었다”고도 했다.

“축제만 위한 재단은 안 돼”

박경일 음성문화원 사무국장은 설성문화제가 품바축제와 명작페스티벌에 밀려 나게 된 데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다. 설성문화제는 음성문화원 주관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4년 만에 개최됐다. 그동안 설성문화제는 전통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한계와 관람객수 하락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박 국장은 “재단설립은 옥상옥으로 생각한다”면서 “예산과 인력 충원이 필요하지 조직을 논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황승재 명작페스티벌 총감독은 “기본적으로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고 그 안에서 기뻐하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작페스티벌은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면서 2회째인 올해 행사에선 주민 단체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됐다는 점을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첫 회에는 여러 농산물을 통합해 준비하다 보니 창여 단체들 간의 의견 협력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각자의 생각들을 화합과 협력으로 고민하며 프로그램을 짰다”고 말했다. ”명작 사무국도 이제 안정화 됐다“면서 ”긴 호흡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지진호 논산문화관광재단 대표는 재단과 관련해 “설립 기간은 도 승인과 예산확보 등에 따라 2, 3년 정도 소요된다”면서 “논산은 전문 인력 풀을 이용하고 있고, 60명 정도의 인원과 1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비사업을 따오면 예산과 인원이 늘어나게 된다”면서 “조건만 갖추면 기존 재정으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혁수 청주대 교수는 “전국 236개 지자체 중에서 150개 정도가 재단 설립을 했고 내년에 50개가 추가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재단의 장점은 축제만이 아니고 문화예술 전반적 운영을 계획 집행할 수 있어 지역주민에게 혜택을 많이 주게 되는 것”이라며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 잘만하면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험에 비추어 음성군에도 문화관광 재단 설립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종합적인 문화관광 재단을”

강영규 사단법인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은 “춘천마임은 민간조직으로 사단법인인데 11명의 상근 조직이 프로그램을 고민하면서 축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들은 이사회비를 내고 결재를 한다”면서 “예산 15억원 중 시에서 6억을 지원을 받는데 60프로는 전문가들이 버는 것”이라고 했다. 자원활동가 200명 등이 축제를 30년 동안 같이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흥식 음성군의원은 설성문화제의 변화 필요성과 함께 축제 활성화를 위한 사무국 신설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품바축제와 명작페스티벌의 성공적인 추진과 비교해 설성문화제의 관람객수 하락 등을 지적하면서 포탈 검색 데이터를 인용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천수 기자는 축제전문직 필요성을 제안했다. 특히 음성문화원 측이 축제조직 체계화 보다 예산과 인력 추가를 요청한 데 대해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지적에 대한 시정 노력을 보이면서 지원 요청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그런 면이 보인다면 먼저 지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좌장인 민양기 교수는 토론 중간에 방청석에서 강력한 발언권 요청이 이어지자 난감해 했다. 민 교수는 “토론의 주제와 방향에 집중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발언권을 얻은 방청석에선 “토론자들이 평가 결론까지 내는 건 문제가 있다”, “품바축제는 의미가 있다. 합치는 건 안된다”, “토론자 발언이 편중돼 있다”, “재단설립이 될거라면 사무국 신설은 옥상옥이다”, “전통문화는 설성문화제 밖에 없는데 왜 성토하냐”는 등 다양한 의견을 분출했다. 축제를 단일화할 것이란 오해까지 있었다.

민양기 교수는 “오늘 토론은 어떤 결론이나 방향을 정해놓고 준비된 것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잘 되어 온 축제를 더 발전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한 자리다”라고 재차 설명했다. 종합적으로 이날 토론은 사전 소통 부재 속에 진행됐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토론자 대부분은 궁긍적으로 재단법인을 설립해야 한다는 점에 찬성했다.

한편, 토론 전 인사말에서 조병옥 군수는 “기탄없는 비판과 대안 제시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명 음성군축제추진위원장은 “(축제를 위해) 고생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격의 없는 토론은 좋지만 신중히 발언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토론 중간에 발언권을 얻어 문제의 핵심은 설성문화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눈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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